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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9.01 16:36:50
  • 최종수정2020.09.01 16:36:50

최종웅

소설가

요즘엔 사람을 만나도 반갑지가 않다. 그러니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자연 외톨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고, 집합문화도 붕괴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을 잘못 만나면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고 걱정해서다.

이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날 만나는 사람이 반가워하지 않는 것은 나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고 염려해서일 것이다.

코로나가 보통 병인가? 주로 노인들에게 전염되고, 한번 걸리면 10% 이상 사망하는 데다, 완치된다고 해도 평생 온갖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인 건 아니다. 그걸 막아주는 게 바로 마스크다. 상대방이 내 뿜는 바이러스가 나에게 전염되지 못하도록 막아주고, 내가 내뿜는 비말이 상대방에게 가지 못하도록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마스크는 필수품이다. 만약 내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면 상대를 코로나에 감염시킬 의도가 있는 것으로 오해해도 할 말이 없다.

같은 논리로 상대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면 날 전염시킬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공격할 수 있다.

지금까진 이렇게 중요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그저 미안해하면서 슬쩍 웃으면 끝났다.

사람이 꽉 찬 엘리베이터를 마스크도 쓰지 않고 타면서 미안한 표정조차 짓지 않는 강심장이 있는가 하면, 손수건으로라도 입을 가리는 시늉을 하면서 죽을죄라도 지은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다.

늘 부딪치는 사람을 관찰해 보면 안 쓰는 사람은 언제고 안 쓰고, 쓰는 사람은 언제고 쓴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지금까진 권장사항이었지만 앞으론 강제사항이다. 과태료를 물린다는 뜻이다.

그것도 10만 원씩이나…. 요즘 같은 불경기에 10만 원을 물고 나면 얼마나 속이 아프겠는가? 그러니 아무리 답답하더라도 쓸 수밖에 없다.

저녁 먹고 산책을 나갈 때도 마스크를 챙긴다. 안경잡이가 안경을 챙기는 것처럼 마스크를 챙기지 않으면 과태료로 얼마를 물게 될지 가늠이 안 되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로부터 온 문자에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10만 원을 물린다고 되어 있다.

지금까진 사람이 많은 실내에선 마스크를 꼭 써야한다고 했지만, 한산한 실외에선 반드시 쓰지 않아도 된다고 계도했다.

사람도 없는 공원을 산책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가파른 산을 혼자 오르면서 마스크를 쓰고 헐떡이는 사람을 보면 정부의 계도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어떤 기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내에서도 혼자 있을 땐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듯이, 실외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염려가 없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염 당할 우려가 없으면 당연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까진 그걸 상식으로 판단하면 되었다. 앞으론 어떤 실내건, 어떤 실외 건 무조건 써야 한다는 것으로 들린다.

기준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과태료를 물리지 않을 땐 위반해도 미안한 척만 하면 되었지만 과태료를 물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툭하면 벌어지는 마스크 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도 기준이 분명할 필요가 있다.

과태료를 물리기로 결정하고 문자를 띄울 땐 이 정도로 구체적인 기준도 함께 홍보했어야 했다.

이 뿐만도 아니다, 무슨 법에 근거해서 과태료를 물리는 지도 설명했어야 했고, 불복하려면 어떤 절차를 밞아야 한다는 내용까지도 명시했어야 했다, 그게 행정의 기본 아닌가.

잠잠하던 코로나가 다시 퍼지는 것만으로도 지겨운 데, 사상 유례없는 장마가 끝나자마자 역대급 태풍까지 몰려오니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아우성이 처절하다. 행정이라도 명쾌해야 하지 않겠나.

마스크를 벗고 사람 만나는 게 반가운 세상은 언제쯤 올까. 어떤 사람의 카톡 스토리에서 본 시 구절을 읊조리면서 지친 마음을 달래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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