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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8.26 17:34:22
  • 최종수정2020.08.26 17:34:22

김영민

용암초등학교 영양교사

따스한 봄과 새학년 새학기를 기다리던 우리에게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웃음 가득한 얼굴을 마스크로 덮어버렸고, 서로의 안부를 묻던 다정함은 세상과의 단절로 외로움을 만들었다. 막막한 현실만을 남긴 채 겨울보다 더 추웠던 봄을 지나,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의 평안했던 일상을 흔들어 놓은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사상 초유의 학교휴교령으로 모든 일상이 평범하지 못했다. 아이들로 인해 시끌벅적하고 활기차야 할 학교가 너무도 적막하고 스산하기까지 했다. 영양상담실에서 바라본 식생활관의 모습은 너무도 공허하고 쓸쓸했다. 배식을 받으며 행복해하는 아이들, 점심을 먹으며 친구와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이들, 급식이 너무 맛있다며 손하트를 날리며 가는 아이들..모두모두 너무 그리웠다.

24년동안 학교에서 영양교사로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와 아이들이 뛰어놀던 일상의 흔적들을 이렇게 그리워하고 있을줄 정말 몰랐다.

우리에게 너무나 평범하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든 것들이 그리워지는 요즈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휴교령에 이어 5월 27일 등교수업이 발표 되면서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준비할 것이 많았다.

우선 간편식 식단작성, 식탁 칸막이 제작, 사회적 거리유지 스티커 제작, 손소독기 설치, 각종 방역 및 소독제 구입, 마스크구입등 위생과 방역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급식 시뮬레이션까지 실시하며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등교개학 당일!

3학년 여자아이가 나에게 달려오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 선생님! 학교급식이 너무 그리웠어요, 오늘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역시 반가운 마음에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가벼운 눈인사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3개월만에 만나는 아이들의 예쁜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조금은 상기된 아이들의 얼굴이 마스크속으로 엿보였다.

급식전 교실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식생활관으로 오는 동안 거리두기로 이동하고 식생활관에 도착! 배식 받기 전 다시 손소독을 하고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급식종사자가 나누어 주는 수저와 식판으로 배식을 받는다. 배식받은 식판을 들고 지정된 좌석에 앉아 조용히 식사를 한다. 예전과는 달라진 식생활관 풍경이다. 왁자지껄 활기찬 급식시간 대신 조용하고 질서정연하다. 잘 할수 있을까 걱정했던 나의 생각은 쓸데없는 기우였다. 아이들과 교직원 모두 일사분란하게 마치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 너무도 잘 하고 있었다. 급식종사자 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도 급식지도에 참여해 한줄서기, 거리두기, 손소독, 대화금지등을 지도하며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다.

등교 2달이 지난 요즘 모든 일상이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코로나19로 밖에서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는 더 힘든 시기임은 틀림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급식종사자들도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급식인원은 줄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등 새로운 업무가 발생하고 배식시간이 늘어남에 따른 업무피로도가 상승하였다. 또한 여름방학이 짧아짐에 따라 무더운 여름을 고온다습한 조리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근무해야 하는 시간이 그 만큼 길어졌다. 가장 힘들고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래도 코로나19로 인하여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첫번째는 위생부분으로 아이들의 손씻기와 손소독을 꼽을 수 있다. 대중매체에서 손씻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적으로 아이들에게도 일상이 되어버렸다.

두 번째는 식탁칸막이에 지정좌석제를 운영함에 따라 아이들과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800명이 넘는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안다는 것은 힘든일이었지만 이름표를 붙인 좌석표 덕분에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소통할 수 있어 아이들과 따뜻함을 나눌수 있었다.

숨어있는 불씨처럼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와의 소리없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학교급식은 어떠한 상황이 닥쳐와도 슬기롭게 대처하며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교육급식이 될 수 있도록 무단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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