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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우리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방식은 인터넷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일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ID이다. ID(identification number)는 인터넷이나 SNS를 이용할 때 사용자(등록자)를 식별하기 위한 식별기호이다. 인터넷 사용시 ID를 쓰면 실명은 뒤로 물러나 모습을 감춘다. 식별할 수 있는 기호는 있으나 실명 없는, 실체 없는 투명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귀고스 반지' 전설이 있다. 귀고스는 양치기로 어느 날 신비한 반지를 발견하게 된다. 반지를 손에 끼고 돌리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실재 몸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반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알게 된 그는 왕궁에 몰래 들어가 왕비와 정을 통한 후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른다는 이야기이다.

투명 인간이 되면 자신이 행한 행위에 책임을 지지 않게 됨을 말하고 있다. 투명 인간이 되게 만들어주는 반지는 결국 인간으로 하여금 올바름을 버리게 하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날뛰는 말이 되게 만든다.

귀고스 반지와 같이 투명 인간 역할을 하는 것이 ID이다. ID뒤에 숨어 있는 악플은 디오니소스 축제와 같다. (술에 대한 神인 디오니소스 축제와 제전들은 '디오니소스 축제' 혹은 디오니소스 로마 이름인 '바쿠스'를 따서 '바쿠스 축제'라 한다.)

디오니소스 축제는 디오니소스를 추종하던 여성(그리스어 '미친'인 '메나드스 manads'라 불렸다.)들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산을 오르다 절정에 다다르면 황소를 갈기갈기 찢고, 피가 뚝뚝 흐르는 날고기를 먹으며 광란의 축제를 벌이는 것을 말한다.

감정에 대한 기질을 설명할 때 자유분방하여 즐거움을 주는 경험주의인 디오니스형, 의무를 전달하는 전통주의자인 에피메테우스형, 과학을 가르치며 완벽을 추구하는 합리주의자인 프르메테우스형, 영혼으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이상주의자인 아폴로형 등으로 나눈다.

여기서 디오니스형, 에피메테우스형, 프르메테우스형 기질들은 일상에서 성취동기를 느끼고 아폴로형 기질은 합리적인 이상향을 찾는 데서 성취동기를 느낀다.

또한 '아폴로니안 Apollonian' '디오니시안 Dionysian' 개념도 있다. 니체가 정의한 개념으로 술의 신, 신비한 예언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감정과 직관, 관능과 무제한인 Dionysian으로 예술 표현을 설명한다.

Apollonian 합리성 세계는 실명(實名) 세계이며, ID가 펼쳐가는 Dionysian 악플 세계는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나타나는 대취나 난교 파티와 같은 비이성 행위이다.

대문자 ID가 인터넷에서 식별기호로 쓰인다면 소문자 id는 프로이드가 정의한 자아·초자아와 함께 정신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영역을 뜻한다. 이드는 정신분석 용어로 본능적 에너지, 리비도(libido) 저장고이며, 쾌락을 추구하고 불쾌함을 피하는 쾌락원리만을 따른다.

여기서는 도덕도 선악도 없으며 논리적인 사고도 작용하지 않는다. 시간관념도 없고 무의식적이다. 누군가는 지금도 ID 뒤에 숨어 id를 작동시켜 악플이라는 디오니소스 축제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id 영역인 무의식은 그 무엇으로도 느낄 수 없고 인식할 수 없는 깊은 곳에 있는 욕망으로 이루어진 폭력성과, 쾌락원리로 원초적 욕망에 대한 본능을 발산시키는 힘이다. id 위에는 자아와 초자아의 층위가 존재한다. 자아는 가장 안정적인 나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층위로 이 층위가 두꺼울수록 이드가 발산하는 욕망을 잠재울 수 있다.

또한 자아 위에 존재하는 초자아는 윤리, 도덕, 규범인 이성의 영역이다.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 중간에서 이 둘을 적절하게 조절, 절충하여야 한다. 욕망에 의한 본능이 뛰쳐나오지 않도록 하는 자아와 이성의 초자아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자신을 만드는 이성적인 사람을 말한다.

id인 Dionysian 영역이 아닌 Apollonian의 이성 영역을 작동시켜 생산적인 소통 문화가 뿌리내린다면 세계 최고 IT 인프라를 갖춘 한국 사회는 코로나19를 거뜬하게 이겨낸 역동적인 사회로 세계를 이끄는 선도국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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