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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철

청주기상대장

'오매 단풍 들겄네'

장광에 골불은 감잎 날러와

누이는 놀란 듯이 쳐다보며

'오매 단풍 들겄네.'

김영랑 시인의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중 일부이다. 시에 등장하는 '누이'는 붉은 감잎을 보고 가을이 찾아온 것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 '누이' 뿐만 아니라 우리들도 재빠른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주변에서 서서히 물들어가는 단풍잎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청주기상대에서는 지난 10월 10일 속리산의 첫 단풍 소식을 전했다. 이는 작년 첫 단풍일보다 4일 앞선 것이다. 일찍 전해진 단풍 소식 덕분에 성큼 다가온 단풍의 절정이 더욱 반갑다. 일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된 단풍은 하루에 20~25km의 속도로 남하하며 단풍이 산의 80%를 차지하면 절정이라고 말한다.

가을을 실감나게 하면서 감탄을 자아내는 단풍의 빛깔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단풍이 들기 전에 흔히 볼 수 있는 초록색 잎은 엽록소에 의한 것이다. 이 엽록소는 잎이 초록색을 띄게 하는 것과 더불어 식물의 광합성을 돕는다. 가을이 되면 수분이 부족해지고 일조시간이 짧아지면서 광합성 활동이 둔해진다. 광합성에 필요한 빛과 물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엽록소가 점점 사라지고 노란색과 주황색의 단풍잎을 볼 수 있게 된다. 사실 노란색소인 크산토필과 주황색소인 카로틴은 여름에도 존재한다. 다만 엽록소에 가려져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붉은 단풍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가을에는 잎과 가지 사이에 차단층(떨켜)이 형성된다. 이 때문에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당분이 순환 하지 못하고 잎에 머물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안토시아닌이 생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안토시아닌이 우리에게 붉은 단풍잎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때 일교차가 크면 광합성이 활발해져 당분이 많이 생성되고 안토시아닌 함량도 높아진다.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면 더욱 선명한 단풍을 즐길 수 있다.

만산홍엽의 풍광은 파란 가을 하늘과 대비되어 더 돋보인다. 이것은 가을 산행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즐거운 이유이다. 가을 산을 찾아가기에 앞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주요 유명산의 단풍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상청 누리집(www.kma.go.kr) '날씨>관측자료>유명산 단풍현황' 메뉴에서 제공된다. 충청북도의 유명산으로는 속리산과 월악산이 있다. 속리산에서 문장대코스, 천왕봉코스, 도명산코스, 칠보산코스를 선택하면 단풍의 절경을 감상하기 좋다. 또한 월악산의 가을 탐방지로는 만수봉코스, 제비봉(얼음골)코스, 도락산(채운봉)코스를 추천한다.

가을이 되기 전까지 나무들은 무럭무럭 자라나기 위해 영양소를 만들고 저장하면서 아주 바쁘게 지냈다. 그러다가 해가 짧아지고 공급 받을 물이 부족해지자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가을의 즐거움인 단풍은 나무들의 월동 준비인 것이다. 바쁘게 달려온 2014년이 두어 달 남은 이 시점에서. 마음까지 물들일 것 같은 단풍을 만끽하면서 다가올 겨울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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