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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둘레길 도보여행 - 맑은고을 도보여행길

피미마을~좌골~작은용굴~노현생태습지공원~문의사거리 (9.1km 3시간 20분소요)

  • 웹출고시간2014.05.22 19:11:14
  • 최종수정2014.05.22 19:11:14
ⓒ 김웅식
초록이 초록을 데리고 마중 나선 봄날의 유혹은 참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와글와글 피어나는 봄꽃들의 속살거림도 궁금하고 마른 가지 사이로 싹을 틔우는 여린 새싹들의 당돌함도 궁금하고 개울가 돌틈사이 세상도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즐거운 유혹이기도 하다. 모범답안 처럼 틀에 짜여진 여행지는 식상하다.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 또한 피하고 싶어진다. 멋진 풍광은 아니더라도 오롯이 나만을 위한 작은 정원 같은 한적함과 한가로움이 더 끌리는 시기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너그러운 감성 때문이리라.

'어서 오세유~~농촌체험마을 가구 수 5집 주민 수 9명' 피미마을 입구에 서있는 팻말의 외향적 허술함은 둘째치고라도 내용자체가 너무 단출해 더 짠하다. 강아지 만나는 것보다 사람 만나기가 더 힘든 곳,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농촌의 현실이다. 마을길을 따라 몇 발짝 움직였을까· 코끝을 스치는 꼬리꼬리한 고향냄새가 스멀스멀 들이민다. 공사 중인 전원주택을 지나자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 팔각정 나타난다. 때마침 그곳엔 할머니 두 분 나른한 봄기운을 만끽하고 계셨다. 마을 앞으로 펼쳐진 대청호가 그림 같다. 찢어지게 가난한 시절 입 하나 덜자고 16살에 이 외진 시골마을까지 시집온 이야기,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낯설고 물 설은 곳으로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수몰민들의 이야기 등 줄줄이 사탕처럼 늘어놓는 할머니들의 추억여행은 어제일 처럼 장황하다. 가구수 5집· 마을 입구에 쓰여 있던 숫자의 단출함이 생각나 한집 두 집 짚어가던 손끝은 다섯에서 멈춘다. 맞구나…….

ⓒ 김웅식
농가를 끼고 돌아가는 마을길은 과수원과 밭을 양옆으로 거느리고 대청호 쪽으로 이어져 내려간다. 줄기나 가지에 상처를 내면 나오는 노란색 즙이 아기의 똥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애기똥풀'이 길섶으로 지천이다. 어디에 있든 크던 작던 꽃은 다 섬세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인적 끊긴 소로를 따라 둘레길은 전주이씨 묘역으로 올라선 뒤 숲길로 접어든다. 파랗게 돋아난 새싹들의 색깔 놀이가 한층 푸르름을 더해가는 수채화 같은 풍경 속을 지나 거리로 나서니 청남대 진입로다. 그곳에서 다시 좌측으로 난 소로로 들어선 뒤 청남대 농장 울타리를 끼고 돌아가면 좌골로 내려갈 수 있는데 중간에 묵밭이 있어 길 찾기가 난해하다. 수풀 무성한 밭둑을 따라 내려서면 좌골로 이어지는 길이 나타난다. 피미마을 입구에서 좌골을 지나 작은용굴 휴게소 까지는 1.7km 40여분이 소요된다.

ⓒ 김웅식
좌골이 아닌 곧바로 작은용굴로 가려면 청남대 진입도로를 따라 잠시 문의방면으로 걷다보면 우측으로 작은용굴 휴게소가 있다.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용굴 휴게소는 민박 오토캠핑도 가능하다. 햇살 가득 들여놓은 휴게소 마당엔 봄꽃들 한창이다. 시원스레 뿜어대는 분수의 물줄기가 찬란한 봄날을 노래하듯 경쾌하다. 잠시 휴게소 마당에 앉아 차 한 잔 앞에 놓고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는 한낮의 여유가 힐링 그 자체이다.

휴게소 옆으로 작은용굴이 있다. 용이 승천하였다는 전설이 깃든 작은용굴은 선사시대 주민들의 생활터전으로 추정된다. 동굴 내부는 생각보다 넓다. 내부에 들어서면 서늘한 한기가 온몸을 에워싼다. 바닥은 나름 평평하게 다져지긴 했지만 어둠속 동굴은 눈뜬장님이 되어 버벅거리게 한다. 간간이 퍼득거리는 박쥐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한다.

대청호 오백리길 팻말 서있는 괴곡 삼거리에서 대청호 가로 걷다보면 대청호변에 조성된 노현리 습지공원이다. 호숫가를 따라 자연스레 조성된 초지와 습지는 고라니, 꿩, 새들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연꽃단지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가을이면 하얀 소금을 뿌린 듯 눈부신 갈대숲으로 장관을 이루고 여름이면 고고한 연꽃들의 향연에 넋을 잃는다. 파르르 봄바람에 진저리치는 초지의 사잇길을 따라 걷다보면 문의와 연결되는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대청호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길과 도보길은 망향 장승공원을 지나 문의4거리까지 잇는다.

따가운 봄햇살 속에 퍽퍽한 밭고랑에 씨앗 심는 촌부도 두건 뒤집어쓴 채 온몸으로 햇살과 마주한 바이크족도 뚜벅뚜벅 발걸음으로 세상을 읽는 도보꾼들도 봄나물 찾아 나선 아줌마들도 대청호둘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봄날의 소소한 일상이다. 느린 시간 속 작은 정원이 궁금하거든 나서고 싶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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