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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환경미화원들의 하루

"계속 떨어지는 낙엽에 허리 펼 시간도 없어…"
10월부터~1월 성수기…하루 20t 수거
1명이 1개 동 담당…혼자서 4km 청소해야

  • 웹출고시간2013.11.13 19:38:27
  • 최종수정2013.11.13 19:38:27

오전 9시께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인근에서 환경미화원 연모(35)씨가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누비며 낙엽을 쓸어 모으고 있다.

ⓒ 박태성기자
"오전 4시에 출근해서 허리 펼 시간도 없어요. 낙엽이 계속 떨어지니까…."

찬바람에 휘날리며 거리에 수북하게 쌓인 낙엽이 가을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미화원들에게는 가을 낙엽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거리의 낙엽이 시민에게는 '볼거리'지만 환경미화원에게는 '일거리'이기 때문이다.

가을이면 환경미화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다.

낙엽이 주로 떨어지는 이른바 '낙엽 성수기'는 10월부터 다음해 1월 초순 사이다. 이 기간 하루에 최대 20t가량의 낙엽이 수거된다.

"오늘 할 일을 끝마치려면 서둘러야 해요."

오전 9시께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인근에서는 환경미화원 연모(35)씨가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누비며 낙엽수거에 여념이 없다.

하루 동안 혼자서 왕복 4㎞ 가량의 거기를 청소해야하기 때문이다.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상당구에 소속된 환경미화원은 총 99명이다.

이 중 청소차량, 대형폐기물 차량 등을 담당하는 인원을 제외하면 도보로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은 13명뿐이다.

환경미화원 1명이 한 개 동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연씨는 도로와 인도를 오가며 흩어진 낙엽을 한곳에 모아 미리 펼쳐놓은 자루에 담는 작업을 반복한다.

시중에서 사용되는 일반포대는 너무 작아 불법 현수막을 수거해 제작한 자루 속에 낙엽을 담았다.

단순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연씨가 쉼 없이 쓸어 모으지만 거리 위 낙엽은 줄어들 줄 몰랐다.

힘들여 모아놓은 낙엽이 바람에 흩어지거나 '쌩~'하고 지나가는 차량에 날릴 때만큼 야속한 것이 없다.

자루에 가득 채워진 낙엽은 청소차량에 실려 청주소각장으로 옮겨져 소각된다.

"아침에 나와서 쓸어놨는데 고새 잔뜩 쌓였네요?"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옥순(여·59)씨가 가게에서 나와 연씨에 커피를 건넨다.

이렇게 간간이 상인들이나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따뜻한 음료를 건네거나 가게로 불러들여 쉴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마땅히 쉴 장소가 없는 거리의 환경미화원에게는 무엇보다 고마운 일이다.

잠시 쉬는 틈에 "일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연씨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그저 하는 일, 해야 할 일에 충실한 뿐"이라고 말한 뒤 다시 빗자루를 챙겨 가게 문을 나선다.

/ 박태성기자 ts_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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