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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농가 두번 울리는 중간도매업자

"울며 겨자먹기식 밭떼기 계약에 이중피해"
김장철 앞두고 배춧값 폭락…한달새 절반↓
"유통과정 해결 못하면 계속 고통 대책 절실"

  • 웹출고시간2013.11.05 20:01:20
  • 최종수정2013.11.05 20:01:20

청원군 낭성면 문박리 한 농민이 가격이 폭락해 수확하지 않은 배추들을 바라보며 한숨짓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폭락하면서 제값을 받기위해 중간 도매업자들의 눈치만 살피거나 아예 밭을 뒤엎어버리는 영세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5일 오전 10시 청원지역 최대 배추생산지로 꼽히는 낭성면.

가을철 김장 배추 수확에 바쁜 손을 놀리는 농민들이 있는 반면 일부는 넉 놓고 밭만 바라볼 뿐이었다.

배춧값이 폭락해 수확해봐야 인건비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배추 1포기당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2천여 원으로 한달 전(4천400여 원)보다 절반이나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3천555원)보다도 1천 원 이상 하락했다. 도매가격도 1포기당 고작 300원~1천원 수준이다.

배추를 재배하는 변완규(75·청원군 낭성면 인경리)씨는 5남매 자식들에게 줄 김장 배추를 수확하기 위해 얼마 전 다친 허리에 보호대까지 하고 밭으로 나왔다.

아내도 몸이 불편해 시장에 내다팔 정도로 많은 배추를 재배하진 못하지만 최근 배춧값이 폭락해 이웃 주민들이 힘겨워 한다는 소식은 익히 알고 있었다.

"뭐라도 남으니까 수확하겠지. 우리는 그냥 식구들 것만 하는 거야."

작목반을 결성해 가격안정과 판로 확보를 위해 공동대응하는 몇몇 농민들과 달리 대부분의 영세 농가들은 중간 도매업자들과 '밭떼기' 계약을 통해 재배한다고 했다.

"'밭떼기' 농사꾼들은 함부로 갈아엎지도 못해. (중간도매)상인들하고 약속한 게 있잖아. 부르는 대로 주는 거지 뭐."

특히 올해와 같이 가격이 폭락하면 중간 도매업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애초에 약속한 값을 깎거나 중도금 지급을 미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이웃 마을 박모(54·현암리)씨는 지난 2006년 귀농한 이후 올해와 같은 배춧값 폭락 사태는 처음이라고 했다.

1천여 평의 밭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그는 그동안 주로 도매시장을 통해 납품했지만 최근 도매업자들의 횡포가 점점 심해져 온라인·전화 판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농산물 가격이 널뛰기할 때마다 수입 농산물에 의존하는 정부의 자세가 문제"라고 꼬집으며 "유통과정을 해결하지 못하면 농가는 영원히 '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몇몇 농가들을 중심으로 작목반을 결성해 자체적인 판로확보를 통해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곳이 늘고 있다.

낭성면 인경리 10여 농가가 참여한 낭성절임배추작목반은 가공 상품을 개발해 택배, 직거래 등으로 거래하면서 유통과정을 줄이고 있다.

김정태(53·낭성면 인경리) 이장은 "작목반을 위주로 최상품의 배추를 생산하고 중간 유통과정을 최소화하면서 배춧값 폭락에 대비해 왔다"고 했다.

청원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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