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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알아요?"…"노는 날!"

현장르포 - 단군상 설치된 학교 찾아가보니…
전국 369곳…충북도내 10개 학교에 설치
학생·교사 무관심속 '세종대왕상' 오해도
"건국신화, 연례적 기념행사 명맥만 유지"

  • 웹출고시간2013.10.01 19:39:45
  • 최종수정2013.10.01 19:39:45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2조를 보면 교육의 목표는 홍익인간을 양성하는 데 두고 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에게서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퇴색해가는 개천절과 단군상의 의미를 되새겨보기 위해 교육 현장을 찾았다.

단기 4346년 개천절을 앞둔 1일 오전 11시 청주지역에서 유일하게 단군상이 있는 흥덕구 A초등학교. 단군상은 눈에 잘 띄는 조례대 한켠에 세워져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도금이 벗겨지거나 거미줄이 쳐져있을 법한데 관리상태가 비교적 양호했다.

무관심 속 '투명인간' 신세로 전락한 단군상.

ⓒ 이주현기자
이 학교 단군상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8년 IMF 시절, 한문화운동연합은 근심으로 가득 찬 국민들에게 정신적 구심점으로 단군을 제시하고 전국 초등학교 284곳과 중·고등학교 35곳, 공원 50곳 등 총 369곳에 합성수지로 만든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을 세웠다.

현재 충북도내에 단군상이 세워져 있는 학교는 총 10곳. 시·군별로는 충주·증평·음성 2곳, 괴산·음성·제천·청원·청주 1곳이다. 이 학교의 경우 1999년 6월 25일 한문화운동연합 충남지부장으로부터 단군상을 기증받았다.

시계 바늘이 오후 12시를 가리키자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급식소로 뛰어가는 학생들을 붙잡았다.

"이 동상, 누군지 알아요?"

"세종대왕이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씩씩한(?) 대답이었다.

"개천절은 아느냐"고 하자 "노는 날!"이라고 외치며 급식소를 향해 달려갔다.

학생들에게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홍익인간 이념'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의 대답은 더 황당했다. 동상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고, '단군'인지 '세종대왕'인지 되레 기자에게 묻는 교사들도 있었다.

학교 측은 교사들의 '잦은 근무지 교체'란 이유로 단군상의 유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한 교사는 "학교에 동상이 있는지는 알았지만 단군상인지는 몰랐다"며 "지금이라도 바로 알고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충북에서는 단군상 훼손사례가 단 한건도 없다는 것. 그러나 단군상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있어도 없는 듯' 투명인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문화운동연합 관계자는 "고조선 건국이 신화니 역사니 하는 오랜 논쟁 등으로 갈수록 그 의미가 퇴색돼 가고 있다"며 "우리 건국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달리 국민들에게조차 널리 사랑받지 못한 채 초·중·고생의 과제물 주제, 연례적인 기념행사 등으로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 이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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