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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8.30 15:27:57
  • 최종수정2013.08.30 15:28:38

최경철 청주기상대장

한 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얼만큼 될까?

1904~2012년 기간동안 태풍 통계를 보면 한 해 발생하는 태풍은 26개 안팎으로 이 중 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며, 8월-7월-9월 순으로 자주 내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석달 동안 내습한 태풍 수는 전체 91%이며, 아주 드물게 6월과 10월에도 내습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태풍의 피해는 언제가 가장 클까· 가장 큰 재산손실을 일으킨 태풍은 2002년 8월 우리나라를 통과한 태풍 '루사'로 그 피해액이 약 5조1479억원에 달한다. 그 당시 강릉에는 하루 동안만 870.5mm의 강수를 쏟아부으며 지금까지 일최다강수량의 타이틀을 쥐고 있다.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태풍은 1936년 8월, 남한 전역을 강타한 3693호 태풍이었다(당시에는 태풍 이름을 붙이지 않았음). 이 태풍은 사망·실종 1232명, 부상 1646명의 기록적인 피해를 낳았다. 이 두 태풍의 공통점은 바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8월 말, 가을이 접어들 무렵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가을 태풍은 유독 사납다. 우리나라의 경우 50대 이상 되신 분들은 태풍하면 '사라'를 많이들 생각하신다. 1959년 9월 17일 추석 명절에 불어 닥쳐 사망·실종 849명, 이재민 37만여 명 등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또 4조 2225억원의 재산을 쓸어간 태풍 '매미'(2003년) 역시 가을에 찾아왔다. 가을에 태풍 피해가 큰 이유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는 특징을 지닌 태풍이 우리나라로 상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여름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가을이 접어드는 이맘때쯤 수축하기 시작하여 태풍은 우리나라로 직접 상륙하게 되고 이로인해 큰 피해를 가져온다. 올 여름 태풍이 없었던 원인은 유달리 세력이 강했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중국 남부지방부터 한반도까지 뒤덮으면서 길목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49일 간의 기록적인 긴 장마 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유달리 강하게 한반도에 오래 머물면서 열대지방에서 발생한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지 못하였다. 또 다른 원인은 한여름을 지난 가을, 특히 9월의 바닷물 온도가 가장 높아 태풍의 에너지도 그만큼 증가하는 탓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강도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태풍이 발생하는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주변 해수면온도도 높아야지 강한 태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태풍의 위력은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 1만 개와 맞먹는다. 연평균 26개 안팎으로 발생하는 태풍 수를 감안해보면 태풍이 가진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 그 위력만큼이나 태풍은 매년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가져오지만 태풍의 순기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 태풍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태풍은 적도의 남은 열을 극지방으로 수송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구의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여 평형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안 지역은 여름가뭄으로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른 새벽부터 살수차를 동원하여 논·밭에 물대기 작업을 하고, 바다에서는 적조 확산 방지를 위해 황토흙을 연신 뿌리고 있다. 이같은 여름가뭄 뒤에는 조심스레 태풍을 생각하게 된다. 피해를 주지 않는 태풍이라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태풍은 각각의 고유한 이름이 있다. 태풍이 한 곳에서 여러 개가 동시에 발달할 수 있어 이를 구분 짓기 위해 이름을 붙이는데, 2000년 이후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의 이름은 아시아태풍위원회에서 정한 아시아 고유 이름으로 부른다. 고유 이름은 아시아태풍위원회에 소속된 14개 국가가 각각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 이름을 28개씩 5개조로 만들어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 140개를 모두 쓰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데 태풍이 보통 연간 26개쯤 발생하므로 이름이 한 바퀴 도는데 5년 정도가 소요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등이고 북한에서는 기러기, 소나무, 도라지 등을 제출했다. 태풍 이름에 부드럽고 연약한 이미지를 가진 과일이나 동물 이름을 사용하는 이유는 태풍 피해가 적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피해가 많이 발생한 태풍은 그 아픈 기억을 상기하지 않기 위해 이름을 삭제하기도 하는데, 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의 이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이처럼 이름이 없어지거나 피해 1순위 등의 '불명예'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태풍 사전대비 밖에 없다. 태풍의 강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온도 상승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지속적인 방재시설 보강 덕에 오히려 과거보다 태풍 피해는 감소되고 있지만, 태풍의 위력만큼이나 사전준비는 언제나 차고 넘치도록 해야한다.

바야흐로 태풍의 계절이다. 산사태, 제방, 항만, 상습 침수지역 점검 등 태풍에 대비하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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