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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영의 세계여행 도전기 - 모로코

찬란한 신화 사이의 시간 여행

  • 웹출고시간2013.03.24 18:59: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모로코 왕궁은 리바트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 국왕 모하메드 6세가 거처하는 곳으로 왕궁의 장대함도 자랑거리라 내세울 만큼 그 깊은 맛과 멋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또한 국가의 공식 행사가 이곳에서 치러지며 국왕과 수상의 집무실이 함께 사이좋게 붙어있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라 하겠다.

여행은 나를 가르치는 교과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많은 사람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몸소 가르쳐주는 우리들의 멋진 스승인 것처럼 말이다.

흰 벽과 녹색 지붕의 호화롭고 장대한 왕궁으로, 치한과 성문은 위병이 지키고 있다. 모든 국가 공식행사가 이곳에서 치러진다. 근처에는 국왕이 기도하러 다니는 '아루파스' 모스크가 있다. 왕궁을 둘러싼 성곽은 해안까지 이어졌으며, 약 10m 높이의 성곽 곳곳에 위치한 성문은 위병이 지키고 있다. 성문은 차량들이 통행하는 출입구로 이용되지만 야간에는 폐쇄된다고 한다.

아쉬운 점은 왕궁 앞 광장까지만 일반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개방하여 사진 촬영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내부 구경은 엄두도 못하고 외부 건물만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고,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과도 사진은 절대 찍을 엄두도 못 내었다. 유럽의 왕궁들은 거의 공개이고 들어가서 설명도 듣고 내가 왕이 된 것처럼 체험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에 와 보니 그렇게 고마운 것일 수가 없었다. 다음에 가면 마음껏 더 뛰놀다 올 수 있을 것 같다.

모로코의 첫인상은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도 마주칠 수 없었던 독특한 그들만의 솔직함을 엿볼 수 있었다. 적응이 안 되어 조금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딱히 즐길거리가 없는 이곳 사람들의 휴식처가 유물을 모셔놓은 유적지라는 점에서도 아직은 때가 덜 묻은 순박한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 모로코 - 독립운동가 모하메드 5세의 묘

국왕 '하산 2세'의 부친인 '모하메드 5세 국왕의 묘 앞이다. 1912년 이래 '술탄 벤 유세프'는 프랑스의 식민 통치에 항거하여 독립운동의 선두에서 싸우고, 1956년 3월 독립을 성취하자, 왕위에 올라 '모하메드 5세'가 되었다고 한다.

근대국가 건설에 힘쓰다가 1961년에 죽었는데, 이 묘는 1971년에 준공되었다. 묘 속에 석관이 안치되어 있으며, 실내장식이 매우 훌륭하다. 현 모로코 국왕의 조부인 모하메드 5세의 죽음을 애도하여 그의 아들 '하산 2세'가 하산탑이 있는 광장 끝에 건설한 것으로 아랍식 건축 양식에 현대적인 건축기법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 묘를 지키는 전통 복장을 한 근위병들은 강렬한 빨간색 의상에 초록색 모자를 쓰고 흰 망토를 두른 체 백마 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꼿꼿하게 앉아 있다. 사람도 말도 우리의 감동으로 인해 떨고 있는 호흡만큼이나 힘에 겨워 떨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우리의 힘겨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모로코의 또 다른 얼굴 페스

모로코의 또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페스. 800년경에 모로코 최초 이슬람 왕조의 수도였던 페스는 독특한 풍경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다. 중세 때 이미 10만명의 인구를 가진 이곳은 모로코의 종교와 문화, 학문의 중심지였고, 그 후 1100년간 왕조가 여러 번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계속해서 발달해 왔다.

흑벽돌로 지은 성곽 안에 자리한 페스의 옛시가지는 중세 이슬람교의 흔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전통적인 생활 모습, 미로로 이어지는 골목, 세계 최대 규모의 전통 산업인 가죽공장 등 페스는 구석구석이 흥미로운 요술램프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 천년의 전통 가죽염색 공장

현실과 신화 사이의 시간여행이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모로코왕국 중에서도 우리는 페스에 와 있다. 이곳에 와 본 사람들이라면 현실과 신화 사이를 나르는 마법의 카페트 위에서 여행하는 것을 누구나 체험했으리라 본다.

가죽염색공장은 1,000년 전의 전통 방식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데, 양과 소의 가죽을 벗긴 다음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비둘기 등의 배설물이 들어있는 통에 담가둔다고 한다. 악취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하니 위대한 탄생은 고난 속에서 나온다는 세상의 이치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가죽의 종류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가죽을 다듬고 손질하여 갖가지 색깔을 가진 염색 통으로 옮겨져 필요한 색깔로 염색을 한 후 건조시킨다. 과거 한 때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았던 곳이라고도 한다.

# 모로코의 항구도시 탕헤르

페스를 떠나 북아프리카의 무역 항구도시 탕헤르로 가는 길이다. 40도에 가까운 뜨거운 열기에 데일 것 같은 우리를 태양은 반가운 듯 계속 따라오고 있다.

탕헤르는 북아프리카 대륙의 북서쪽 지브롤터 해엽에 위치한 모로코의 항구도시로 최근에는 2012년 세계 박람회 개최지를 우리나라 여수시와 경합을 벌였지만 탈락된 도시기기도 하다.

이베리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중요 자유무역 항구도시인 탕헤르에서는 매일 수차례 고속 페리호가 스페인의 '타리파'와 '알제시라스'를 왕복 운행하는 국제공항이 있어 많은 외국관광객이 찾아들고 있으며 왕족들의 여름 휴양지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탕헤르는 우리나라 남한의 7배이다. 그리고 모로코의 무역 중심지로 페스, 리바트, 카사블랑카와 도로나 철도가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주요 산업으로는 어업, 건축업, 양탄자 제조업이 발달되어 있고 항만을 통하여 설탕과 곡물 등이 수입되고 있다.

모로코인들은 행복지수가 선진국보다 높고, 웃음도 많고 친절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다고 한다. 능력이 중요한 사회보다는 지혜가 중요한 사회, 지혜보다는 따뜻한 마음이 더 대우받는 사회가 바로 이곳 모로코인 것이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가진 것 없고 생활이 불편하지만 마르지 않는 미소가 있어 우리들까지도 행복에 젖게 만들었다.

모로코의 여성들이 생계를 꾸리는데 하루 종일 남의 옷을 빨아 1만3천원 정도를 벌어 가족들과 사위까지 벌어 먹인다는 소리가 전파를 타고 흘러 나왔다. 모로코의 힘찬 엄마들이 있어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피곤하고 힘들지만 그들만의 행복이 분명 자리잡고 있었다. 성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을 느끼며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성취가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로 살아간다 해도 그들의 행복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즐겁게 사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로 알고 살아가는 이곳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행복한 지구상의 인간으로 살아갈 것이다. 경제적인 번영만이 행복의 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이곳에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있었다.


# 유럽 밀입국을 시도하는 아이들

탕헤르의 4성급 호텔은 유럽과는 많이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지 가이드 말로는 유럽이나 아프리카나 한 끼 식사 값은 질과 상관없이 똑같다는 것이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에 상관없이 인터넷 사용료가 같은 것과 마찬가지로 같은 4성급 호텔이라도 그 나라 수준대로 절대적인 가격제로 값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잠시 모로코 사람이 되어 모로코 법에 따라 호흡하는 이틀 동안이 나에게는 불편하지만 소중한 도전이었다. 편한 도전이 아닌 불편한 도전이었기에 더 머릿속에 남아 있다.

아침에 일어나 우린 또 다시 익숙하지 않은 경험을 하였다. 모로코의 아이들이 밤새 세워둔 버스 바닥에 붙어 관광객들과 함께 스페인으로 가는 꿈을 꾼다는 것이다. 우리가 짐을 꾸려 호텔을 나오자 호텔에 고용된 듯 보이는 사람이 긴 장대를 들고 버스 밑을 긁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다치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조마조마한데 그들은 모로코에서 굶주려 죽으나 스페인으로 가다가 죽으나 별로 상관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스페인으로 가서 굶주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몸집이 크면 숨기 어렵고 무거워도 매달려 있기 어려워 주로 10대 아이들이 거미 떼처럼 달라붙는다고 한다.

차 밑을 차지하지 못하고 떨려나온 아이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우리 차가 떠날 때까지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차 밑에 살아남은 아이들이 배를 타고 스페인을 간다고 생각하니 측은하고 걱정이 되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학교에 가야할 아이들이 길거리를 헤매면서 구걸을 하며 타국으로 도주할 생각을 한다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다.

이곳을 와보지 못했다면 나의 세상에 대한 삶의 또 다른 이면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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