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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맑은 고을 청주 둘레길 6코스

사라져 버린 옛길…'그리운 그길'을 걷다

  • 웹출고시간2011.11.17 17:14: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맑은 고을 청주 둘레길 6코스

덕고개~(20분)~용덕산(242.9m)~(1시간40분)~망월산(267.2m)~(55분)~구룡산 공원~(1시간)~성화 근린공원~(30분)~감나무실 공원~(20분)~강서동 유적~(20분)~강서1동 주민센타
들판 가득 울려퍼지던 풍요의 노래도 끝나간다. 줄거 다 내어주고 남겨진 빈들의 허함을 다독이려는 듯 안개가 자욱하다. '들썩' 시늉만 하고 또다시 주저앉는 한아름의 솜뭉치 같이 갑갑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만 종종 걸음이다.

고속도로와 그냥 도로. 같은듯 다른 느낌의 길이 나란히 맞이하는 아침.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청원군 남이면 소재 팔봉산과 망월산 사이에는 경부 고속도로가 지난다. 팔봉산에서 망월산을 가려면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야 한다.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둘레길은 시작된다. 길은 다르지만 고속도로와 나란히 간다. 임도와 고속도로. 같은듯 다른 느낌의 길이 나란히 맞이하는 아침은 전혀 다르다. 임도는 한산하고 고속도로는 치열하다. 고속도로는 질주하는 차들 때문에 휘청거리고 임도는 고속도로 때문에 휘청거린다. 성큼 올라선 언덕배기에서 임도는 끝나고 내달리는 차량들에게 내어준 고속도로는 숙명처럼 흐름을 이어간다. 임도의 끝 막다름에서 산길을 따라 오른다. 팔봉지맥 마루금이다. 아침이슬의 찹찹함이 신발 끝에 감겨든다. 인적이 뜸한 산길의 애매함이 시작된다. 길은 희미하고 잡목들 무성하다. 가시덤불 속을 헤치고 다니던 팔봉지맥 종주시절의 야생 버리이어티가 다시금 되살아난다.

용덕산 정상에 올라 주변을 살펴보는 신현섭, 윤석준 대원.

첨첨히 내려앉은 낙엽길에 새겨진 고라니의 발자욱을 따라 봉을 오르니 우뚝선 철탑과 수야산회 산악회에서 세운 용덕산 정상 팻말이 반긴다.

용덕산에서 팔봉지맥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 무사골 고개와 이어지고 망월산은 왼쪽으로 난 산길로 내려선다. 이미 어느 누군가의 부지런한 걸음에 산길은 비질을 하듯 깨끗하다. 낙엽도 살포시 길을 내어준다.

용덕산에서 대연리로 내려서는 길은 산책로 같은 임도로 이뤄져 있다.

잠시 둘레길은 대연리로 내려섰다 또다시 능선으로 올라선다. 희미함이 옷을 벗는 먼 발치로 석판리의 아기자기함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눈에 다 들어오는 전원의 소박함이 정겹다. 망월산을 오르니 밋밋한 봉우리 키다리 산불감시초소와 민둥머리 묘지 하나가 다이다. 서쪽으로 창을 내듯 열어놓은 시야로 도토리 키재기 하듯 늘어선 팔봉산과 고속도로의 우직함이 아스라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후 산길은 순하다. 숲도 좋다. 바람결에 우수수 낙엽은 비가 되어 떨어진다.

간간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며 산길을 벗어난 둘레길은 3차 우회도로 굴다리를 지나자 지역난방공사의 대형 건물과 마주한다. 하늘 높이 차오른 키다리 굴뚝이 인상적이다. 어디에서고 바라다 보이는 등대 같다. 지역난방공사 울타리 오른쪽으로 난 소로를 따라 걷던 둘레길은 죽림동을 지나는 2차 우회도로와 만난 다음 횡단보도 혹은 지하도를 이용하여 우회로를 건넌다. 생고기 전문 음식점인 '천미' 키다리 간판 뒤로 이어진 산길로 들어선다. 계단을 따라 오른 산길은 수자원공사 울타리를 따라 이어진다. 구룡공원이다. 구룡공원은 개신동, 모충동, 수곡동, 산남동, 미평동, 성화동으로 둘러있어 어느 곳으로든 접근이 용이하여 찾는 사람이 많은 도심 속 작은공원이다. 안내팻말도 잘 되어 있고 체육시설 또한 다양하다. 구룡산 정상 전 '←성화동 1,3km' 팻말을 따라 내려서던 둘레길은 성화공원과 연결된다. 택지개발과 함께 새로이 조성된 공원 주변으로는 아직도 고층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성화공원을 지나 가경동 감나무실 공원 넘어가는 길에 건넌 가경육교. 회색빛 빌딩숲사이 도심의 하루는 분주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아파트 기둥 틈바구니에 숨어있는 공원은 숲도 길도 바람마저도 우리 동네 처럼 느긋하다. 가경동 홈플러스 박스형 건물과 마주한 광장 입구엔 갖가지 조형물과 쉼터, 화장실까지 갖추어져 있다.

재미와 감동, 웃음이 있는 감나무실 공원의 조형물.

아파트 단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걷던 둘레길은 육교를 건너 또다시 가경동 감나무실 공원으로 이어진다. 가경 4지구 도시개발계획에 의거 개발되면서 사라져 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새겨놓은 감나무골 유래비가 서있다. 택지개발 당시 집터, 문묘, 가마터들로 백제시대와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적지이기도 한 감나무실 공원은 토끼가 살고있는 공원으로도 유명하다. 2007년 봄 한 주민이 공원에 토끼를 방사하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보호 속에 살아가게된 토끼들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공원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감나무실 공원을 나서 둘레길은 MBC방송국 건물을 왼쪽으로 끼고 돌면 흥덕구 가경동 홍골이다. 빌딩숲 뒤편으로 마주한 홍골은 여느 시골 마을 처럼 조용하다. 다만 가을걷이 끝낸 들녘 저편까지 밀고 들어온 개발화는 이미 마을 어귀까지 들어온듯 일률적인 건축물과 이집저집 내걸린 골프연습장 건설 반대 현수막이 즐비하다.

홍골을 벗어나 둘레길은 강서동 유적 공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택지 개발중 발굴 조사된 유적지로 집터와 묘지, 유구등으로 발굴조사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제작하여 공원에 모형으로 해놓았다. 강서동 유적공원을 나서 오래된 것과 얼마 안된 것의 모호한 경계선상에 위치한 강서동의 크고작은 건물숲을 지나 강서1동 주민센타 마당에 도착할때쯤 산만했던 도시의 한낮도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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