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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청정 섬 금오도 '비렁길'

까마득한 절벽 아래 넘실대는 바다…'벼랑길'을 걷다

  • 웹출고시간2011.07.28 20:46: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정 섬 금오도 '비렁길'

함구미~용두~KT기지국~신선대~두포~굴등전망대~직포

금오도에서 바라본 금오열도

여수 돌산도 신기항에서 배를 탄지 20여분뒤 도착한 금오도에 대한 첫인상은 조심스레 내놓는 맑은 샘물 한바가지 같은 청량감이었다.

고종 21년(1884)까지 봉산(왕실의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쓰일 소나무를 기르고 가꾸기 위해 민간인의 거주를 금지하였던 산)으로 지정되어 있던 곳으로 태풍으로 인한 소나무들의 소실로 봉산의 기능을 잃게되자 주민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한 말그대로 청정 섬 금오도다.

금오도 '비령길' 찾아가는 길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섬으로 알려진 금오도는 그 모양이 자라를 닮아 '자라오(鰲)'자를 써 금오도이지만 정작 이곳 주민들에게는 섬의 숲이 검게 보인다 하여 '거무섬'으로 더 알려져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울창한 숲과 함께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함구미 마을 뒷산부터 시작된 '비렁길'은 해안선을 따라 조성이 되었으며 두포를 거쳐 직포까지 8.5km의 걷기 길이 펼쳐진다. '비렁길'은 '벼랑길'을 뜻하는 이 지역의 사투리 답게 온전히 두발로만 걸어야할 작은 섬길은 까마득한 절벽과 넘실대는 바다. 울창함이 드리운 숲길까지 그야말로 섬 둘레길이다.

금오도는 '비렁길'외 매봉산(대부산)과 옥녀봉을 잇는 등산로가 있고 해안을 따라 이어진 굽이길은 안도까지 연결되는25.7km의 자전거 길도 있다. 단 자전거 길을 이용하려면 이용자가 준비해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금오도행 배는 여수항과 신기항에서 탈 수 있다. 여수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비렁길'과 가까운 함구미항에 도착하지만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반면 돌산 신기항에서 출발하는 배는 여천항으로 가기 때문에 비렁길을 가기 위해선 다시 차를 이용하여 함구미 마을로 이동해야 한다. 여수 돌산도 신기항에서 배를 탄지 20여분이면 금오도 여천항에 닿는다. 배삯은 5.000원 차량까지 가지고 들어가려면 10,000원의 비용이 든다. 시간표는 하루 7차례 여름 성수기때는 상황에 따라 증편된다.

흐릿한 하늘빛이 그대로 투영된 바다를 건너 금오도 여천항에 닿으니 그저 작은 일상탈출만으로도 덜어지는 마음탓일까? 몸도 마음도 새털처럼 가볍다. 택시(남면택시 061-666-2651)를 이용하여함구미 마을 비렁길은 수줍은듯 길을 열어준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허름함과 남루함이 그리운 서정이 되는 곳, 넘 작아서 넘 귀해서 조심조심 다루어야 하고 큰소리로 떠들어도 안될 것 같은 조신함이 발 끝에 실린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의 바다는 금오도 사람들의 삶을 터전이었고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지게로 운반하여 미역을 널어놓은 곳이었다는 미역 널바위. 해수면을 차오른 바위절벽은 하늘에 닿을듯 우뚝하다. 바위벽을 툭툭 치는 하얀 파도의 깐족거림조차 일상처럼 무심하다. 데크 계단과 안전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사람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설치된 시설들이지만 과도한 인스턴트 시설은 자제 되었으면 하는 소심한 욕심을 부려본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폐허의 돌담길. 비탈지면 비탈진대로 밭가운데 바위가 떠억 버티고 있으면 있는대로 작은 땅뙈기 소홀히 하지않은 섬사람들의 일상이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 같아 아리하다. "쫌있으면 어두워질텐데 거긴 머더러 가려고 해" 하루일을 마치고 소물고 귀가하시던 촌부의 걱정스런 눈빛조차 앨범속에서 찾아낸 오래된 사진처럼 한참을 바라보게 되는 길, 무성한 풀들의 간지러움을 헤치고 가야 하는 초원길, 머나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해안길, 오금저리는 후둘거림으로 짚어가는 벼랑길, 내내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울창함이 드리운 숲길의 잔잔함은 해안마을과 흙길 그리고 데크길과 바위전망대들로 단조로움을 달래준다.

밭 일을 마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있는 함구미 마을 아낙네(왼쪽), 직포 마을을 지키는 해송(가운데), 함구미 마을에서 만난 농부 (오른쪽)

'비렁길'의 종착지는 직포 해수욕장이다. 봉산시절 간택되어 가지 못하고 남겨진 오랜세월 견뎌온 해송의 무게감이 버겁다. 그또한 태풍으로 쓰러져 몇그루밖에 남아있지 않다. 이후 비렁길은 장지까지 조성될 계획이란다. 해수욕장 개장을 앞둔 직포 마을은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금오도 주변 해수욕장으로는 직포 해수욕장외 안도 이야포 몽돌 해수욕장과 안도 해수욕장이 있다. 안도에는 어촌 체험마을이 조성되어 있고 특히 안도파출소뒤 당산공원엔 하나인듯 얽히고 설킨 오래된 동백나무의 군무가 신령스럽기까지 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0284-안도항에서 출항하는 어선과 안도대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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