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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대청호 둘레길 9~2코스 이슬봉

옛 사람들 역경 속 한조각 희망 준 이슬봉

  • 웹출고시간2011.07.07 15:54: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청호 둘레길 9~2코스 이슬봉

장계리~(1시간10분)~참나무골산(422m)~(40분)~이슬봉(454.3m)~(1시간20분)~며느리재~(1시간20분)~마성산(409.3m)~(20분)~안부(섯바댕이/교동리)~(30분)~육영수 생가

경부고속도로 옥천 나들목을 빠져나온뒤 벚나무 가로수 사열하는 37번 도로를 따라 보은방면으로 가다보면 장계교 건너기전 길가에 서있는 대청비치랜드 입간판을 만날 수 있다. 운영난을 이유로 문을 닫았지만 각종 먹거리 앞세운 간판이 내걸린 토속 음식촌은 여전하다. 토속 음식촌 맞은편에 서있는 '마성산, 이슬봉 산행안내도' 뒤로 산행은 시작된다.

몇걸음 떼었을까 빨갛게 익은 산딸기의 유혹에 '사사삭' 약속이나 한듯 흩어진다. 새콤함에 찡그리는 주름조차 여름산행의 익숙한 풍경이다. 등뒤로 쏟아지는 햇살이 따갑다. 오는내내 내려앉은 연무로 인해 예견했던 무더위가 시작된듯 여기저기 '덥다더워'를 노래한다. 은근한 오름길은 한동안 이어진다. 하늘이 열린듯 뻥뚫린 둔덕을 오르니 묘지다. 해주오씨 묘다. 조망이 좋다. 시원스런 다릿발을 담근채 금강을 가로지르는 장계교와 주변산들이 바라다 보인다.

이후 이어진 오름길은 참나무골산(422m)이후 누그러진다. 솔숲의 편안함이 실크로드 같다. 바람까지 곁을 내어준다. 잠시 가던길 멈추고 기웃거릴 수 있는 전망대 또한 선물처럼 주어진다. 높은산이든 낮은산이든 정상 직전은 더 힘들다. 가뿐숨 몰아쉬며 올라선 이슬봉(454.3m) 머리꼭대기엔 한낮의 따가운 햇살만 가득하다. 1년전 왔을때만 해도 인근 군북초등학교 동문들이 세운 소박하지만 정겨운 정상목이 있었는데 그사이 번듯한 정상석이 세워져 있었다. 시원스런 조망을 위해 엉켜있던 잡목도 제거하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공터도 마련되어 있었다. 인근 주민의 말씀에 의하면 먼옛날 홍수로 물에 잠겼을때 이슬만큼 봉우리가 남아 있었다 해서 이슬봉이라 하였다 한다. 홍수로 물이 잠겼을때 고무신 크기만큼만 남아 있었다 하여 고무신산이라고도 전해지는 고리산. 세상이 물에 잠길때 뱃머리를 매어 두었다는 뱃골재. 강을 끼고 형성된 산이나 마을은 삶자체가 물인듯 유독 홍수와 관련된 설화들이 많다.


흥얼흥얼 콧노래 절로 나옴직한 숲길의 향연이 시작된다. 거의 절벽에 가까운 거리감으로 내려앉은 금강을 내려다보며 걷는 길은 마치 한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듯 가볍다. 간간이 전망대를 통해 보여주는 서정은 소박함과 느림 그리고 유구한 세월을 동시에 그려내는 시요 노래요 그림이다. 급하게 휘어도는 물길이 데리고 온 모래가 쌓여 만든 모래사장과 초록이 어우러진 강가. 강가에 걸려있는 나룻배조차도 먹먹한 감동이 된다. 어느 예술가의 둔탁한 붓질에 의해 그려진 선처럼 강가를 따라 이어진 길은 마치 천상의 세계인듯 몽환적이다. 하나의 예술품을 마주하듯 한동안 넋을 잃는다. 새길이 나기전 옥천읍과 안내면과 보은을 잇던 길이다. 금강 물수위에 따라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는 신비로운 길이기도 하다. 석탄리에서 강길을 따라 장계리 주막말, 욱계, 개경주를 지나 장계관광지까지 건너갈 수 있는 시기는 장마철이 되기전 갈수기때만 가능하다. 강건너 오대리의 외딴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배이다. 집집마다 자동차가 있듯 마을앞 강가엔 배가 매어져 있다.

울창함이 드리운 숲속터널은 한여름의 뙤약볕도 견딜만 하다. 순한 오르나림이 잠시 내려앉는가 싶더니 며느리재다. 국원리 늘티마을과 안내면 장계리간 옛 37번 국도와 연결되는 옛고개이다. 오른쪽으로는 국원리로 이어지는 뚜렷한 길로 완만하지만 왼쪽으로는 금강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로 얼핏 보기에는 길이 없는 것 같다. "왜 며느리재야·" "말 못해요" 입에 올리기가 민망해 말끝을 흐리자 궁금증을 참지못한 대원 한 분이 따지듯 파고든다.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고개를 넘던중 비가 내리자 비에 젖은 며느리의 젖은몸을 보며 시아버지가 욕심을 품자 며느리가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며느리재에 얽힌 설화다.


잠시 벅찬 오름길후 326봉이다. 쉼터도 있고 훌라후프도 있다. 이후 산길은 산책로이다. 오르나림 또한 순둥이다. 그렇지만 이미 더위에 지친 대원들에겐 그조차 벅찬듯 애교섞인 앓는소리 난무하다. '조금만 힘내자' 채근하듯 마성산(409.3m)을 오르니 너른 헬기장에 산불감시초소 그리고 장룡산악회에서 세운 정상표지석이 있다. 여름 뙤약볕 가릴 한줌의 그늘조차 없는 시원스레 트인 시야로 오대리와 석탄리를 휘감아도는 금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촘촘히 박힌 옥천읍의 모습도 내려다 보인다. 서쪽으로 식장산이 보이고 북쪽으로 환산이 서남쪽으로는 우뚝선 서대산이 눈높이를 마주한다, 눈으로 가슴으로 전이되는 호사스러움은 그보다 더 시원할 수가 없다.

하산은 헬기장에서 교동리 방향으로 난 가파름을 타고 내려선다. 애써 오른 길 까먹는 일은 아주 잠깐이다. 그래서 억울하단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이 아닌듯 "왜 자꾸 내려가는 거야·" 한마디씩 거든다. 마치 미끄럼을 타듯 쏟아져내리던 가파름은 안부에서 갈래길을 펼쳐놓는다. 오른쪽으로 가면 37번 국도상에 위치한 섯바댕이 마을이고 왼쪽으로 가면 교동리와 연결된다. 특히 섯바댕이 마을에서 오르는 코스는 차량통행도 가능한 포장도로가 안부 아래까지 되어있어 잠시의 수고로움으로 마성산을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둘레길은 '마성산 A코스' 안내도 방향을 따라간다. 산허리를 따라 이어진 산길은 편안하다. 산책과 삼림욕을 위한 맞춤인듯 숲도 길도 예쁘다.

숲이 끝나는 곳. 충청북도기념물 제123호로 지정 되어있는 육영수 생가를 만날 수 있다. 최근 새로이 단장을 마친 육영수 생가는 대통령 박정희(1917~1979)의 부인이자 사랑과 봉사의 화신으로 국민으로부터 많은 추앙을 받았던 육영수(1925~1974)여사가 태어난 장소이다. 대대적인 복원으로 세월이 묻어나는 자연스러움보다는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새것의 부조화가 거슬리지만 당시 육여사의 사진과 다양한 생활도구등도 함께 전시되어 당시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 평일인데도 관람객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 외에도 인근에 위치한 정지용 생가도 또한 이슬봉. 마성산 산행의 또다른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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