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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5.19 19:29: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탑산 (피실~더덕이 마을)

피실~244.3봉(·)~낙화암~청마임도~탑산(531.6m)~더덕이 마을

대청호 담수가 시작되면서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 뿔뿔이 흩어졌다. 그나마 수몰선을 벗어난 사람들도 물길에 의해 나뉘어진 땅뙈기를 거머쥔채 새로운 삶을 일구어야 했지만 그또한 녹녹치 않았다. 강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고립감으로 사람이 살지않거나 1~2가구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마을 또한 부지기수다. 석탄리 안터선사마을에서 굽이굽이 산길을 2시간여 걸어 막다름의 끝에 위치한 곳이 옥천군 석탄리 피실이다.


마을앞을 흐르는 물길을 사이에 두고 마을이 둘로 나뉘어져 버린 마을중의 한곳이다. 안남면에 인접해 있는 마을이 안피실이고 석탄리에 인접해 있는 마을이 바깥피실이다. 그곳이 탑산을 가기 위한 들목중 하나인 석탄리 피실이다.

봄이오는가 싶더니 들녘은 경운기 소리 요란하다. 앞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의 잔투정에 초록의 잎은 눈을 뜨기 시작한다. 아! 흙냄새 풀냄새...바람결에 전해져오는 봄내음에 움직임들이 흥겹다. 산그림자 드리운 강물을 뒤로하고 산길은 시작된다. 수북수북 쌓인 낙엽으로 희미하던 산길은 파고들수록 뚜렷해진다. 당차게 오르던 오름길은 가다 쉬었다를 반복하고 눈높이 따라 달리하는 세상은 스멀스멀 봄풍경을 펼쳐놓는다. 강건너 둔주봉이 손에 닿을듯 지척이다. 강변을 따라 그려진 산책로가 빛바라기를 하듯 뽀얀속살을 늘어놓는다. 당장이라도 내려가 걷고 싶어지는 길이다.

꿈틀거리는 누에등을 닮아 누에능선인가...누에능선이란 이름에 걸맞게 반복되던 오르나림이 밑바닥까지 내려앉을듯 떨구어지더니 안부다. 성큼 다가선 강물이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듯 짙푸르다. 그곳에서 골짜기를 따라 5분정도 나가면 청마리와 석탄리로 연결되는 임도 갈림길을 만날수 있다. 청마리와 석탄리로 나뉘어지는 임도 갈림길엔 손수 전원교회를 짓고 계시는 조준례 목사님을 만날 수 있다. 가끔씩 오가는 길에 들러 더디지만 조금씩 모양새를 갖추어가는 모습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동안 얼만큼 또 달라졌는지 궁금하여 들러보기로 한다. 한결같으신 반가운 손님맞이는 오늘도 여전하시다. 바쁘신 가운데도 건네주시는 차한잔이 감사하다. 각별한 대청호 사랑과 자연사랑에 덩달아 마음이 푸근해진다. 차한잔에 담긴 따뜻함을 안고 다시 걸음을 제촉한다. 바위전망대다. 인근 주민들은 이곳을 낙화암이라 부른단다. 천길 낭떠러지의 아득함이 깊고 푸른 물길 속으로 가라앉는다. 바라보고 있으면 심연의 물길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후 산길은 벼랑끝을 딛고가듯 오금저리는 날망인데도 소나무 숲길의 폭신함에 묻어 흥타령이 절로난다.

이내 가파른 오르막이다. 숨가쁜 속내 다독이며 440봉에 서니 가야할 탑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허리를 휘감아도는 청마임도의 흙빛 띠벽지 또한 선명하다. 구불구불 산허리를 휘감아돈뒤 산등성을 넘어가는 임도의 끝은 마치 하늘로 이르는 길 같다. 막연하게 그려보는 상상속의 하늘길이다. 산길은 임도를 지나 다시 시작되고 무인산불감시탑이 서있는 488봉을 지나 또한번 임도를 건넌뒤 본격적인 탑산 오름길이다.

물오른 소나무 사이로 금강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물곡선을 그리며 지나는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푸른 물길에 갇힌 합금리는 육지의 섬이다. 합금리를 휘감아 흐르는 물굽이는 안동 하회마을이나 예천의 회룡포를 닮았다. 이후 이어진 능선은 바람결을 타고가듯 걸음이 가볍다. 하늘엔 구름이 흘러가고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


탑산 정상이다.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있는 정상 팻말 또한 소박하다. 웃자란 나무들로 정작 정상에서의 조망은 좋지않다. 산아래 청마리 마티마을의 낮은지붕이 내려다보인다. 탑산을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청마리 마티마을을 들목으로 작은 계류를 따라 난 마을길을 이용하여 구불구불 산등성을 넘어가면 당줄 두른 오래된 소나무와 만날 수 있고 1시간여만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탑산 정상에서 북서쪽 방향은 갈마골 골짜기와 탑산마을. 서쪽은 마티재. 동쪽은 푸렁골과 더덕이로 이어진다. 푸렁골과 더덕이는 동쪽으로 난 능선으로 내려선뒤 또다시 곧바로 나뉘어진다. 독도에 신경써야될 부분이다. 잠시 잡목들 산길을 눈멀게 하지만 마티마을과 윗청동마을을 잇는 임도를 건너자 길은 편안해진다. 오르나림 또한 순한 솔숲이지만 나뭇가지 사이로 보여주는 쏟아질듯 내려앉은 깊이감아래 금강은 찌릿찌릿 발끝이 오그라들게 한다.

능선길에서 보여주는 바깥세상은 참 작다. 강변로를 달리는 차도 장난감 같고 집들도 작다. 시원스레 트인 시야로 합금리를 휘감아도는 금강의 물줄기가 봄햇살 아래 반짝반짝 여울을 타고 흐른다. 때마침 봄바람은 싱그러움을 안고 폐부 깊숙이 자릴 잡는다. 마을 강변길이 하도 멀리 떨어져 있어 아슬아슬한 강벼랑을 타고 오다보면 걸어도 거기가 거기라 더디다 하여 불리워졌다는 더디기 마을. 그렇게 그길이 그길 같은 능선을 타고 더디게 도착한 더디기 마을의 허름한 담장너머로 한껏 들어앉은 봄의 전령사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향마을의 정취에 빠져버린 대원들의 걸음 또한 더딜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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