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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대청호 둘레길 제11~12구간

물길이 멈춘 추소리 병풍바위 거대한 수석 같아

  • 웹출고시간2011.02.17 17:18: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대청호 둘레길 제11~12구간(추소리 서낭당~와정삼거리)

추소리 서낭당~(1시간50분)~공곡재~(1시간20분)~대정리 금오골 낚시터~(20분)~방아실~(30분)

~수생식물학습원~(35분)~꽃봉(284.m)~능선갈림길(와정삼거리/국사봉)~(20분)~와정삼거리

한폭의 산수화가 완성되는 곳 추소리의 병풍바위이다.

얼어붙은 강물위에 서서 바라보는 추소리의 병풍바위는 하나의 거대한 수석전시장 같다. 띠벽지를 두르듯 드러난 바위뿌리와 그위에 비틀듯 뿌리내린 소나무 한자락 풍류와 시상이 머무는 듯한 추소정 한폭의 산수화가 완성되는 순간이다.

미끄러운 얼음판을 딛고 병풍바위 암릉을 타넘는 대원들

아름드리 둥그나무 아래로 내려서며 '설마' '진짜로·' 기대와 우려의 반신반의 속에 얼어붙은 강물위로 내려서는 대원들의 얼굴엔 파르르 긴장된 빛이 역력하다. 수정처럼 맑은 빙판이 미끄러운건 둘째치고라도 "찌이익" "빠지직" 간간이 들려오는 얼음판 갈라지는 소리에 심장이 멎을듯 놀라는 대원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마지막 얼음판 기행을 예감한다.

푸른 물길이 휘감아도는 계절이면 꿈도 꾸지 못했을 기막힌 원근법을 확인이라도 하듯 병풍바위를 끼고돈 뒤 탈출하듯 뭍으로 올라서니 박장섭씨 내외분이 운영하시는 수정가든이다. 잠시 쉬었다 가라며 권하는 따뜻한 커피한잔이 고맙다. 김유순님이 꺼낸 삶은계란의 퍽퍽함이 눈에 걸리셨는지 기꺼이 내어주시는 김장김치 또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였다. 행복전도사란 듣기좋은 말투도 보기좋게 포장된 행동도 아닌 사람냄새 나는 정인 것 같다. 때아닌 방문객에게 퍼부어대는 개들의 왕왕거림조차 수다스러운 산골마을의 일상이다.

수정가든을 지나 길모퉁이를 돌아가면 고갯길로 이어지고 고개너머 이어진 산길은 사람이 살것 같지 않은 적막강산이다. 경치좋은 호숫가 별장처럼 지어진 전원주택과 공곡재 넘어가는 산길에 만나는 서너 채의 집이 이평리다. 길은 산자락의 생김새에 따라 내었기 때문에 굽이굽이 두서도 없고 모양도 없지만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길들여짐으로 편안하다. 걷기 좋은 길이다. 길가에 버들강아지는 솜털같은 손길을 건네고 마른덤불속 꽃다지는 수줍게 기지개를 켠다. 쩍쩍 갈라진 얼음판이 대청호를 뒤덮고 있지만 돌아앉은 들녘엔 희끗희끗 잔설이 남아있지만 이미 들녘엔 봄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빈버스 한 대가 털털거리며 들어가더니 이내 또다시 빈버스 털털거리며 돌아나온다. 버스종점인 공곡재 아래 갈마당은 사람보다 개와 고양이, 닭들이 더 많이 살고 있는 2가구뿐인 마을이다. 한적한 산골마을 때아닌 방문객들이 반가운듯 덩치는 산만한 개한마리 천방지축 뛰어다닌다. 언제부턴가 둘레꾼들의 배낭엔 소시지, 치즈, 빵등 간식거리가 준비물이 되어있다. 자신들의 간식거리가 아닌 둘레길에서 만나게될 개와 고양이들에게 줄 간식거리이다.

꽃봉을 오르는 대원들

공곡재 오름길전 우측으로 형성된 이평리 공곡재 마을을 내려다보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휘감아도는 산길을 따라 오른 고갯마루가 공곡재다. 공곡재 고갯마루엔 장승과 서낭당이 세워져 있다. 푸른 물길과의 부드러운 곡선미가 환상적인 방아실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그 뒤로 꽃봉과 국사봉 연능도 숨고르기를 하듯 엎디어 있다. 손에 잡힐듯 방아실이 지척이건만 물길이 가로막아 돌아가야 하는 둘레길은 항곡리와 대정리를 거쳐야 하지만 또다시 얼어붙은 강물위를 건너 모타보트 훈련캠프장으로 건너간다. 그곳에서 또한번의 산을 넘어서면 대정리 금오골 낚시터가 나온다. 행정구역상 옥천군에 속해 있으면서도 생활권은 대전권에 더 가깝게 되었고 대청호변의 아름다운 경관과 맞물려 남은 여생을 조용히 살고자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대정리이다. 때마침 둘레길에서 만난 아주머니 한분도 김포에서 이사온지 1년 되었다고 하신다. 문열고 한발짝만 나서면 접하게 되는 자연이 좋아 시간만 나면 편한 신발 신고 배낭메고 길을 나서신다고 하신다. 자연을 벗삼아 발길 닿는대로 걷는 진정한 둘레꾼의 모습은 아닐런지

높든 낮든 넘어서야 하는 고갯마루는 숨차다. 거친 호흡을 다독이며 건너다보는 방아실은 작은 정원 같다. 꽃처럼 예쁜 언덕 위의 마을이란 뜻으로 꽃다울 방(芳)언덕 아(阿)를 쓰고있는 방아실은 대청호와 어우러진 수채화 같은 풍경들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을이다. 주변에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시설과 낚시터 그와 더불어 송어회, 민물매운탕등의 다양한 먹거리촌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수생식물원 전망대를 걷는 이규욱 대원

방아실 마을뒷편에 자리한 수생식물원(입장료 학생3,000원 성인5,000원)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각종 수생식물과 열대지방의 수생식물이 재배 전시되고 있는 곳으로 과학체험 학습장으로도 운영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절기엔 잠시 쉬었다가 3월부터 다시 개장하는 수생식물원은 삼면이 호수에 둘러싸여 있는 지형적 조건으로 어느곳에서 보든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수생식물원내 산책로를 따라 능선에 오르니 문화유씨 묘역이다. 그곳에서 우측 능선을 따르면 서탄봉과 연결되고 꽃봉은 좌측능선을 따른다. 나풀나풀 내걸린 꼬리표가 자주 보인다. 불과 2~3년전만 해도 없었는데... 이번이 마지막 봉우리예요" 처음으로 합류하신 대원 한분이 힘들어 하신다. 어쩌면 선의의 거짓말 핑계삼아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일 지도 모른다. 누적된 피로로 몸이 무겁다. 봄이면 온산 가득 진달래꽃으로 물들인다 하여 지어졌다는 꽃봉은 조망도 쉼터도 없다. 얼마안된 것 같은 삼각점만 덩그마니 박혀있다. 이후 둘레산길은 카랑카랑 멍멍이들의 성화가 극성을 떠는 안부를 지나 산불 흔적이 남아있는 갈림길(와정삼거리/국사봉)에서 낮은숲그늘의 아늑함을 벗삼아 룰루랄라 세상밖으로 나서니 와정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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