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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1.02.16 16:09: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김승환

충북대 교수 / 전 민교협상임대표

추운 겨울 언 땅의 차디찬 바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충북 청원군 강내면에 소재한 국립 교원대학교의 청소용역 노동자들이다. 그들은 신묘년 새해 첫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들었다. 그것은 오랫동안 피땀 흘려 일하던 정든 일터에서 쫓겨났다는 해고통지서였다. 그날부터 이들은 낯선 피켓과 더욱 낯선 민중가요를 부르기 시작했고 언 땅에 천막을 쳤다. 그 소리 폐부를 찌르고, 그 눈물 신묘(辛卯)의 하늘에 흰 눈으로 흩날리고 있다.

대다수가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투쟁의 대오(隊伍)로 들어서게 만든 것은 자본이다. 자본이 주인인 신자유주의는 노동의 유연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노동유연성이란 자본의 자유롭고 효율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것으로 이윤추구를 위해서는 고용(雇用)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고용과 해고를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용역회사가 우후죽순으로 설립되었으며, 많은 기관과 단체가 용역회사를 통하여 건물을 관리하거나 청소를 하게 되었다. 국립 기관인 교원대학교 역시 청소와 경비를 외부 업체에 위탁했는데, 현재 우림종합관리라는 용역회사가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교원대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여 2010년 9월 10일,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15명의 노조가입자들이 우림으로부터 계약해지라는 해고를 당한 것이다. 교원대의 입장은 위탁관리이므로 교원대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고, 우림의 입장은 정규고용이 아닌 계약이므로 해고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적합한 말이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옛말이다. 원청인 교원대가 책임이 없을 수 없으며 우림이 노조가입자만을 계약해지한 것은 의도적인 해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에 충북대학교와 청주대학교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두 대학의 문제해결 방식은 교원대와 크게 달랐다. 당시 임동철 충북대 총장께서는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이 문제는 총장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법과 제도 이전에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았던 것이다. 청주대학교 김윤배 총장 역시 어려운 청소노동자들을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 사안을 해결했다. 그렇다면 권재술 총장과 두 분 총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권재술 총장의 주변에는 다음과 같은 직원이 있다는 점이다.

2011년 1월 11일, 충북민교협과 교수노조의 교수들이 이 문제로 권재술 총장 면담을 신청한 바 있다. 문제의 본질을 분명히 하기 위하여 기자회견을 마친 다음 교원대 본관으로 들어설 즈음, 기세가 등등한 과장이 나서서 '여기는 교원대'라고 큰 목소리로 선언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교원대는 부산대나 다른 대학처럼 하지 않을 것이고 충북대나 청주대가 어떻게 했든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런 공무원의 자세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며, 나름대로 소신과 헌신을 하는 좋은 면도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무엇이 공복(公僕)의 자세이고, 무엇이 교원대학교를 위하는 길이며, 어떻게 해야 사태가 해결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결론은 간단하다. 교원대학교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다.

저명한 물리학자인 권총장께서는 차디찬 바닥, 언 땅에 앉아 목이 매어 호소하는 것이 보이지 않으시는가· 권총장께서는 당신의 친구 같고, 친척 같으며 옆집 아저씨 아주머니일 것이 분명하며, 갈 곳 없고 다른 일도 할 수 없는 그분들의 처지를 외면하시려는가·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나님께 매일 기도하는 권총장께서 사랑하고 보살피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인가· 그러면서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키우며 사람을 교육한다고 하실 수 있겠는가· 총장 직무 책임전가의 결과가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를 짓밟는 것이란 말이신가· 권총장께서는 이것이 교육적으로 옳지 않으며, 학교의 수장(首長)으로 책임이 있으며, 따스한 심장을 가진 인간이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는 말씀이신가· 아닐 것이다. 권총장께서는 사려가 깊으며 지성적인 분이고 무엇보다도 교육자이시자 하나님을 섬기는 분이므로 우리는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들이 일터로 복귀하는 날까지, 인간의 이름으로 권재술 총장과 교원대학교는 탄핵을 당할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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