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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상당산성 미원 둘레길(이티재~묵방리)

코가 땅에 닿을듯 드센 오름길
갑갑한 시야 분위기까지 음산
정상 지나 골짜기길 벗어나면
길도 숲도 좋은 명품 산책길

  • 웹출고시간2010.11.04 17:14: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상당산성 미원 둘레길(이티재~묵방리)

이티재~(1시간10분)~분젓치~(1시간10분)~방고개~(57분)~좌구산~(55분)~삼흥고개~(1시간)~간이봉(422.9봉)~(2시간10분)~묵방리 (소요시간 7시간22분)
워낙 높고 험해서 고개를 넘으려면 이틀이나 걸렸다고 해서 '이틀재'라고 불리워졌다는 '이티재'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꺼이꺼이 넘어야 했을 고도감이 얼마나 캄캄했을까...

안개가 자욱하다. 꽁무니를 뒤틀며 넘어가는 차들은 서둘러 안개속으로 사라져간다. 한때는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로 나름 분주함을 풍미했던 이티재 휴게소를 뒤로하고 산길은 시작된다. 아들은 쇠나막신을 신고 서울을 갔다와야 하고 아홉명의 딸들은 성을 쌓아야 하는 목숨을 건 시합에서 귀한 아들이 지고 천하에 쓸데없는 딸들이 이길 것을 염려한 어미의 계략으로 서러운 죽음을 당한 딸들의 한이 서린 구녀성...그래서일까· 서러운 눈물같은 이슬방울이 스치는 발걸음에 힘없이 뚝뚝 떨어져 발끝을 적신다. 20여분만에 구녀산(484m)정상이다. 구라산(句羅山)으로 불려졌다가 구녀성의 축성설화와 관련하여 현재는 구녀산으로 부르고 있는 곳이다. 신라와 백제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구녀성이 자리하고 있는 정상엔 돌탑과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쉼터인 정자와 체육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다. 숲이 우거져 조망은 시원찮다.

잔잔한 걸음은 예쁜 팻말 서있는 갈림길(초정/분젓치)에서 잠시 멎는다. 그곳에서 초정방면으로 내려가면 세계3대 광천수의 하나인 초정약수터가 있는 초정과 연결된다. 워낙 길이 잘되어 있어 자칫 방심하면 잘못가기 일쑤인 곳이다.

다음 둘레꾼을 위한 길라잡이 시그널을 매달고있는 오병수 이규욱 대원

이티재를 출발한지 1시간여만에 분젓치다. 분젓치는 증평군과 청원군 미원면을 가르는 고갯길로 2004년 정맥종주할 때만해도 한창 공사중이었었는데 그사이 아스팔트길이 산뜻하게 포장되어 있다. 고갯마루에는 '좌구정'이라는 정자가 서있다. 잠시 좌구정에 올라본다. 까마득 아래로 삼기저수지와 증평읍내 그뒤로 병풍처럼 둘러선 두타산이 마주바라기를 한다. 누렇게 물들어가는 증평들이 한폭의 풍경화가 되어 아름답게 그려진다.

한남금북정맥 팻말을 따라 오른다. 마루금은 벌목지를 지나 우측으로 휜다. 빙둘러 산너머산의 고립감은 우뚝선 좌구산을 향해 한발한발 짚어간다. 차츰 고도를 낮추던 발걸음은 방고개를 앞두고 뚝 떨구어진다. 산길 또한 순하다. 방고개다. 한적한 고갯마루엔 때아닌 한창 공사중이다. 천문관측소가 건설중이었다. 방고개에서 증평방향으로 내려서면 좌구산 자연휴양림이 자리한다. 휴양림을 중심으로 휴양촌, 삼기저수지, 삼림욕장, MTB코스, 등산로 등의 시설들이 연계되어 있어 문화체험, 심신단련, 휴양을 한번에 체험할 수 있는 종합 휴양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좌구산 오름길에 만난 팻말 좌구산은 산길정비및 안내팻말및 편의시설들이 잘되어있다.

방고개를 뒤로 하고 본격적인 좌구산 오름길이다. 좌구산 자연휴양림과 연계한 등산로 정비로 안내팻말과 안전시설 쉼터등 잘되어 있다. 오름길은 드세다. 코가 땅에 닿을듯 드세다. 한발한발 힘겹게 움직이는 대원들의 등뒤로 막 시작된 단풍은 응원하듯 나풀거린다. 입에선 단내가 난다. 정상인가 싶은데 아니다. 저만치 멀어져 있다. 또한번의 된걸음 끝에 좌구산 정상에 오른다. 작고 귀여운 정상석이 반긴다. 청원의 최고봉 다운 고도감 아래 세상은 바다같다. 탁트인 시야를 기대하며 둘러보지만 뿌연하다. 아무것도 안보인다. 아쉬움에 까치발 뜨고 내어다보지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좌구산에서 되짚어 돌탑 서있는 전위봉에서 좌측으로 길머리는 이어진다. 순한 오르나림은 한동안 이어진다. 버섯들의 귀여운 유혹을 뒤로 하고 소풍길 같은 흥얼거림속에 탄력이 붙는다 싶더니 산불감시초소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바라본 화원리와 용곡리일대의 산들

여전히 시야는 갑갑하지만 화원리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산불감시초소를 내려선뒤 비스듬 좌측으로 휘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내려선뒤 김해김씨 가족묘역을 지나 삼흥고개다. 삼흥고개 절개지를 치고 오른뒤 산길은 중간중간 오르막과 편안함을 반복한채 고즈녁함을 동반한다.

청원의 최고봉 다운 면모를 과시하는 좌구산 오름길(왼쪽) 내산리 묵방마을 뒤로 형성된 낙엽송단지 숲과 사람이 어우러진 길은 한폭의 그림같다.

갈림길(미동산/미원)에서 개인소유의 약초 재배단지 경계용 그물이 둘러처진 능선을 따라간다. 인적이 드문 산길은 음산하다. 경계용 그물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난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임도 숲가엔 으름이 쩍쩍 입벌린채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숲속세상은 벌써 다음 계절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준다.

중리와 용곡리를 잇는 소로 위치확인중인 대원들

골짜기길을 벗어나니 중리와 용곡리를 잇는 소로가 나타난다. 소로를 건너 이어진 산길은 완전 명품 산책길이다. 길도 좋고 숲도 좋고 함께하는 사람들도 좋다. 두런두런 이야기꽃은 자연스레 피어난다. 그리고 장뇌삼 재배한다는 문구와 함께 쳐져있는 철망 울타리를 따라 길은 이어진다. 언제부턴가 마을과 인접한 산에선 울타리용 그물망과 철망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붙어있는 팻말엔 약초 재배, 흑염소 방목, 장뇌삼 재배한다며 형사처벌한다는 둥 고발조치한다는 등등의 문구를 발견하기란 어렵지않은 일이 되어 버렸다. 자연스러움을 벗어나 사람들이 관리하고 사람들을 통제하는 산은 이미 산의 고유기능을 상실한 것은 아닐까...

고향마을 정취가 묻어나는 내산리 묵방마을 입구에 서있는 마을비

철망 울타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길을 달리한 산길은 하늘 찌를듯 차오른 낙엽송 단지를 지나 대산리 묵방마을로 내려서며 내내 조였던 신발끈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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