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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상당산성 백오십리길(백족산~성무봉 구간 2편)

백족산 벗어난 산길 까칠
얼기설기 칡넝쿨 벗어나면
말도 구른다는 말구리재

보다 수월한 광봉 거쳐
탁트인 성무봉에 오르면
하늘까지 다다른 기분

  • 웹출고시간2010.10.21 22:29:2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상당산성 백오십리길(백족산~성무봉 구간 2편)

한계리 노계마을~(45분)~백족산~(2시간30분)~선두산~(2시간40분)
선도산~(40분)~성무봉~(50분)~문주리 주주골(총13.3km 소요시간 7시간 25분)
백족산 그늘을 벗어난 산길은 금새 까칠하다. 흔적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꼬부랑재를 지나 한동안 산길은 순하다. 울창함에 숨어버린 바깥세상 또한 보이지 않는다. 한남금북정맥 마루금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잠시 길을 잘못들어 한바탕 소동이 인다. 순간의 방심은 숱하게 내걸린 시그널을 보고도 눈뜬 장님을 만든다. 그것도 어느 한사람만이 아닌 전염되듯 우루루 대원들 전체가...되짚어 마주한 한남금북정맥 산줄기는 선명하다. 때론 반갑지않은 말벌집이 길목을 가로막아 멀찌감치 피해서 돌아간다. 너문대월고개이다. 고개 좌측으로 가면 한계리 우측으로 가면 낭성을 잇는 고개이다.

선도산 오름길전에 만난 사유지 팻말과 함께 둘러처진 철조망 둘레길은 철조망을 따라 간다.

청주 중앙 로타리 클럽에서 세운 팻말이 선두산 입구임을 알린다. 이후 오름길은 드세다. 가뿐숨 갈무리도 못하면서 제철 만난 버섯들의 유혹에 탐사대원들의 발걸음이 산만하다.

소풍날 보물찾기하듯 표정들은 진지하다. 선두산(526.5m)오르니 산뜻한 키다리 팻말 반기지만 키큰 나무들로 조망은 시원찮다.

성황당 흔적이 남아있는 안건이 고개

이후 급하게 떨구어지는 내리막길은 성황당 흔적 남아있는 안건이 고개를 지나 선도산(547.2m)을 오른뒤 되짚어 시경계를 따라 말구리재로 잇는 능선을 따라 가야 하지만 탐사대는 안건이 고개에서 선도산 오름길 전 좌측으로 난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인적이 끊기고 관리가 안된 임도는 이미 길의 의미를 잃은듯 마구 자란 풀들이 사람키를 웃돈다. 헤치고 나아감이 전쟁같다. 오랜만에 동참한 이수항씨 터널처럼 에워싼 칡넝쿨 걷어내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선도산 남봉 오르기전 말구리재로 질러가는 지름길 인적이 끊긴 산길은 칡넝쿨이 가득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면서 날을 잘못 잡았다느니 줄을 잘못 섰다느니 사설 늘어놓으면서도 칡넝쿨 걷어내는 낫질은 멈출 줄을 모른다. 작은 수고로움조차도 길들여짐처럼 몸사리지 않는 탐사대원들의 열정이 존경스러울뿐이다. 군더더기 없는 동절기면 모를까 녹음기엔 피해야될 길 같다. 가두가두 끝을 쉬이 보여주지 않는 칡넝쿨도 긴장하게 하지만 군데군데 걸어놓은 사유지 출입금지 팻말 또한 살벌하다. 며칠전 사전답사때 만난 한계리 주민들에게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지독한 피해의식에서 오는 경계와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외지인들이 놀러왔다가 고추, 호박등 농작물에 손을 대고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하고 아예 대형쓰레기를 가져와 몰래 버리기 까지 한다며 울분을 토해냈었다. 삶의 질을 따라가지 못하는 의식의 부재 속에 산좋고 물맑은 시골마을에 까지 미치는 도시인들의 이기적인 작태에 부끄러울뿐이다.

얼기설기 칡넝쿨 헤엄치듯 벗어나니 말구리재다. 말이 구를 정도로 가파른 고개라는데 가파르기보다는 음산하다. 이후 산길은 고르게 이어지다 미태재에서 잠시 내려앉는다. 청주에서 버섯 따러 오셨다는 두분의 아저씨를 만났다. 소통을 위한 통행의 고유개념도 잃은지 오래인듯 적막강산이었고 간간이 산꾼, 버섯꾼, 나물꾼들만 들고난다. 청주와 보은을 연결하던 미태재길은 청주지역 옛길중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남아있던 곳이다. 이 길은 조선시대부터 소장수, 보부상들이 이용했던 길로 육거리 시장, 월운천, 청원 남일면 황청리, 낭성면 추정리, 살티고개, 보은 내북면을 연결하는 관문이었다 한다. 도시화가 가속된 1960년대부터 통행의 기능을 상실한 미태재 길은 그동안 옛길의 정취를 그리워하는 시민들에게 답사현장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청원군이 황청리 도로 확.포장 공사를 발주하면서 미태재 길이 절반 넘게 손상돼 시민들과 문화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는 반쯤 쌓은 돌탑만이 풀섶을 뒤집어쓴채 외로이 서있다. 미태재를 이용해 산을 오르려면 한계리 한시울 버스종점에서 미태재까지 2km거리에 50여분이 소요되고 월오동 직지경찰서에서 풍차마을을 거쳐 미태재까지는 1.35km거리에 40여분이 소요된다.

관봉 정상에 오른 대원들 잠시 휴식을 즐기고 있다.

지친탓인지 관봉 오름길이 벅차다. '같이가자' '힘들어 못가겠다' 윤석준 대원의 말뿐인 투덜이병이 도진다. 이미 인근 주민들이나 청주시민들이 운동삼아 오르는 곳으로 등로는 잘되어 있다. 지능을 따라 연결된 코스의 다양함도 선택할 수 있다. 관봉 오름길전 갈림길(해은사/성무봉)에서 해은사 팻말을 따라가면 평지에 가까운 시경계 능선길로 햇빛 한줌 들지않는 아늑함 속에 해은사와 전원주택단지인 솔빛마을을 지나 농협 하나로마트 마당으로 떨구어진다. 거리는 3.4km 시간은 1시간 27분 정도 소요된다.

멀리서 바라다보면 선비들이 쓰는 갓처럼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인듯 우뚝솟은 관봉은 조망을 위해 간벌까지 해놓았지만 정상임을 알리는 표지석도 팻말도 없다. 쉬었다 갈수있는 나무의자만 덩그마니 놓여있다. 또다시 능선은 송암리 남경실 마을과 황청리를 잇는 벼재를 지나 드디어 마지막 봉우리인 성무봉(431m)이다.

성무봉 정상 청주시와 청원군 남일 문의 가덕면 일대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탁트인 산정을 딛고선 대원들 모두는 한동안 할말을 잊은듯 멍하다. 청주시와 청원군 남일면과 문의면, 가덕 일대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듯한 고도감아래 엎디어 있는 세상은 걸름없이 쓸고가는 바람처럼 시원스럽다. 발아래 공군 사관학교가 자로잰듯 반듯한 평면도처럼 엎디어 있다. 하늘을 탐구하는 그들이 성무봉에 올라 꿈꾸는 호연지기는 무엇일까· 녹아들듯 푸르른 하늘을 마주하면 새처럼 날고싶은 인간의 비행본능은 시도때도 없이 꿈틀대는지 두팔벌려 달려가보는 동심에 젖어본다. 날개가 돋듯 스멀스멀 어깨죽지 아래로 바람이 분다. 활공장이기도 한 성무봉 정상엔 공군사관학교에서 세운 정상석이 서있다.

성무봉에서 왕암재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암릉

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의 훈련내지는 체력단련장으로도 이용되는지 갖가지 통제 문구와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다. 오늘 산행에서 거의 접하지 못했던 암릉구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로프등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알굵은 마사흙으로 미끄러움에 대비해 조심조심 내려선다. 하산은 공군사관학교 지정보호수 서있는 왕암재에서 아늑한 골짜기길을 따라 숲밖을 벗어나니 고운 단청 입은 처마끝이 마중나서는 왕암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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