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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토지주 구룡산 등산로 폐쇄

사유지 등산로 진출입 통제
민간단체 개입 등 반발
"자연녹지로 해제시켜라"

  • 웹출고시간2019.10.10 21:06:18
  • 최종수정2019.10.10 21:06:17

청주 구룡산 토지소유자들로 구성된 ‘지주협의회’가 10일 청주시 성화동 농촌방죽 인근 구룡산에서 철선과 현수막으로 등산로를 폐쇄하고 있다.

ⓒ 김태훈기자
[충북일보 박재원기자] 청주 구룡산 토지소유자들이 등산로를 폐쇄해 버렸다.

보존도 중요하지만 엄연한 사유재산을 가지고 '맹지를 만들자' '도시자연구역으로 묶자' 등 이래라저래라 하는 터에 결국 참다못한 소유자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내년 7월 1일을 기해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실효되는 구룡공원 내 토지소유자로 구성된 '지주협의회'는 10일 성화동 산 49번지 등 사유지에 만든 등산로 출입구에 철선을 연결해 시민들이 산에 오르지 못하도록 막았다.

시가 토지소유자 동의를 얻어 구룡공원 사유지에 조성한 등산로는 약 2.4㎞에 달한다.

지주협의회는 이 등산로 진·출입 구역 25곳에 출입을 통제하는 철선을 치고,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안내문도 붙였다.

토지사용 승낙 없이 예전부터 관행적으로 사용한 등산로다 보니 이를 폐쇄한다고 해도 법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없다.

앞서 토지소유자들은 지난 7월 등산로 폐쇄를 예고했었다.

이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이유는 재산권 침해다.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35년간 개발행위 등 재산권 행사를 못 하다 헌법재판소 판결로 내년 7월 1일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는 데 이 땅을 헐값에 강제수용하려 들어서다.

도시공원을 지키겠다며 구성한 민간단체뿐만 아니라 지역구 시의원도 보존 명분을 내세워 민간개발 대신 이곳을 도시공원보다 제재가 수위가 강한 도시자연공원으로 묶자고 제안했다.

여기에 도로 인접지 등 개발이 용이한 곳을 우선 매입하고, 나머지를 맹지로 만들자고도 했다.

이들은 구룡공원 보존 방법을 논의하는 '청주시 도시계획시설 난개발 대책 거버넌스' 위원으로 활동하며 이 같은 의견을 내세우고 있다.

토지소유자 입장에선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

지주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 소유의 땅이 도시공원에서 해제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면 원래 용도인 자연녹지로 되돌아가 개발행위가 가능해지고, 지가도 상승한다.

생태가치가 높아 보존이 불가피한 곳은 도시공원 해제 후 책정되는 공시지가를 반영해 매입하기를 원한다.

시가 민간단체 등과 보존 방법을 논의하지 말고, 직접적인 당사자인 토지소유자와 우선 협의하라고도 요구한다.

지주협의회는 "도시공원에서 해제되면 난개발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난개발은 토지주가 아닌 청주시와 거버넌스에서 하고 있다"며 "자연녹지로 해제할 때까지 등산로 폐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은 아예 논의하지 않기로 했고, 보상비 또한 도시공원이 아닌 인근 표준지에서 추출해 주변 토지와 같은 조건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 박재원기자 ppjjww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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