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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여름의 향기 - 아버지와 아들

  • 웹출고시간2019.08.01 17:50:24
  • 최종수정2019.08.01 17:50:24
[충북일보] 아들이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겠노라고 선언을 했다. 내가 또 실수를 한 모양이다. 술을 마시고 좀 취하면 동네방네 전화하는 습관이 있다. 편안하다고 생각한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 어려운 점은 없는지 등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을 했는데 거기까진 좋았다. 그런데 뒤이어 사회생활은 이렇게 해야한다. 직장동료들하고는 이렇게 지내야 된다는 등 사회생활 전반에 대하여 장황하게 훈계를 한 모양이다.

횡설수설 하면서 이야기를 했고, 급기야는 좋은 여자를 만나서 장가가라는 명령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참에 이런 식으로 전화를 할여면 앞으로 전화하지 말란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내가 뭘 어떻게 했길래 그저 사회생활을 원만하게하고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라는 뜻에서 충고 겸 조언을 해 주었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되었단 말인가.

앞으로 만날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게다. 아버지를 안 보겠다는 것이다. 실수 했다고 할까. 아님 호통을 칠까라고 생각하다가 참기로 했다. 아들이 고등학교 삼학년 때다. 말 안 듣는다고 손이 올라갔다. 내리 치려는 순간, 내 손을 잡더니 "폭력은 아니 되옵니다" 하고 만약에 손찌검을 하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난리 피운 적이 생각났다.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 며칠 후에 드디어 일이 터졌다. 카톡방, 페이스북, 밴드 등, 그동안 같이 대화하던 대화방을 모두 탈퇴하고 메시지 수신거부를 하였다. 이건 아닌데... 이제 아들 얼굴도 못보고 영영 헤어지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지엄한 아버지 말을 안 듣고 반항을 한 단 말인가.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난 여태까지 아버지한테 대드는 것은 죽음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아버지한테 반항한단 말인가.

부모님께서는 부모님 뵈러 고향에 오지 말라고 하셨다. 전화도 자주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러니 전화도 안 드리고 고향집에도 자주가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그건 자식이 힘들까봐 그렇게 하신 말씀이다. 오지 말라고 해도 뵈러 자주 가야되고 전화도 자주 드려야 하는 게 도리라고 한다. 난 부모님 말 잘 듣고 잘 따라하는 게 효도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나이를 먹으니 부모 말씀을 액면 그대로 들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았다. 요즈음은 오지말래도 간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면 항상 옆자리에 않으셔서 지시하곤 하신다. 왼쪽 오른 쪽 하면서 지시를 하신다. 말로 하면 좋겠는데 손가락을 움직여 명령을 하신다. 엄지손가락으로 왼쪽, 오른쪽으로 누이면 그 쪽으로 가야한다. 당연히 아버지 손가락을 힐끗 보면서 운전을 한다.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하루는 큰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네비는 왼쪽으로 가라하고, 아버지는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누이셨다. 잠시 망설였다가 요즘 네비 괜찮으니깐 아버지의 판단력이 좀 시원찮으시니깐 하는 생각을 잠시하고 핸들을 왼쪽으로 틀었다. 그 순간 난리가 났다. 당신 말을 안 듣고 마음대로 내다는 것이다. 불호령과 함께 고성이 나고 난리가 났다. 뒤에 앉아 있던 와이프가 그럴 수 있지 않냐고 거들었는데,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되어버렸다.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무시한다고 또 불호령이 떨어졌다. 어떻게 하겠는가. 둘이는 무릎을 꿇고 싹싹 빌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셨던 모양이다. 그 후에 나를 보는 눈길이 예전과 다르다. 괘씸하다는 것이다. 암튼 아버지 말을 한번 안 들었다가 죽을 뻔했다.

아버지는 본인이 생각하시는 대로 판단하고 그렇게 밀어붙이시는 타입니다. 고지식하시고 타협이라고는 있을 수 없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라났으니 나 두 그런 습성이 있는 지도 모른다. 그게 아들한데 되물림 되어서 아들이 견디다 못해 뛰쳐나갔나 보다.

살아남으려면 환경을 탓하지 말고 자신을 환경에 적응 시키라고 알고 있다. 그러면 내 생각을 바꾸고 내 행동을 바꾸어야하는데 지금까지 60 평생 동안 만들어진 이 성격, 이 습성, 이 행동 패턴을 무슨 수로 바꾼다 말인가. 난감하다. 무릇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는데 이제라도 진지한 대화를 통하여 풀어야겠다. 술을 안 먹으면 얘기를 못하는 벙어리 인지라(이것도 아버지 닮았음) 술 먹고 이야기하다 보면 싸움 날 것이 뻔하다. 어찌할 건가· 데미안을 한 번 더 읽어야하나!

이상만

푸른솔문학회 회원

수필작품 공모 우수상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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