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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6.07 17:11:26
  • 최종수정2018.06.07 17:11:26
[충북일보] "승객 여러분! 청주 시에서는 버스노선을 개편하고 있습니다. 개편에 필요하오니 시내버스에서 내리실 때는 꼭 교통카드를 하차 태그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노라면 서너 승강장을 거칠 때마다, 차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여자 아나운서의 고운 목소리다. '하차 태그'란 시내버스를 어느 승강장에서 갈아타고, 목적지에 가려면 뒷문서 내릴 때 단말기에 환승을 위하여 교통카드를 찍는다. 잘 생각해보니 환승을 안 할지라도, 내릴 때는 카드를 단말기에 찍어 달라는 것임을 알았다.

나는 생각했다. '머지않아 시청에서 버스노선을 조정할 때, 어느 노선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지 파악해서, 노선개편 뿐만이 아니라, 버스 배차량도 조절할 모양이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어디를 갔다가 귀가할 때, 환승이 필요치 않아도 꼭 단말기에 카드를 찍고 내렸다.

시내버스노선 개편을 위한 차내 방송이 시작된 지 거의 석 달이 지나갈 때다.

청주에서는 '육거리시장'이 제일 커서, 그 승강장에서 내리거나 타는 손님이 다른 승강장에 비해 많은 편이다. 하루는 버스를 타고 육거리시장을 지나는데 그곳 승강장서 내리는 손님을 보다가 '하차 태그'를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세어보았다. 그날따라 열한 명 정도가 뒷문으로 내리는데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찍는 사람은 세 명 정도 밖에 없었다.

글쎄, 그 세 명도 시장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환승을 찍은 사람들이라면, 거의 모든 사람이 버스 방송 안내에 따르지 않는 셈이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을 테지만 어쩐지 마음이 씁쓸했다.

어느 날이었다. 아내와 같이 시내버스를 타고, 한 좌석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아 가고 있었다. 그날도 버스에서는 내릴 때, 꼭 '하차 태그'를 해 달라

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여보, 내릴 때는 꼭 교통카드를 찍고 내려요."라고 말했더니

"나는 카드를 주머니에 넣었는데 귀찮게 뭘 또 꺼내요."라고 아내가 말한다. 그러자 나는 내 손에 쥐고 있는 카드를 보이며, "앞으로는 주머니에 도로 넣지 말고 쥐고 있다가 환승이 아니라도 꼭 찍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정부나 관할 행정기관의 시책에 적극 협조하는 성숙된 시민 정신이 없이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목적지의 승강장에서 내리게 되자, 아내는 슬그머니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어, 단말기에 찍으며 내렸다.

내가 사는 곳엔 자동차들이 끊임없이 다니는 큰 도로가 있다. 그중에 우리 아파트에서 가까운 곳의 승강장을 나는 이용한다. 그런데 그 앞엔 하수구 뚜껑이 있다. 그것은 도로의 가장자리에 붙어 있지 않고, 무슨 연유인지 길의 중앙 쪽으로 얼마 쯤 나가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시내버스가 서면, 그 뚜껑 위에 앞바퀴가 얹혀 있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어느 날 그 뚜껑을 보러갔다.

철사다리 모양의 하수구 뚜껑의 중심축이 안으로 깊이 들어가 있지 않은가? 자칫하면 정차하는 버스의 앞바퀴가 그곳에 빠지거나, 달리는 차량의 바퀴가 그곳에 끼어 큰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나는 즉시 핸드폰을 꺼내서 114에 우리 주민센터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그곳에 신고를 했다. 며칠이 지나 확인을 해보니, 매우 두꺼운 바둑판 모양의 철판으로 튼튼하게 덮어 놨다. 우리 행정의 발 빠른 조치와, 나의 신고로 버스길이 안전하게 된 것에 흐뭇함을 느꼈다.

나는 어떤 경우, 급할 때는 신호를 무시하고 건널목을 뛰어 건너가, 떠나려는 버스를 타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한 경우도 더러 있었다. 또한 걸어가다가 무심코 길거리에 가래침을 뱉을 때도 여러 번 있었다.

우리들 각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모든 시민이 법을 지키고, 질서를 지키고, 나라의 시책에 보이지 않는 양심적 협조가 따를 때, 우리지역은 살기 좋은 고장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는 작지만 큰 나라가 될 것이다.

김용성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충북도민백일장 장원

한국공무원문인협회 등단

초등교사 청년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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