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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5.29 14:14:13
  • 최종수정2016.06.13 16:04:22

장인산 신부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 날 등 우리 삶에 관련된 중요한 날들이 모두 5월에 모여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는 나를 목욕시켜 주실 때는 항상 옷을 이불속 따뜻한 데 넣어두었다가 입혀주시곤 하셨다. 나는 특별히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신 어머니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나의 어머니 임정환(林貞煥·세례명 데레사)은 1921년 9월19일 평안북도 의주군 비현면 체마동 365번지에서 양친 임성택(바오로)와 유성정(베로니카)의 7남매 가운데 셋째 딸로 태어나셨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성당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기도와 교리를 배우고 부모님을 따라 매일 새벽 평일미사에 참례했고, 여자어린이들로 구성된 성모회원으로 주일 전 토요일이면 성당마당 청소와 성가연습을 열심히 하셨다. 의주 변문에도 자주 찾아가서 신앙선조들이 목숨 걸고 통과하던 장소를 직접 드나들며 순교자들의 신앙심을 본받으려고 하였다.

집안이 가난해 학교공부를 계속할 수 없게 되자, 어머니는 16세 때 일본 가마쿠라 성모방문 수녀회에서 운영하던 성모병원 부설 간호전문학교에 들어가서 3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일본 간호사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일본 수녀님들이 어머니를 곱게 보시고 그곳 수녀원에 들어오라고 말씀하셨는데, 20년간 그곳에서 사시던 한국인 서 수녀님의 충고로 한국에 돌아와 수녀원에 가기로 마음을 간직하고 귀국했다.

어머니는 귀국하신 다음 부모님의 가정사정이 너무나 힘든 것을 보시고 도립병원에 간호사로 취직하여 부모님의 생계를 도우시면서 산파공부를 병행해 조산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던 중 의사선생의 소개로 아버지 장시영(張始永)을 만나게 돼 평북 강계로 시집을 가셨다. 어머니는 1947년 맏아들로 태어난 나를 강계성당에서 베르나르도 세례명으로 유아세례를 받게 해주셨다.

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패망으로 끝난 후 북한이 소련의 점령 하에 들어가게 되면서 공산주의가 지배하자, 아버지는 먼저 홀로 월남해 서울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장교가 됐다. 아버지는 복무하면서 이북에 남은 우리가족을 남한으로 넘어오게 했다. 어머니는 1948년 시어머니 김영룡(모니카)을 모시고 어린 나를 등에 업고 해주감옥에 갇히는 등 많은 고생을 한 후 38선을 넘어 서울에 도착해 아버지를 만나게 됐다. 이후 동생 장인남(바오로·현재 주태국 교황대사)이 1949년 10월30일 서울 중림동에서 태어났다.

동생이 태어난 지 9달 만에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당시 육군본부 참모학교에서 교관으로 근무하던 아버지는 의정부 전투에 투입돼 곧 전사하셨다. 30세가 되기 전에 과부가 된 어머니는 시어머니(김영룡·모니카)와 우리 두 아들을 데리고 대구로 피난을 가서 살게 됐다.

대구 피난살이하는 동안 나는 소아마비에 걸려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됐다. 어머니는 나를 위하여 정성을 다해 하느님께 기도드리면서 성모 마리아의 보호하심에 나를 맡기셨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나는 소아마비에서 후유증 없이 완쾌되는 은혜를 입었다.

그 무렵 청주교구가 새롭게 설정되면서 예전에 북한에서 사목을 맡으셨던 미국 메리놀 외방전교회소속 신부님들이 충북지역을 맡아 사목하게 됐다. 평안북도 의주본당에 8대 주임신부로 계시던 파 야고보 주교님과 비현본당 이 야고보 신부님이 나의 외조부 임성택 바오로 전교회장을 잘 알고 계셨다. 이런 관계로 파야고보 주교님이 청주교구의 초대 주교님이 되시면서 우리 소식을 전해 들으시고 어머니에게 청주교구로 와서 교회 일을 맡아 보라고 하셔서 어머니는 대구 생활을 청산하고 청주교구로 오시게 됐다. 처음에는 제천 남천동성당에서, 후에는 청주 서운동성당에서 여자 전교회장으로 일하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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