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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9.23 18:42:14
  • 최종수정2015.09.23 18:42:14

신한서

옥천군 신한서 친환경농축산과장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 개최하는 제19회 연변 지용제에 참석차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공직 40년 만에 처음 중국 땅을 밟게 된다. 연변공항 하늘에서 본 연길시 초가을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고 우리의 가을과 다를 바가 전혀 없었다.

나즈막한 산과 넓은 들판에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만이 그나마 연변임을 느끼게 하고 있고, 공항 한구석에 위장막에 가려져있는 전투 비행기의 모습이 이색 적이었다.연길 식당에서 처음 접하는 음식의 특유한 향이 비로소 한국이 아닌 중국임을 실감하게 된다 .

곧바로 50여명의 일행은 연변대학 사범분원으로 향했다. 300여명의 학생들과 지용제 관련 인사들과 함께 간단한 개막식이 진행됐다. 행사장 체육관의 모습이 마치 시골의 게이트볼장이나 농산물 집하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같은 말을 사용하고 있으며, 시내의 간판들이 한글로 표기되어 있음에 금방이라도 같은 민족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함께 동행 한 이재무 시인과 김묘순 옥천문인협회장, 이명식 전회장등과 함께 백일장 지원을 위하여 연변대학 사범분원에 남고, 나머지 일행은 대성중학교 윤동주 시비와 명동촌에 있는 생가를 방문했다.

학년 대신 12,13학급으로 표시하고 있어 이채로웠다. 12학급은 2012년도 입학한 학생들이란다. 우리나라 학번과 같은 개념이다. 숙소인 국제호텔에서 내려다 본 연길시내는 비교적 깨끗하고 잘 정비된 계획도시의 느낌을 주었다. 바로 앞을 흐르는 제법 큰 강물이 검붉은 색이어서마치 연변 조선족 주민들의 조국에 대한을 애환을 토해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북한과 접경지역인 도문으로 향했다. 두만강 유람선에서 바로 앞에 펼쳐지는 민둥산의 북한 모습과 강변 초소에서 돌을 던져대는 어려보이는 북한초병의 초라한 모습이 불쌍하고 측은한 생각마저 들었다. 중국 땅에는 주민들 50여명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맞춰 건강 체조를 하고 있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어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오후 2시부터 연변대학 본원 예술학원 음악 홀에서 본격 적인 제19회 연변지용제의 막이 올랐다. 행사장에는 연변관계자들과 학생 주민등 300여명으로 꽉 찼고, 아담하면서도 아주 정감 있는 분위기였다. 전날 개최한 백일장에서 입상한 학생들 100여명에게 우리말로 시상을 하고, 이재무 시인이 시에 대한 강평, 김묘순 회장이 수필에 대한 강평을 하였으며 이들에게 수여한 시상금만 해도 400위안 (한화 1천여 만원 정도)이 지급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축하공연에서는 함께 동행한 백자 통기타 가수의 '향수'와 '고향의 봄' 노래가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뜨거운 동포애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단순한 옥천군과 연길시의 지방자치단체간의 교류가 아니라 국가차원의 행사로서 민족이 무엇이고, 조국이 무엇인지, 남북통일이 아닌 민족통일의 절심함을 깨닫게 하는 아주 감명 깊은행사였다.

많은 주민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참여하고 교류를 확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 진다.다음날엔 민족의 명산 백두산에 올랐다, 해발 2799m인 백두산은 온통 자작나무 숲으로 울창하게 우거져 있어 백두산이 마치 흰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혹시 우리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 60년 만에 처음으로 들뜬 마음으로 천지를 찾았으나 수줍은 천지는 나에게 옆모습만 살짝 보여주고 금방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정말 백두산은 우리민족의 정기어린 명산중의 명산임에 틀림이 없다. 그 높은 산 정상에 그 많은 물이 어디서 솟아나며, 항상 마르지 않고 유지되는지, 인간의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70여 미터의 높이에서 장엄한 울림과 함께 떨어지는 장백폭포도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중국을 통하지 않고 기차나 자가용을 타고 평양 신의주를 거쳐 무박 2일로 가족들과 함께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을 가슴에 담고 백두산을 하산했다.

4일째는 집안시(集安市)에 도착했다. 북한에 가장 가깝게 접해있는 곳이며,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고구려 수도였던 곳이기도 하다.

오호묘의 고구려 벽화가 2천년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우리를 반겨 주었고, 서기3년 유리왕이 국내로 수도를 천도하면서 축조한 환도산성과, 광개토대왕의 묘지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어 우리 일행의 마음을 더욱 서글프게 하고 말았다.

장수왕의 장군총, 광개토대왕의 비는 정말 고구려시대의 웅장함과 우리민족의 기개를 짐작하고도 남았다. 하루 빨리 남북통일이 아닌 민족통일이 되고 이곳까지 대한민국으로 편입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5일째는 통화(通花)에서 출발 단둥으로 이동하여 압록강과 위화도를 경계로 북한과 가장 가까운 강변에서 유람선(쪽배)을 타고 북한주민들을 코앞에서 볼 수가 있었다.

단둥시의 번창한 모습과는 달리 옛날 조그마한 마을 모퉁이에 있는 상여집과 비스한 초라한 북한 주민의 주택은 물론, 소달구지를 이용해 분탄을 실어와 갈비뼈만 앙상하게 남은 맨발의 젊은이가 나룻배에 삽질로 옮겨 싣는 모습이 70년대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여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국가나 가정이나 애비를 잘못 만나면 국민과 가족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쪽배에서 우리가 던져주는 담배를 북한 초병의 눈치를 살피며 가져는 주민의 뒷모습이 왜 이렇게 측은한지... 민속촌이라는 동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5시간을 버스로 대련(大連)까지 이동하여 저녁 12시가 넘어서야 숙소에 도착을 했다.

다음날은 안중근의사가 수감됐던 여순감옥을 방문해 일본인들의 잔악상을 깨닫고, 개인이나 국가나 힘이 없으면 얼마나 비참해지는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아직도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떠돌고 계시는 안중근의사의 영혼만이라도 하루속이 고국의 품으로 모셔오는 날이 오기를 기대 해본다.

버스로 이동하는 중, 이재무 시인의 강의 중 '시인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별을 따다줄 수 있다', '관계가 잘 발효 숙성되는 것이 인연이다' 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이인석 전 원장님의 연변지용제의 당위성과 필요성, 미래에 대한 주장, 이수암 유도회장님의 옥천의 역사, 김문기,조헌, 송시열 선생에 대한 강의, 김묘순 회장의 정지용과 함께 떠난 오룡배 문학기행등의 강의가 나의 마음 한구석 남아 오래 동안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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