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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정의 심리치료이야기 - "아이들도 치유가 필요하다"

"문제 있는 아이들 그림 살펴보면 원인은 대부분 부모
아이·부모 함께 치료… 원인 규명하고 노력해야"

  • 웹출고시간2015.07.14 15:24:14
  • 최종수정2015.07.14 18:12:37
[충북일보] 벽으로 갇힌 방에서 아이 앞에 도화지를 놓고 그림만 그리라고 하니 아이는 답답해했다. 밖에서 놀자는 제안에 아이는 눈빛이 달라졌다. 그녀는 아이의 눈에서 언뜻 빛을 보았다. 아이와 며칠 동안 밖에서 함께 놀며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오길 기대했다. 어느 날, 먼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색깔이 채워지고 형태가 완성되면서 다양한 그림이 쏟아져 나왔다.

미술심리치료사 정정희 원장

ⓒ 윤기윤기자
미술심리치료사 정정희 원장은 "갈색계열의 색조가 대부분이었다. 갈색, 빨간색과 노란색 같은 원색적 색깔이 대치했다"며 "색깔을 통해 여성을 우월하게 생각하는 아이의 심리가 엿보였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인 영민이(가명) 미술심리치료를 받게 된 동기는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여자들하고만 놀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남자아이들은 끊임없이 영민이를 놀리고 급기야는 왕따를 시켜 부모가 미술심리치료 상담을 요청한 것이다.

◇ 관계 회복의 열쇠는 결국 '사과와 용서'

영민이가 그린 그림에는 아빠가 엄마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다. 엄마의 수입이 아빠보다 월등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영민이 아빠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위축된 모습을 보였고 아이의 눈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우월한 존재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문제 있는 아이들의 그림을 살펴보면, 원인은 대부분 부모에게 있다. 아이만 치료해서는 효과가 없다. 부모와 함께 원인을 규명하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결국 영민이는 아빠의 존재보다 여성인 엄마가 월등했기에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들보다 여자아이들에게 호감을 느끼고 의지하려했던 것이다. 영민이 아빠와 면담에서 힐링 정은 아이의 상태를 설명하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힐링 정(Jung)은 "영민이는 아빠랑 목욕탕 가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리고 함께 요리를 하고 싶어했다"며 "영민이에게 아빠랑 '사우나와 산성 다녀오기'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물론 영민이 아빠에게는 사전에 충분히 약속을 받아 놓은 상태였다. 그 결과 아이의 그림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 위주로 변해 갔다. 마침내 아빠와 엄마 그리고 영민이가 함께 동등하게 어울려 노는 그림을 그려냈다"라고 말한다.

그후 아이의 그림은 꾸준히 발전했다. 현재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힐링 정(Jung)은 "영민이는 그림 소질이 출중했고 수준급으로 발전했다. 특히 여자아이들하고만 놀던 영민이가 남자 아이들과 놀기 시작하면서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했다. 이제 중학교에 진학한 영민이의 꿈은 화가"라며 "관계회복은 무엇보다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쳐 관계가 자연스럽게 회복된다"고 강조한다.

◇ 마음이 열리면 상처와 아픔을 그림에 쏟아 내

치유를 위한 그림들

ⓒ 윤기윤기자
미술심리치료사 힐링 정(Jung)은 그림을 좋아했다. 전공은 유아교육을 했지만, 꾸준히 그림 활동을 이어왔다. 우연한 기회에 문의에서 '아트빌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힐링 정(Jung)은 "18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그림과 연계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게 된 것이 그림치유를 위한 훌륭한 임상경험"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어린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아동미술지도사와 아동심리, 청소년 심리, 미술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한 성폭력, 아동심리, 청소년 상담, 아동미술심리치료를 병행했다. 이어 그녀는 "그림치유는 그림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나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이다.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공감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정화가 되며 마음이 열리는 것"이라며 "누구든 마음이 열리면 상처와 아픔을 그림을 통해 꺼내 놓는다. 그림은 결국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림에 풀어내는 순간, 이미 치유는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예술의 본질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화가 '마크 로스코'의 말이다. 힐링 정(Jung)은 그림을 통해 아이들을 만나고, 그림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자신의 직업에 감사한다. 그녀는 그 이유에 대해 "나 자신의 삶도 함께 치유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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