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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청주시 흥덕구 세무과 주무관

세상의 모든 부모는 '초보부모'다.

운전면허 학원에서 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운전연습을 하듯이 현실은 늘 자녀와 좌충우돌하고 초보운전처럼 '이리 쾅', '저리 쾅…'.

나 역시 '초보부모'이다.

특히 요즘 들어 정신적 혼란과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일이 생겼다. 다름 아닌 사춘기 아들을 대하는 방법을 학습하지 못한 데서 기인하는 부모-자식 간 갈등 때문이다.

요즘 유행어로 '중학교 2학년이 가장 무서운 세대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사춘기 문화가 심각한 가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집에서도 사춘기에 정점을 찍은 아들과 전쟁을 치루고 있는데 '전란 중 전란'이라는 우리 집안만의 새로운 유행어가 생길 정도니 말이다.

아이는 스스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을 때나 본인 일에 간섭을 받을 때 마다 모든 것을 엄마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책임 전가적 태도를 보인다. 아이의 그런 반항적인 태도에 놀란 나는 고심 끝에'아이들 사춘기'에 대하여 심도 있게 생각하는 기회가 부쩍 늘었다.

아이들에게 지나친 관심보다는 오히려 방임이 도움을 주는 것 같아 조언에 따라 아이에 대하여 노력하였지만 결과는 메아리처럼 들어오는 아이의 원망뿐이었다. 착하고 멋졌던 아이의 반항적인 어투를 처음 경험한 나는 어떻게 행동과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오늘도 놀란 가슴을 움켜쥐고 있을 뿐이다.

돌이켜보면 부모와 사춘기 아들이 겪는 상황이 직장이나 일반 대인관계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듯하다. 사회적 관계를 가지고 형성되는 모든 크고 작은 집단에서 공통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숙제가 아닐까.

직장 내에서도 가부정적이고 권위적인 말과 행동으로 부서원들은 불만이 쌓일 수도 있고, 반대로 평소에는 아래 직원의 자율성과 추진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면서 위 사람이 관여해야 할 상황에는 적극적으로 관여해 전반적으로 팀을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모범부서도 있을 것이다.

사춘기 또한 같은 맥락이라 할 것이다. 사춘기를 겪은 부모 또한 직장 내에서 '직장 사춘기'가 있기 마련이다. 문득 직장 내에서 겪는 감정들을 자녀에게 투영해보면 의외로 답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자식에게 적절한 감정의 전달은 중요하다. 간섭이 아닌 관심으로 자식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 기준을 설정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관심과 간섭은 참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상대방에게 영향을 준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전자는 긍정적인 결과를, 후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관심과 간섭의 간격이 벌어질 때 갈등이 생긴다.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간섭과 반항심이라면 나의 배려는 결코 유쾌한 관심이 될 수 없듯이, 관심과 간섭의 명확한 기준이 없다. 하지만 상대방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행동한다면 간섭과 관심의 간격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이글을 읽는 순간, 현재 내가 상대방에게 배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오늘 밤엔 사춘기를 제대로 겪고 있는 아들에게 마음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 해야겠다.

"있는 그대로의 네 모습이 정말 멋지고 사랑한다고, 내 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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