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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2.23 18:03:10
  • 최종수정2015.02.23 18:03:10

현진

청주 마야사 주지

어제는 아침 산책길에서 온 대지에 움트고 있는 봄의 생명을 마주하고 돌아왔다. 겨울 내내 꽁꽁 얼었던 논과 밭이 동면에서 깨어나 부드럽고 따스한 숨을 쉬고 있었다. 땅은 이렇게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더욱 튼실한 생명의 에너지를 품는 것 같다.

황태도 겨울바람 맞으며 얼고 녹으면서 제 맛이 깃들고, 곶감 또한 햇볕에 마르고 풀어져야 단 맛이 배이게 된다. 사람도 이와 같이 온기와 냉기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야 건강한 사람일 것이다. 이를테면 봄바람 같은 따스한 기질과 가을바람 같은 차가운 기질이 있어야 좋은 성격이라 할 수 있다.

결혼할 사람을 만날 때는 적어도 1년을 사귀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는 그 사람의 사계절을 가까이서 지켜보라는 뜻이다. 사람에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성질을 다 지니고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동안 상대방의 성격을 살펴봐야 실수가 적다.

사람에게는 봄기운처럼 따스한 마음이 필요하고, 여름처럼 뜨거운 열정도 필요하고, 가을처럼 멋과 낭만도 필요하며, 겨울처럼 냉철한 이성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마음을 알아보려면 1년 정도는 가까이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계절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남자건 여자건 성격이나 성품이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것은 집터를 구할 때도 마찬가지. 적어도 집을 짓고 평생을 살 곳이라면 사시사철의 기후를 살피고 그 땅의 기운을 느껴봐야 완벽하다. 1년의 일조량이라던가, 바람 부는 방향이라던가, 물의 흐름이라던가, 날씨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점검사항이다. 그렇게 해봐야 주변의 풍광이나 환경도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고 이웃의 인심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뭐든 후다닥 결정하면 한 가지 정도는 아쉬운 부분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사람이든 집이든 사계절을 겪어보아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하긴, 사람의 마음은 열길 물 속 같아서 몇 년을 지나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히말라야 라다크 지방의 격언 중에 '호랑이의 줄무늬는 밖에 있지만 사람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만큼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지만 1년 정도 그 사람을 사귀어보면 짐작이 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기도 하다.

그 어떤 일이든 1년 이상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한다면 실수나 실패도 적다. 무엇이든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조금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시력 검사를 할 때 너무 가까우면 글자가 잘 보이지 않듯이 자신의 일이나 주변의 사람도 좀 떨어져 보면서 관찰하면 제대로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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