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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9.15 17:12:15
  • 최종수정2014.09.15 17:12:15

박걸순

충북대 사학과 교수

꼭 74년 전인 1940년 9월 17일, 중국의 전시수도 충칭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군인 한국광복군 창립 전례식이 거행되었다. 행사는 오전 7시부터 자링장(嘉陵江)변에 위치한 자링호텔(嘉陵賓館)에서 2백여 명의 내외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이른 시간에 전례식을 치른 것은 일본 폭격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충칭에서 한국광복군 창군

성립 전례식은 임시정부 주석이며 한국광복군 창설위원회 위원장인 김구의 주관으로 진행되었다. 김구는 대회사에서 '3천만 한민족'을 대표하여 정규군으로서 한국광복군을 창군하여 우방인 중국과 항일 공동투쟁을 벌이게 된 의의를 강조하였다. 한국광복군 창군이 지니는 역사적 의의는 조소앙의 한국광복군총사령부 성립 경과보고에 잘 나타나 있다. 이 보고는 한국광복군이 일제가 1907년 8월 1일 강제 해산한 대한제국 국군의 맥락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였다. 또한 한국광복군은 만주 일원에서 항일투쟁을 지속해 온 독립군을 발전적으로 계승한 것이라고 하였다. 요컨대 한국광복군은 대한제국 군인들의 항일투쟁과, 독립군 무장투쟁의 전통을 계승하여 '혁명군'과 '건국군'의 양대 임무를 띠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군으로서 창군된 것이었다.

새로 제정한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

휴전 이후 대한민국 국군의 기념일은 육·해·공군이 제각기 달랐다. 국군의 날이 10월 1일로 공포된 것은 1956년부터이다. 이는 1950년 10월 1일 육군 3사단 23연대 병사들이 양양에서 최초로 38선을 넘어 북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북한은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 기념일로 지정하여 성대한 기념식을 거행해 오고 있다. 당초에는 '조선인민군'을 창건한 1948년 2월 8일로 지정하여 기념하여 왔으나, 1978년부터 기념일을 변경한 것이다. 즉, 김일성이 1932년 항일유격대인 '조선인민혁명군'을 창설했다는 4월 25일을 북한 인민군의 정통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1996년부터 인민군 창건일을 '국가적 명절'로 제정하여 기리고 있다.

통일시대를 대비한 국군의 날 제정

남북이 분단되어 있고 북한의 무력 도발 위협이 엄존하는 상태에서, 6·25 당시 38선을 넘어 북진한 날을 국군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북한이 철저하게 김일성을 중심으로 한 항일투쟁의 역사를 부각하여 인민군 창건일을 제정한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기념하는 것은 분단시대인 현재의 입장에서 보거나, 미래의 통일시대를 대비하여 볼 때 역사적 명분이 약하다. 분단시대인 오늘날, 남북한은 제각기 민족사의 정통임을 경쟁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 전문에서 3·1운동의 이념을 계승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천명하였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독립운동사의 정통으로 간주하고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분단시대에 남북한 사이에 엄청난 역사인식의 괴리를 보이는 부분이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자신들의 명분에 걸맞은 날을 인민군 창건일로 하고 있으나, 우리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면서도 정작 그 국군이었던 한국광복군의 존재는 잊고 있다. 통일시대를 전망할 때 국군의 날을 변경해야 하는 당위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북진'이라는 살벌한 구호를 외치며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말하는 것은 모순이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법통성에 상응하는 국군의 날은 한국광복군 창건일인 9월 17일이 최상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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