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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택

시인·충북문인협회장

사람은 누구나 여행을 좋아한다. 늙은 사람 젊은 사람 할 것 없이 어린이들까지 여행이라면 즐거워한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든 자동차로 가까운 곳을 가든 여행은 언제나 모든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긴 여행은 그만큼 큰 흥분으로 사람을 들뜨게 하고, 짧은 여행은 그만큼 가벼운 흥분으로 사람을 사로잡는다.

여행이 그처럼 사람을 즐거움으로 어쩔 줄 모르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 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해방감이다.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자유의 신선한 공기를 혼자서 마실 수 있는 것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하루하루의 일상생활을 떠나 전혀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것들과 접한다는 기대와 희망이 있기에 여행은 떠나기 전부터 잠을 설치게 한다. 새로 접하는 사물들의 신기함에 피로도 느낄 사이가 없어지는 것이다. 마냥 기쁘고 즐거울 뿐이다.

해외여행은 우리가 나고 자라고 일해 온 좁은 땅을 벗어나 넓은 세계로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흥분과 신기함의 강도가 국내여행보다는 아무래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해외여행자는 전혀 다름 문화권으로 날아 들어가는 것이다. 거기서 자신을 재발견하게 되고 일상생활을 되돌아보게 된다. 여행이란 즐거울 뿐만 아니라 유익하기도 한 것이다. 그것은 막대한 교육적 효과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사원들에게 몇 만 달러를 주면서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하고 오라고 명령하기도 하고 행정기관에서는 공무원들을 해외연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사실 여행처럼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교육은 없다. 그 나라의 문물과 유적과 관습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도 물론 좋은 공부임에 틀림이 없다. 아름답고 신기한 것들을 나중에도 잊지 않기 위해 카메라에 담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교육효과가 있다. 외국의 문물과 풍습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을 비교하게 된다.

이처럼 외국 문화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에 관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 것 중에 좋은 것이 무엇이며 나뿐 것은 어떤 것인지 가릴 수 있는 눈이 떠진다. 이보다 더 효과적인 교육 방법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통해 국제인 이 되어 가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 신세의 한국 촌사람 티를 벗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상투적인 일상성 속에 빠져들기 쉽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행동양식이나 사고방식이 늘 옳다고도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또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타성에 젖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데서나 함부로 담배를 피워 문다든가, 길가는 사람끼리 예사로이 어깨를 부딪친다든가, 여러 사람들이 모인 데에서 마구 큰소리로 떠들어댄다든가, 공공장소가 마치 자기 집 안방이나 되는 것처럼 서슴없이 논다든가 등 이런 일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우리들은 평소 이런 일들에 대해 무감각하다.

그러나 외국의 문화권 속에 들어갔을 때에는 그런 일에 대해 회의와 비판이 일어난다. 한국과 한국인에 비해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외국과 외국인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때 우리는 평소의 우리를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여행은 사고의 객관화를 가능하게 하여 준다. 우리가 어디에 서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와 비슷한 나라에 여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멀리 보다 넓게 시야를 뻗어야만 보다 정확한 우리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일본에서 일본인의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기도 하고 미국에서 미국인의 시각으로 우리를 관찰해야 한다. 좀 더 넓혀서 애기 하자면 유럽인의 눈으로 아시아인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객관적인 자기의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게 되며 세계화속의 국제인이 된다.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우리의 고정관념은 깨지고 그 대신 국제화된 사고와 행동이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 시인 아나톨(Anatole France)은 "여행이란 우리가 사는 장소를 바꾸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각과 편견을 바꾸어 주는 것"이라고 여행을 예찬했다.

지금처럼 지구촌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국제화가 보편화된 시대에서 해외여행은 필수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사치. 낭비의 대명사처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런 식의 흑백 논리는 낡은 사고방식에서 나온 것이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나가서 다른 나라를 많이 봐야한다. 그것은 사치와 낭비가 아니라 비싼 교육으로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로 많은 돈을 쥐게 된 졸부들이 밖에 나가서 흥청망청 뿌리며 돈 자랑을 하는 경우야 추한 한국인으로 욕을 먹어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그 졸부들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는 게 많다. 돈을 헤프게 낭비하는 것이 나쁘지, 해외여행 자체는 비난할 게 못된다. 외화를 아끼기 위해 해외여행을 억제하는 시대도 이제는 지나가는 것 같다.

여행은 즐겁고 유익하다. 일상의 굴레에서 해방되는 자유의 기쁨이다. 평소의 묵은 찌꺼기를 훌훌 털어내는 대청소이다. 마음을 활짝 열고 새 세계로 날아가 자율학습으로 자신의 인격을 살찌워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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