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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날개 - '톡소카라 안구증' 앓는 재호

기생충 원인…완치사례 없어 수시로 검사

  • 웹출고시간2012.03.18 19:34: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실명이 될지도 모르는 '톡소카라 안구증'을 앓고 있는 재호. 수줍음이 많으면서도 잘 웃는 13살 사춘기 소년이다. 엄마는 이런 재호가 고맙기만 하다.

ⓒ 임장규기자
멀쩡하던 아이가 자꾸 넘어졌다. 도통 균형을 못 잡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1년 뒤엔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다리 수술을 받다가 '간' 이상을 발견했다. 정상 수치보다 15배가 높았다. 서울 큰 병원을 찾았다. 원인은 '눈'이었다. '톡소카라(toxocara) 안구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생전 처음 듣는 병명. 톡소카라의 사전적 정의는 이랬다. '개과 동물 소장에 사는 기생충'. 이 벌레가 한재호(13·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세광중 1학년)군의 왼쪽 눈을 지나갔다. 어떻게 몸속으로 들어왔는지는 몰랐다. 흔적만 있었다.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 살아 있더라도 몸속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수시로 정밀 검사를 하는 수밖에.

"일단 실명은 막았어요. 더 이상 시력 저하를 막기 위해 2년 전 수술을 받았죠. 문제는 앞으로예요. 아직 완치 사례가 없데요. 실명이나 백내장으로 언제든지 발전할 수 있고요."

불행은 멈추지 않았다. 합병증이 왔다. '증식 유리체 망막병증'. 안구 출혈과 시력 저하를 불러오는 질병이다. 간 이상도 눈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료진은 판단했다.

이제 갓 중학교 교복을 입기 시작한 재호. 만 13살 사춘기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찬 병이다. 치료라도 제때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한다. 집이 가난해서다.

재호는 엄마(47)와 단둘이 산다. 2년 전부터 매월 정부보조금 30만원을 받는 기초수급자다.

아빠는 2살 재호를 남긴 채 엄마와 갈라섰다.

수곡동 9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에 살던 재호네는 4달 전 17평짜리 분평주공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전세자금을 대줬다. 10년간 매월 이자 6만8천원을 내는 조건이다.

"집을 옮기고 주문요리 장사를 시작했어요. 김치나 제사음식 같은 걸 만들어 팔아요. 한 달 50만원 정도 벌려나? 주문이 많으면 좋을 텐데…."

그전엔 우유·신문배달과 식당일을 했다. 길가에서 떡볶이도 팔았다. 닥치는 대로 일했다. 재호 치료비를 벌어야 했다. 무리한 탓에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허리와 목이 망가졌다.

엄마와 아들, 둘 다 아프다보니 빚더미만 늘었다. 2천만원을 넘어섰다. 재호는 완치 사례도 없는 희귀병이지만, 병원비 전액 면제인 의료급여 1종이 아니다. 15~20% 본인부담이 있는 2종이다. 재호의 병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희귀병 '코드'에 등록되지 않았다.

재호는 운동을 좋아한다. 공부도 곧잘 한다. 모두 아프기 전 얘기다. 지금은 눈이 시려 하늘도 못 쳐다본다. 균형을 잃어 언제 또 넘어질지 모른다.

그런데 사춘기라는 이 녀석, 참 긍정적이다. 숫기가 없어 사람 얼굴도 못 쳐다보면서 할 말은 다 한다. "두렵죠. 실명될지도, 죽을지도 모르니깐. 그래도 미래는 모르는 거예요. 언젠간 치료법이 나오지 않을까요? 안 되면 말고. 제가 의사돼서 만들면 되죠 뭐. 미래는 모르니깐."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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