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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충북의 九曲, 이대로 둘 것인가(1)

구곡의 기원지, 중국 무이구곡

  • 웹출고시간2007.04.15 20:50: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북의 九曲, 이대로 둘 것인가(1)-구곡의 기원, 중국 무이구곡>
충북은 빼어난 산천경승이 많아 조선시대 이래 명유현사들이 이를 배경으로 구곡을 설정하고 구곡시를 지었다.
구곡은 단순한 아홉 굽이의 자연공간이 아닌 성리(性理)문화 구현의 공간으로, 충북의 구곡은 같은 수계에 연계돼 구곡문화권을 형성했으나 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은 부족하다.
충북일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아 충북의 구곡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고자 10회에 걸쳐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본보는 강신욱 기자와 구곡문화전문가인 이상주(53.문학박사) 극동대 외래교수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답사한 구곡 기원지 중국 푸젠성(福建省) 서북부 우이구곡(武夷九曲.이하 무이구곡) 답사기를 첫 회에 싣는다. / 편집자주

떠났다.
그리고 뗏목에 몸을 실었다.
지난 8일 오후, 우이산(武夷山.이하 무이산) 골짜기에는 따사로운 봄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1시간 30분 가량의 길지 않은 유람 길. 9.5㎞에 이르는 동안 아홉 번이나 꺾인 물길은 오랜 풍상을 겪었으련만 아랑곳하지 않은 듯 골짜기를 따라 유유히 흘러간다.
계곡 물이 그리 깊지 않은(깊이 50~60㎝ 가량) 때문인가 자갈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만큼 물이 맑다.
지름 10㎝ 남짓한 굵은 대나무 7~8개를 엮고 그 만큼을 또 엮어 밧줄로 단단히 묶은 8~9m 길이의 대나무 뗏목. ‘주파이(竹筏)’라 불리는 이 대나무 뗏목 위에는 6개의 대나무 등받이 의자가 놓여 있고 사공 두 명이 앞뒤에서 노를 젓는다.
이 주파이의 의자에 편히 앉아 좌우로는 장엄한 산세를, 아래로는 맑은 물을 바라보며 물 흐르는 대로 일엽편주에 몸을 맡기니 이곳이 바로 신선이 산다는 선경(仙境)이 아닐런지.
본보 취재기자와 동행한 이상주 박사는 “무이구곡(武夷九曲)을 오지 않고 어찌 구곡을 논하리오”란 감탄사로 무이산 구곡십팔만(九曲十八彎)을 돌고 도는 구곡계의 절경을 읊었다.
생명력을 잃은 콘크리트 회색빛 도시와, 긴장감과 조급함에 늘 쫓기는 혼잡한 일상에서 이탈한 이방인이 다다른 무릉도원의 선계(仙界)는 속계(俗界)의 고민과 집착을 이내 녹인다.
중국 송나라 때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朱子 : 1130~1200)가 이곳 구곡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무이구곡가를 읊고 굽이진 골짜기의 절벽마다 시구를 새겨놓은 무이구곡.
“동주에서 공자가 나왔고 남송에는 주희(주자)가 있으니 중국의 옛 문화는 태산과 무이로다(東周出孔丘 南宋有朱熹 中國古文化 泰山與武夷)”란 말이 손색 없는 비경이다.
물과 산의 어울림은 장자제(장가계)와 구이린(계림)이 으뜸으로 꼽혀 많은 한국 관광객이 장가계와 계림을 찾고 있지만 호방한 남성미를 갖춘 무이산과 무이구곡 또한 그에 못지 않은 천하절경이다.
무이구곡 관광의 백미(白眉)인 대나무 뗏목 유람은 9곡 신촌시(新村市)에서 시작해 8곡 고루암(鼓樓岩), 7곡 석당사(石唐寺), 6곡 선장봉(仙掌峯), 5곡 철적정(鐵笛亭), 4곡 금계암(金鷄岩), 3곡 선기암(仙機岩), 2곡 옥녀봉(玉女峯), 1곡 승진동(升眞洞)에서 끝을 맺는다.
무이산 자연보호구에서 무이산 풍경구로 이어지는 이 구곡계(九曲溪)의 물길을 따라 기암절벽과 바위들은 한 굽이씩 돌아갈 때마다 나타나고, 그에 얽힌 전설과 사연을 나이 지긋한 사공이 설명한다.
취재진과 같은 주파이에 올라탄 연인 사이의 젊은 남녀 두 쌍은 신발을 벗은 채 잔잔히 스며든 물에 발을 담그고 구곡의 절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주자가 일엽편주에 올라 구곡의 빼어난 경관을 노래한 이유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구곡이라 다하려니 눈앞이 훤해지고, 상마(桑麻)와 우로(雨露)에 평천(平川)이 보이누나/ 어랑은 도원(桃源)길 다시 찾지만, 여기가 인간의 별유천(別有天)인 것을(九曲將窮眼豁然 桑麻雨露見平川 漁郞更覓桃源路 除是人間別有天).”(송재소 성균관대 교수 번역). 무이구곡가의 9곡을 노래한 시구다.
무이구곡을 포함한 무이산에는 연간 4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이는 무이구곡 관광의 진수인 대나무 뗏목 유람이 큰 몫을 차지하지만, 무이구곡 주변의 많은 자연.역사문화유산과의 연계 코스 때문이기도 하다.
무이산의 제1산인 천유봉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골짜기 운해(雲海)는 신비로움 그 자체다. 주자의 성리학을 조선에 보급한 퇴계 이황 선생의 영정과 관련자료를 전시한 무이서원, 지금으로부터 3천800여년 전인 옛 월인(越人)의 특수한 장속문화인 가학선관(架壑船棺)과 홍교판(虹橋板)이 바위 절벽 중간에 남아 있는 것은 불가사의다. 황제만이 맛을 볼 수 있었다는 대홍포차(大紅袍茶)는 중국 10대 명차 중의 하나.
다만, 관광객 중 외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대해 무이산시 여행국 시장부의 린페이(林飛) 과장은 “무이산공항의 국제공항 승격과 직항로 개설이 급선무”라며 “올 9월부터 WTO가 본격 시행되면 외국 여행사의 지부.지사 설립이 가능해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무이산은 1999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고, 2000년에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4A급 관광구역으로 설정됐다.
인간세계 바깥의 무릉도원 도원동(桃源洞), 유.불.도 삼교를 상징하는 품(品) 자 모양의 삼교봉(三敎峰), 천유봉에서 내려오는 길목의 암벽에 새겨진 복지동천(福地洞天), 강태공이 낚시를 하다 깨달음을 얻었다는 선조대(仙釣臺) 등 무이산과 무이구곡 곳곳에는 도가(道家)사상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상주 박사는 “성리학자인 주자 역시 늙지만 죽고 싶지 않은 노이불사(老而不死)의 인간본성을 갖고 있었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 기획취재팀

이상주 극동대 외래교수의 ‘구곡문화의 기원지 무이구곡을 다녀와서‘
-"대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무이구곡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이구곡은 조물주의 걸작이다. 만학천봉이 기암괴석으로 이뤄졌으며, 산수가 수려하고 웅장하다. 돌계단과 뗏목, 전설의 악극화(樂劇化)는 인력의 소산이다.
주변 도시(무이산시)는 고층 건물이 즐비하고 도로는 사통팔달이다. 문화관광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과 경제발전의 수준을 감지할 수 있는 징표다.
이렇듯 무이구곡은 천인합작으로 일대 명승지가 됐다. 무이구곡 관광의 백미는 그 협곡을 따라 뗏목을 타고 내려가며 무이구곡의 비경을 감상하는 것이다. 무이구곡은 9.5km 한정된 구간에서 뗏목을 타고 즐길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구곡은 어떠한가. 한국의 산은 잔잔한 파도이다. 어느 산 정상에 올라가도 이 파도를 타고 달릴 수 있다. 한국의 구곡은 이 파도 사이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어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하고 포근하다.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조화를 이루고, 계곡 따라 곳곳에 오밀조밀하게 저마다 독특한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산의 파도를 따라 전국의 구곡을 찾아갈 수 있다. 파도가 잔잔해 안전하고 여유있게 구곡의 선경절승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의 구곡은 학통계승과 동지적 결속의 상징이다. 국난의 위기를 맞으면 구국의지를 견강히하는 장이 됐다.
산의 파도를 따라 구곡의 배는 인류와 세계의 안녕과 평화의 깃발을 꽂고, 대한민국을 벗어나 오대양 육대주를 향해 한국문화와 구곡문화를 싣고 거침없이 달릴 수 있다.
최초의 구곡 무이구곡이여! 한국 최고(最高)의 구곡 화양구곡이여! ‘문화산수(文化山水)’의 빛이 되라. 구곡문화의 꽃이 되라. 한국을 넘어 인류를 감탄하게 하는 세계의 문화산수.구곡문화가 되라."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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