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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6.09 18:35: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세조가 일찍이 정인지와 유교(儒敎)와 불교(佛敎)의 시비(是非)를 논란(論難)하다가 세조의 뜻에 거슬러 부여현(扶餘縣)으로 귀양갔었고, 한 달이 넘어 소환(召還)되어 다시 부원군에 봉해졌다'.(세조실록)

정인지가 취중에 세조와 종교적인 얘기를 하다, 그의 미움을 받아 유배된 적이 있다고 전회에 밝힌 바 있다. 이 부분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배지가 다름아닌 충남 부여다. 당시 정인지의 부친은 부여에 거주하고 있었다. 따라서 정인지의 귀양은 일종의 '특혜성 귀양'이었다. 세조가 정인지를 진심되게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무튼 이후의 정인지는 적어도 세조 앞에서 만큼은 말을 조심하게 된다. 세조실록에 이 모습이 포착돼 있다.

'화위당에 나아가서 하동군 정인지와 영의정 한명회 등을 불러 술자리를 베풀고 임금이 지리설(地理說)을 논하니, 정인지가 아뢰기를, "지리설과 음양설(陰陽說)은 서로 비슷하니, 비슷하고 또한 가까운 이치입니다. 그러나 매우 심오하고 오묘하여서 신은 능히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였다.

정인지는 이런 인간적인 약점을 제외하고 여러 분야에 능통했다. 가히 조선초기 최고의 두뇌로, 어문·역사·천문 ·역법·아악·서예 등 여러 분야에 전문가적 지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능력을 칭찬하는 글이 옛문헌 여러 곳에서 관찰된다.

'공이 예위를 맡으매, 시권(試券)이 산같이 쌓였는데, 손가락으로 틀린 것을 지적하여 추호도 틀림없이 잠깐 동안에 등수를 매김이 백여 권에 이르니, 사람들이 모두 신기하게 여겼다'.(연려실기술)

'정인지는 타고난 자질이 호걸스럽고 영매(英邁)하며, 마음이 활달하고, 학문이 해박하여 통하지 아니한 바가 없었다. 세종이 천문과 역산(曆算)에 뜻을 두어 그 대소의 간의(簡儀), 규표(圭表)와 흠경각(欽敬閣)·보루각(報漏閣)의 제작에 있어서 다른 신하들은 그 깊이를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세종이 말하기를, "정인지만이 이것을 함께 의논할 수 있다" 하고, 명하여 모두 담당하게 하였다'.(세종실록)

간의, 규표는 천문관측기기의 일종, 흠경각은 천문시계 옥루를 설치햇던 건물, 보루각은 자격루를 설치했던 전각을 일컫고 있다. 당시 훈구파 대신들의 공통적인 현상은 과도한 재산축적이었다. 공신으로 자주 책록되면서 대농장 소유가 흔한 현상이 됐다. 실록사관이 이를 지적하고 있다.

'사신(史臣)이 논평하기를, "정인지는 성품이 검소하여 자신의 생활도 매우 박하게 하였다. 그러나 재산 늘리기를 좋아하여 여러 만석(萬石)이 되었다. 그래도 전원(田園)을 널리 차지했으며, 심지어는 이웃에 사는 사람의 것까지 많이 점유하였으므로, 당시의 의논이 이를 그르다고 하였다. 그의 아들 정숭조는 아비의 그늘을 바탕으로 벼슬이 재상(宰相)에 이르렀으며, 그 재물을 늘림도 그의 아비보다 더하였다" 하였다'.

정인지는 그의 묘가 괴산군 불정면에 있는 것 외에도 우리고장가 더 많은 인연을 맺고 있다. 정인지는 한때 충청도관찰사라는 외직을 거친 바 있다. 이때 제천 의림지 둑방을 보수했다. 역사에 등장하는, 의림지의 첫 보수공사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2008년 정경조(정인지 3남)의 묘가 택지개발로 인해 경기도 남양주에서 괴산 소수면 아성리로 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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