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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5.26 15:02: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문종(文宗·1414~1452)은 아버지 세종을 많이 닮았으나 병약했다. 재위 2년 4개월만에 병사하니 그의 나이 38살이었다. 문종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당시 대신이었던 김종서, 황보인 등에게 어린 단종을 잘 보살펴 줄 것을 부탁한다.

이런 까닭에 수양대군 세조가 왕권 찬탈을 위해 주도적으로 일으킨 계유정난 때 이들이 1차적으로 제거된다. 반면 당시 영의정으로, 문종의 부탁을 함께 받았던 鄭분(?~1454)은 화를 입지 않았다. 정분과 정인지는 처남 매부지간이다. 일설에 의하면 정인지의 구명 노력으로 화를 면했다.

그러나 정국은 계속 심상찮게 돌아갔다. 그는 영의정의 몸으로, 하삼도 체찰사로 보내진다. 체찰사는 왕명에 따라 일정 지역의 민정을 살펴보는 고위 임시직을 일컫는다. 사가들은 이 역시 처남 정인지의 배려로 보고 있다.

"간신을 처벌해야 한다"는 상소가 그치지 않고 계속 올라왔다. 그는 하삼도 체찰사 임무를 마치고 상경하는 도중 세조의 유배 전지(傳旨)를 접하게 된다. 하삼도는 충청, 전라, 경상도, 전지는 임금의 뜻이 담긴 공문서를 의미한다. 이 부분에 우리고장 충주가 등장한다.

'체찰사로서 영남에서 돌아와 충주에 이르러 황보인ㆍ김종서 등의 머리를 지방으로 조리 돌리는 것(효수를 의미)을 보고, 말달려 용안역(用安驛)에 이르니, 서울 관원이 말을 달려오며, 전지(傳旨)가 있다고 외쳤다. 공이 곧 말에서 내려 재배하며 말하기를, "노상에서 처형을 받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니, 역관(驛館)으로 갈 수 없느냐"고 한즉, 관원이 말하기를, "그런 것이 아니오 나는 다만 교지를 받아 공을 적소(謫所·유배지)로 압송하는 것이오" 하였다.(연려실기술)

'용안역'은 지금의 '충주시 신니면 용원'를 의미하고 있다. 지금은 지명이 '용원'으로 바뀌었으나 대동여지도에도 '용안역'으로 표기돼 있다. 조선시대 때는 9개의 대로가 존재했다. 이중 용안은 제 4로(영남대로) 위에 위치했다. 제 4로는 한양- 무극역(생극)-용안역(용원)-달천나루-단월역-안부역(수안보)-소조령-문경새재-대구-동래에 이르는 코스다. 용원은 얼마전에 구제역이 발생돼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지역이기도 하다. 연려실기술의 이야기는 좀더 이어진다.

'감형관(監刑官)이, "내일 형을 집행하겠다"고 하며, 관아에 가두려 하자, 공이 따르지 않고 관아 문밖에 서서 말하기를, "관아에 들어갈 것이 있느냐, 여기에서 즉시 죽겠다" 하였다. 감형관이 형을 집행할 때에 목의 끈을 매려 하니, 공이 말하기를,"죽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명분이 다르다. 내가 만일 두 마음이 있다면 죽은 뒤에 맑은 하늘이 그대로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이상이 있을 것이다" 하고 형을 받아 죽었다'.

정분은 충주 용안역에서 형이 집행돼 전남 낙안으로 유배되고, 이어 광양으로 이배된 끝에 교살됐다. '탄'(坦)이라는 스님이 그의 시신을 수습했다. 연산군 때 김일손(金馹孫·1464~1498)은 이 사실과 스승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사초에 기록했다. 이것이 발단이 돼 일어난 것이 무오사화다. 그의 사당과 정려는 충북서 그리 멀지 않은 공주시 사곡면 호계리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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