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또…

"바다도 숨을 죽이고, 지켜 보았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 웹출고시간2010.04.18 18:24: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성낙수 교수

한국교원대·외솔회 회장

“바다도 숨을 죽이고, 지켜 보았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2010년 4월 15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슬픔과 분노, 처연함, 막연함 그 무엇이라고 한 마디로 말할 수 없는 심정으로 텔레비전을 지켜 보았다. 그들은 왜 그렇게 죽었을까? 어떻게 그런 일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었을까? 끊임없는 의문이 머릿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들은 아직 꿈도 피워 보지 못한 젊은이들이었다.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가 입대한 사람, 제대하면 직업을 가질 사람, 꿈에 그리던 승진을 앞둔 사람… 한결같이 잘 생기고 똑똑하며, 용감한 군인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46 명(8 명은 못 찾음)이나 졸지에 차디찬 물속에서 주검이 되어, 처참하게 잘려진 천안함—뱃속에서 나왔다.

그들이 그렇게 된 원인은 무엇보다도 이 나라, 이 땅에서 태어난 데 있다. 지금은 조국이 반으로 나뉘고, 한 쪽에서 살고 있는 동족이 가난하고, 잔인하며, 남을 질시하고, 호시탐탐 전쟁이라도 일으키려고 허점을 엿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백성들의 부귀와 안위는 아랑곳없이 자신의 영화에 연연하며, 사람의 목숨을 파리의 그것보다도 가벼이 여기는 지도자가 있기 때문이다.

옛날로 가보면, 조상들이 이 좁은 한반도에 삶의 터전을 잡고, 겨레끼리 아옹다옹하며 살다가, 조선시대에 이르러 문약에 흐르고 공리공담에 몰두하다가 급기야 나라를 빼앗겼으며, 36년 간이나 남의 지배를 받다가, 광복은 되었지만, 반쪽은 그렇게 못된 사람들에게 점령단한 데에서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그래도 남쪽은 광복 후 많은 난관이 있었음에도 각고의 노력을 하여, 이제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부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차들이 6대주를 누비며, 운동을 하거나, 바둑을 두거나, 어느 것도 남의 나라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지니게 되었다. 이런 우리를 부러워하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어떻게든 무력으로 침탈하거나, 공짜로 얻어가거나, 공갈 ․ 협박으로 빼앗아 가려는 이들이 북쪽에 있다. 그들은 아직도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는 이들이 부지기수이며, 약품이나 기기가 없어 병들어 죽어 나간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 와도 만날 수 없으며, 이야기도 나눌 수 없고, 그들이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입는지,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도 안 된다. 그것은 지도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젊은이들은 그런 악랄한 사람들로부터 우리들을 보호해 주려고 군에 간 것이다. 그 좁은 뱃속에서 불편함을 마다하지 않고, 박봉에도 불평함이 없이 근무하였다. 어떤 이는 사랑하는 연인이 있었고, 심지어 어떤 이는 몇 달 후 결혼을 앞두고 있기도 하였다. 아직 어린 자녀들이 기다리는 아빠, 아들에게 동생을 낳아주고 싶은 아빠도 있었다. 부모님에게 한없는 효도를 바치고 싶은 아들, 어떤 것이라도 부인에게 다 주고 싶은 남편이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그들에게서 미래가 사라진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앞날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어떤 이는 마치지 못한 학업에 전념할 수 있고, 돈을 벌 수도 있고, 명예를 찾을 수도 있었다. 그들 중에서 대통령도 나올 수 있고, 사장도 나올 수 있고, 의사도 나올 수 있고, 학자도 나올 수 있었다. 그런 그들의 미래를, 행복을, 꿈을 앗아갔다.

그런데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의심을 받는 집단은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60억원어치나 되는 폭죽을 터뜨리며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몇 백만 명이나 되는 백성들이 헐벗고, 배고픈데, 그 돈으로 곡식이나 사다가 먹일 일이지 웬 축폭인가. 이웃집에 초상이 나도 조의를 표하고 근신하는 것이 당연하거늘, 그 많은 동족이 유명을 달리했는데, 그들은 무엇이 즐거운가. 처음부터 알 만한 사람들은 그렇게 센 폭탄으로 큰 배를 침몰시킬 수 있는 자들이 누구인지 감을 잡고 있었는데, 언제나 한 번쯤은 포악성을 드러내 도발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는데, 자기들의 욕망이 채워지지 않으니 한 번 횡포를 부릴 것임을 알고 있었는데, 그들은 어떤 짓을 저질렀기에 그렇게 즐거워하나.

그러나 이제 우리들은 절대로 그런 일에 놀라지만은 않는다. 슬픔에 겨워 자지러지지도 않는다. 더구나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든지, 겁박에 못 이겨 내 것을 내놓지도 않는다. 우리는 6․25를 겪었고, 김신조 사건ㆍ미루나무 사건ㆍKAL 사건ㆍ아옹산 사건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보다 엄청난 재력과 무기와 용기와 애국ㆍ애족의 정신으로 무장하였다.

이제 돌아가신 이들에게 어떤 것을 주어도 보답이 되지 않을 것이다. 돈이, 명예가, 칭송이 그 무엇이 그들에게 필요할 것인가. 단지 우리들이 그들과 유족들에게 위안이 되게 하는 것은, 우리나라를 더욱 평화롭게, 강하게,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다. 더 이상 젊은이들의 생명과 꿈이 위협받지 않도록 굳건한 사회를 구축하는 일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