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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작년인가, 칼럼니스트 김선미 씨가 쓴 글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글로벌 커피 전문점에서 299잔의 커피가 주인 없이 버려졌다. 한 소비자가 사은품으로 주는 가방을 받기 위해 커피 300잔을 주문하고는 커피 1잔과 가방 17개만 챙긴 채 떠나버린 것. 이 마케팅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버려진 커피들을 보며 과연 그 브랜드의 대표는 미소 지을 수 있을까. 굿즈 마케팅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95년 11월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당시 펩시에서는 포인트를 모으면 사은품을 주는 '펩시 스터프 이벤트'를 진행했고, 이를 홍보하는 TV광고를 미국 전역에 내보냈다. 펩시 캔 24개를 10포인트로 환산한 후 75포인트를 모으면 티셔츠를, 175포인트를 모으면 선글라스를, 1450포인트를 모으면 가죽 재킷을 주었다. 포인트가 부족할 경우 현금으로도 지불할 수 있었다. 이 스터프 이벤트 광고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만 장면이었다. 대학 운동장 위에 착륙한 해리어 전투기 안에 펩시 티셔츠와 가죽 재킷을 입은 한 남자가 타고 있었고, 700만 포인트를 모으면 3천300만 달러에 육박하는 해리어 전투기를 준다는 카피가 이어졌다. 무려 1680만 캔의 콜라를 마셔야 채울 수 있는 포인트였다. 농담이 분명했던 이 카피는 한 대학생의 행동으로 현실이 되어 버렸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21세 대학생 존 레너드가 콜라 캔 36개(15포인트)와 나머지 포인트 가격에 상응하는 수표를 펩시 측에 보낸 것. 결국 펩시는 레너드를 상대로 경품 인도 거부 소송을 걸었으며, 레너드도 이에 맞서 전투기 인도 계약 불이행과 사기에 따른 위자료 청구까지 더해 맞고소했다. 결과는 펩시의 승소였다. 코카콜라에 밀려 만년 2위였던 펩시는 이 노이즈 마케팅으로 엄청난 인지도까지 얻었다. 존 래너드는 펩시에 가장 큰 이익을 안겨준 마케터였던 셈이다. 많은 언론에서 이런 굿즈 마케팅을 본질과 어긋난 주객전도 마케팅이라고 지적한다.>

주객전도. 말 그대로,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주객전도의 예는 우리 주변에 숱하게 널려 있습니다.

호주에서 산불이 일어났을 때 사령탑에 있어야 할 현직 총리인 스콧 모리슨은 하와이로 휴가를 가고, 오히려 전직 총리인 토니 애벗이 의용소방대로 봉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주객전도의 좋은 예지요.

2010년대에 들어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교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이 들어오면서, 학교 측은 한국인 학생보다 중국인 유학생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들이 한국인 학생보다 학비를 더 내기 때문에 학교 측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하는 고객이 된 것입니다. 특히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의 지지·반대에 따른 한중 대학생 간의 대립시, 학교 측은 한국인 학생을 보호하기는커녕 중국인 학생들의 온갖 협박·폭행을 방치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대학교는 교내에서 홍콩과 관련된 대자보를 금지하거나 홍콩과 관련된 회의나 행사를 못하게 막았습니다. 이 또한 주객전도의 좋은 예입니다.

러시아의 자유민주당은 소련의 다당제 허용으로 인해 1989년에 생긴 첫 야당입니다. 원래는 소련 공산당이 중국처럼 관제 야당으로 이 정당을 쓰려고 했지만, 2년 후의 소련 해체로 인해 그 정당을 이용하기는커녕 오히려 공산당이 몰락했습니다. 자유민주당은 그대로 야당으로 현재까지 살아있습니다. 그야말로 주객전도지요.

국민의 생각은 물어보지도 않은 채 몇몇의 생각만을 담아 자신들이 추구하는 모든 것들을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현금(現今)의 우리나라 정부와 여당의 태도도 주객전도의 좋은 예가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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