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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전 단양교육장·소설가

승선객(乘船客)이 한쪽으로 몰리면 배가 기울기 마련입니다. 침몰의 위험에 처하는 것이지요. 지금 이 나라가 꼭 그러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진보와 보수가 맞물려 끼리끼리 나뉘어 팽팽하게 힘을 겨루는 듯싶더니 어느 결엔가 나라의 모든 것이 진보 쪽으로 기울어 균형감을 잃었습니다. 아무래도 그것에 일조한 것이 박근혜의 탄핵이 아닐까 싶은데, 아니 더 파고들면 촛불이 될 테고, 그보다 더 파고들면 JTBC의 태블릿 PC 보도와 세월호 침몰이 자리하고 있을 듯합니다.

대통령 중심제 나라이다 보니 행정부를 몽땅 진보가 차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사법부 수장과 공영 지상파 방송의 수장들마저 자기편을 앉히고, 코로나가 횡행하는 틈새에 눈 먼 돈을 마구 뿌려대 입법부까지 손아귀에 넣었습니다. 교육계와 문화계는 또 어떠하고요. 눈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아도 보수는 쌀 속의 뉘처럼 적습니다. 한지(漢紙)에 먹물 스미듯 방방곡곡이 진보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여당은 자신들이 마음먹은 것을 눈 한번 깜짝이지 않고 밀어붙이더군요. 등 떠밀어 의자에 앉힌 윤석열을 마구 흔들어대는가 하면, 어느 날 갑자기 아무리 보아도 무리수로 보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슬그머니 디밀어 영남의 민심을 교란시키고 있고, 경찰과 검찰에 맡겨도 될 일을 굳이 따로 떼어 손을 보겠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만들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뿐인가요. 해외에서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원자력 사업을 까뭉개 우수 인력이 갈 곳을 잃게 만들었고, 그에 따라 원자력 사업에 진력하던 거대 기업을 하루아침에 쫄딱 망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대체 자원이라며 태양광 사업을 밀어붙여 조용한 시골마을을 집중호우 때 흙더미에 깔리도록 만들었지요.

또 있습니다. 애초에는 손아귀에 들어갈 작은 눈뭉치였는데 이제는 산처럼 커져 도저히 감당이 어려운 부동산 문제도 가만 두었으면 저절로 잘 돌아갔을 터인데 시장경제를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주물러보겠다고 건드려 덧나게 해 이제는 치료방법조차 찾기가 어렵도록 만들었지요.

세금 문제는 또 어떤가요. 선거 때마다 돈을 퍼주다 보니 곳간이 비어 가진 자의 것을 빼앗으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보니 해법이 엉키고 있습니다. 그런 형편인데도 이쪽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북한에는 조금이라도 더 퍼주려고 혈안입니다. 머리를 조아리다 못해 엎드려 절하는 형국입니다.

돌아보면, 살펴보면, 제대로 돌아가는 분야가 하나도 없는 듯싶습니다. 배가 한쪽으로 기울다 보니 오만과 방종, 편견, 과욕, 맹신, 적의가 똘똘 뭉쳐 각종 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층의 일탈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안희정, 박원순, 오거돈의 일탈이야 고발자가 있었기에 노출이 가능했지만 숨어 있는 일탈은 아무래도 정권이 바뀐 뒤에야 드러날 테지요.

균형추가 깨어진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쥐고 흔들었으니 그만큼 허물이 많을 것입니다. 정권이 바뀌면 그것은 '적폐'가 되어 그들 앞에 나타날 테고 그들 또한 나락으로 떨어지겠지요. 밀어붙이는 틈새에 불이익을 받고는 이를 물고 있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때문에 정권 연장에 기를 쓰는 것이겠지요. 외국 언론이 지적했듯이, 전임 대통령이 감옥을 들락거리는 우리네의 창피한 전통은 대통령중심제가 존속하는 한 아무래도 근절이 어려울 듯싶습니다. 흘러가는 물길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가만 두고 바라보아야 하는 것인데 그것을 억지로 돌리려니 각종 무리수가 끼어들기 마련이겠지요. 참으로 슬프고 부끄러운 우리네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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