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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과 함께하는 여름의 추억 - 한 잎의 여자 1

  • 웹출고시간2015.08.27 14:13:09
  • 최종수정2015.08.27 14:12:54

한 잎의 여자 1 / 오규원 (1941 - 2007)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 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같은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詩集)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한 남자가 사랑한 여자는 담장 밖 로미오를 바라보는 올리비아 헤세와 같은 청순한 눈을 가졌거나 혹은 사진작가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시골여자의 수줍은 얼굴을 가진 여자일 듯하다.

한 남자가 정말 사랑한 여자는 물푸레 한 잎 같이 쬐그만 여자였다. 그녀의 솜털도 마음도 영혼도 눈도 물푸레 한 잎에 붙은 작은 것이어서, 그 작은 것에서 나와 보일 듯 말 듯한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다는데, 슬퍼서 아름답고 시집의 활자처럼 영리하고 바보 같아서 더욱 아름다워 완벽한, 그래서 다가설 수 없는 여자가 아닐까. 사랑하지만 다가설 수 없기에 혼자 불행하고 외롭고 슬프듯이, 어렴풋하게 보일 뿐 다가오지 않아 혼자 불행하고 외롭고 슬픈 여자가 아닐까.

그 여자는 이 세상 모든 남자들의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첫사랑인지 모른다. 다 파헤쳐지고 찢어지고 낯선 얼굴들만 어른거리지만, 눈 감으면 유년시절 그대로의 모습으로 떠오로는 고향처럼 그렇게 마음 속에 선연히 떠오르는 얼굴일지 모른다.

시인은 여자만을 가진 여자의 전 존재를 표현하기 위해 온갖 은유를 다 동원하지만, 아무래도 어떤 은유로도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를 표현하기에는 감당할 수 없을 듯하다.

/ 권희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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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