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시·수필과 함께하는 겨울연가 - 아버지의 돋보기

  • 웹출고시간2015.02.05 18:49:41
  • 최종수정2015.02.05 14:26:56
자, 이제 아버지 얘기 좀 하자. 독자들이여, 아버지 얘기를 한다면서 필자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 점 용서하기 바란다.

일전에 충격적인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생각나는 인물을 순위별로 써 보라는 어느 앙케트였다.

엄마가 1위 아버지가 9위였다. 아버지는 억울하다. 막돼먹은 세파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쓰디 쓴 소주를 탈탈 털어 넣었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랴.

자식들에게 다 주고 나서 더 줄게 없어 가슴 아파하는데, 자식들은 다 받고 나서 못 받은 것만 크게 생각하며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지 않은가.

내가 그랬다. 늘 헐은 옷과 거친 밥을 먹으면서 아버지를 미워했다.

중학교를 못가서 아버지가 가르치는 서당에 들어갔으나, 아버지에 대한 적의를 품고 들개처럼 쏘다니기만 하였다.

회초리가 내 장딴지에 항상 달라붙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아버지한테 유산으로 받은 것은 돋보기 하나뿐이라며 제삿날도 잊어버렸다.

어리석게도 나는 40이 훌쩍 넘어서야 아버지가 나에게 값진 유산들을 물려주셨음을 알았다.

웬만한 학업에 견딜 만한 머리와 끈기를 주셨고, 문학의 바탕이 되는 상상력과 감수성을 주셨다.

가난에 비굴하지 않는 법도를 일깨워 주셨으며, 큰 나무 밑에서는 자랄 수 없음을 깨우쳐 주셨다.

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내가 아버지의 삶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나와 함께 계시고, 여전히 나와 함께 계시지만 이미 돌아가셨다.

/ 권희돈 시인

아버지의 돋보기 / 권희돈(1946 - )


진갈색의 굵은 뿔테를 두른 두터운 유리알

유행에 뒤떨어진 아버지의 돋보기

입김으로 남루를 지우고 조심스레 걸쳐본다

끈덕지게 달라붙는 눈가의 안개 걷히고

영리한 활자처럼 추억이 살아 움직인다

한지 같은 흰옷 정갈히 입고 얌전히 앉으시어

몸을 느릿느릿 흔들며 한적을 읽으시는 아버지

가끔 꿈속에 근심스런 얼굴로 찾아오셔서

아주 먼 곳에 계신 줄 알았는데,

아버지의 글소리 듬뿍 배인 돋보기를 걸치면

싸리나무 회초리가 무서운 서당 아이

꿈결인 듯 물결치는 호밀밭을 내닫는다

노고지리 한 마리 파르르 하늘로 치솟는다

아, 빈 하늘 안쪽의 견고한 중심이여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