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가 지닌 것은 오직 일용할 양식 뿐. 타박타박 꽃 세상을 건넌다.
몸 자체가 경전이므로 하심 따윈 배우지 않아도 된다.
여섯 개의 발로 기는 곤충, 네 개의 발로 걷는 짐승, 지느러미로 헤엄치는 물고기 모두가 낮은 자세로 한 평생 경배하듯 살아가는 까닭이 있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서로를 배려하면서 구체적으로 살아간다.
인간만이 자연을 파괴하며 문명사회를 만들어 놓고는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는 찬란한 훈장을 달았다.
사실은 인간만이 유일하게 자연으로부터 추방당한 것이다. 인간의 원천적인 소외감과 불안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더욱 불행한 것은 문명사회가 비대해져서 다시는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지진 쓰나미 허리케인 각종 바이러스로 자연은 인간에게 파멸이 가까워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마다 성장을 외친다. 분명 파멸을 향하여 치닫고 있으면서 먹고 마시는 재미에 빠져들었다.
<개미>는 이런 어리석은 인간에게 자연과 함께 사는 법을 가르쳐 준다. 혼자 잘난 체하다가는 죽는다.
우리가 함께 사는 우주에서 개미와 풀잎과 사람은 등가의 가치를 지닌다. 풀잎 하나를 잘못 건드리거나 미물이라고 해서 개미를 짓밟으면 우주의 균형이 깨진다.
인간이여, 빨리 우주적 공동체의 사고로 전환하라. 개미가 전하는 메시지이다.
/ 권희돈 시인
개 미 / 강연호(1931 - )
절구통만한 먹이를 문 개미 한 마리
발밑으로 위태롭게 지나간다 저 미물
잠시 충동적인 살의가 내 발꿈치에서 머문다
하지만 일용할 양식 외에는 눈길 주지 않는
저 삶의 절실한 몰두
절구통이 내 눈에는 좁쌀 한 톨이듯
한 뼘의 거리가 그에게는 이미 천산북로이므로
그는 지금 없는 길을 새로 내는 게 아니다
누가 과연 미물인가 물음도 없이
그저 타박타박 화엄 세상을 건너갈 뿐이다
몸 자체가 경전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찌 저렇게
노상 엎드려 기어다니겠는가
직립한다고 으스대는 인간만 빼고
곤충들 짐승들 물고기들
모두 오체투지의 생애를 살다가는 것이다
그 경배를 짓밟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