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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5.08 15:35:31
  • 최종수정2024.05.08 15:35:30

이정균

시사평론가

학교법인 청석학원이 창학 100주년을 맞았다. 청석학원 설립자는 청암 김원근·석정 김영근 형제이며 두 분 호의 앞 글자를 따 청석학원이다. 1924년 대성보통학교를 필두로 출범한 청석학원 산하에 청주대학교, 대성고등학교, 청석고등학교,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 대성중학교, 대성여자중학교, 대성초등학교의 7개 학교를 두고 있다.

*** 교육구국의 창학정신

청석학원의 100년 역사가 대한민국 현대교육의 역사이며 교육도시로서 청주의 역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청석학원 7개 학교 출신들이 청주와 충북은 물론 전국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글로벌 시대 지구촌 곳곳에서 뛰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청석학원 설립자 형제는 일제 식민지 시절 교육구국을 실현하기 위해 사재를 출연해 청석학원을 설립했고 우애 좋기로 유명한 형제의 육영사업은 두고두고 칭송받아 왔다. 설립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차원에서 청주대 학내에 세워진 두 분의 동상은 보는 이를 숙연케 하며 창학 100년을 맞는 청석학원 설립정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청석학원 이사장은 "학교법인 청석학원은 현재 한강 이남에서 초·중·고·대학교가 있는 학교법인 중 100년의 역사를 가진 유일한 학원" "청석학원은 청주를 교육의 도시로 각인시키며 졸업생만 25만2천명을 배출한 대표적 명문사학으로 100년의 거대한 변화와 발전을 거울삼아 민족문화 창달과 인류공영에 이바지 하겠다"고 밝혔다.

창학 100년의 청석학원에는 명암이 공존한다. 지나 온 100년 역사에는 교육기관으로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사회와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 한강 이남에서 유일할 뿐 아니라 서울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사례가 많지 않은 법인 산하 7개 학교 규모로 성장시킨 저력도 높이 평가 받을 업적이다.

청석학원이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청석학원 산하 청주대학교 문제를 보자. 출생아수 급감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여 대학 입학 정원 대비 고교 졸업생 수가 더 적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전국의 대학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서 학생 등록금에 의존하는 대학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국립대와 유명 사립대는 아직 형편이 낫긴 하지만 지방 사립대, 특히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사립대일수록 문제가 크다. 청주대도 예외가 아니다.

청주대는 청석학원 설립자 3세가 2001년부터 4연임 13년 간 총장 자리에 있었으나 2014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되어 청주대 위상이 참담하게 추락했고 총학생회, 교수회, 직원노조, 총동문회와 시민단체로부터 총장사퇴 압박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청주대 총장직은 사퇴했으나 청석학원 이사직은 유지하다가 총장 시절의 교비횡령 재판 도중 물러났고 2017년 대법원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이 청석학원 설립자 3세가 2023년 다시 청주대 총장에 다섯 번 째 취임한 김윤배씨다. 청주대는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상에서 탈락했다. 지방 사립대와 청주대 앞에 놓인 많고 높은 난관을 어떻게 돌파하려는지.

교육에 열성인 우리의 문화에서 사학재단 설립자들의 고귀한 육영이념 실천은 추앙받아 마땅하지만 후손들도 설립자처럼 존경받기는 쉽지 않다. 청석학원 설립자 2세인 김준철 전 이사장은 1989년 청주대 총장에 취임하고 이후 연임을 강행했으나 총장 취임 이전의 탈세 등으로 불명예 중도 사퇴하고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설립자 2세의 동상이 청주대 교정에 우뚝 서 있고, 최근엔 흉상도 세웠단다. 이런 사실도 청석학원 100년 명암의 역사다.

*** 석정계 참여보장 필요

청석학원이 피해 갈 수 없는 과제 중 하나가 설립자 형제 가운데 석정계의 참여문제다. 현재 청암계가 장악하고 있는 청석학원 운영에 석정계는 배제되고 있는데 설립자 형제의 창학정신을 이어받아 구현하기 위해서는 석정계의 참여 보장이 필요하다. 남 달리 우애 좋은 형제가 청석학원을 설립하여 100년이 된 역사에, 앞으로의 100년을 설립자 형제의 후손들이 한 뜻으로 꾸려 나가는 것은 지당한 일이며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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