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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4.02.07 15:24:35
  • 최종수정2024.02.07 15:24:35

이정균

시사평론가

졸전이었다. 패전할 수는 있으나 졸전이 문제다. 경기가 끝나도록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조기축구에서도 보기 드믄 참패다. 어제 새벽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 4강전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요르단에게 0대2로 충격의 패배를 당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요르단 후세인 아모타 감독이 "한국을 필요 이상으로 존중할 필요가 없다"고 경기 전에 요르단 선수들에게 주문했다는 대목에서는 패배 이상의 굴욕감을 느낀다.

*** 굴욕적 완패

한국은 역대 최고로 인정받는 전력을 보유한 팀으로 64년만의 우승을 노렸다. 월드컵 4강에 오른 경험이 있음에도 월드컵에 비해 주목도가 많이 떨어지는 아시안컵에 이처럼 전에 없는 국민적 관심을 모은 것도 이례적이었다. 우리 대표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선수 등 스타들로 구성된 점도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어느 때보다 화려한 멤버들이 주축이 된 한국팀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답답한 일상을 위로받고 싶어 했다. 그러나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매번 조마조마한 경기력을 보이더니 요르단 전에서는 시종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다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를 당했다.

스포츠 경기에서 이기거나 지는 건 늘 있는 일이며 아무리 우수한 팀이라 해도 의외의 변수에 의해 승패가 뒤집히는 경우가 수없이 많기는 하나 한국 팀은 조별 예선 경기부터 불안한 경기력으로 아슬아슬하게 4강에 올라갔다. 예선전에서 바레인과의 첫 경기 승리 후 요르단·말레이시아와 무승부였고 16강전 사우디와 연장전 뒤 승부차기, 8강전 호주와 연장전 2-1 승리를 기록하는 동안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좀비축구라 불릴 만큼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역전승하는 기적의 드라마를 썼지만 불안감은 가시질 않았다. 기적은 자주 일어나지 않아서 기적이다.

패배의 원인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전략 전술 부재, 수비의 핵 김민재 선수의 경고 누적 결장, 연이은 연장전 혈투로 인한 체력 회복 미흡 등 여러 요인을 꼽는다.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강팀에 강하고 약팀엔 약하다는 징크스도 다시 소환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특유의 해맑은 미소 외에는 인상적인 전략도 전술도 없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오죽하면 자율 축구, 해줘 축구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다. 요르단 감독은 승리 요인으로 한국팀의 예선 경기를 분석하여 여러 골을 먹은 한국 수비의 빈틈을 파고들었으며 특정 영역에서 압박한 게 잘 막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클린스만 감독은 매 경기마다 유럽파 선수들을 혹사시키며 개인 기량에만 기대는 전술 아닌 전술을 반복할 뿐이었다. 한국 축구 수준이 이랬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보면 국가대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무장하여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한 노력을 낮게 평가할 이유는 전혀 없어도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국가대표의 격에 맞지 않게 형편없는 수준이었다는 점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모든 경기를 이기지 못해서가 아니라 질 수 없는 팀에게 졌고 지더라도 일방적으로 깨졌다고 지적받는 것이다.

새삼 손흥민 선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하면 이번 아시안컵 우승을 해선 안 된다고 한 발언이 재조명 받는다. 손 감독은 한국이 우승하길 바라지만 "이렇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우승해버리면 그 결과만 가지고 얼마나 또 우려먹겠느냐, 그러다가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고 일갈했다는 예언이 들어맞아 보인다.

축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이며 전세계의 공용어가 됐다.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과 유럽에서는 스포츠를 넘어 문화이자 산업이며 유사종교라 할 정도로 일상화 돼 있다. 유럽의 축구문화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우리나라 축구 열기가 다른 어느 종목보다 뜨거운 건 축구를 통해 일체감을 형성하는 국민적 정서에 맞기 때문이다.

*** 아시아적 시각에서 벗어나자

이제 한국 축구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예전으로 돌아 갈 수는 없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는데 감독을 향한 사퇴압박은 불가피 할 것이며 이 기회에 한국 축구를 아시아적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적 추세에서 객관화 시키고 근본적 수술을 위해서라도 감독 교체를 포함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운을 고대하는 좀비축구는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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