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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인문학 - '그레타 툰베리'

'지구를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는 한 소녀의 절규

  • 웹출고시간2022.02.07 16:03:55
  • 최종수정2022.02.07 16:03:55

안소현

지역발전연구소함께 대표

"당신들은 자녀를 제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툰베리 그래프

◇지구온난화가 왜 문제인가

위의 그래프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 윌리엄 랜킨이 2000년 전 세계 인구분포 데이터로 만든 것이다. 자주색 영역은 인구밀도를 나타낸다. 오른쪽으로 길게 뻗을수록 인구밀도가 높은 위도 대이다. 랜킨에 따르면, 남반구와 북반구 위도 24도가 스위트스폿이라고 한다. 이보다 춥거나 더우면 인구밀도가 떨어진다. 예를 들면 홍콩(북위 22도) 정도가 최적의 기후다. 방글라데시, 미얀마, 멕시코, 남아공, 호주 북부, 브라질 상파울루도 이 위도 대에 속한다. 이런 지역은 겨울철 평균 기온이 섭씨 15도 이상이고 여름철 평균 기온은 섭씨 30도 미만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서울, 뉴욕, 런던은 너무 추운 도시다. 그러나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의 제반 현상들과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재앙에 대한 걱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0.01% 증가했을 뿐인데 하루 42만 개의 원자 폭탄이 폭발한 것 만큼의 에너지가 지구에 갇혀있게 된다고 한다. 이산화탄소의 농도 0.01%로 지구 곳곳에서 폭염, 가뭄,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상 현상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겨 준다. 지구 자체의 온도조절 과정으로 0.01%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는데 1만 년이 걸리는데,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바탕으로 한 산업활동으로 100년 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0.01% 증가했다. 즉 인간은 자연보다 100배 빠른 속도로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킨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극심한 식량난과 난민 발생(2050년경 7억 명 이상의 난민 발생 예측), 기후 난민의 빈민화(해수면 상승으로 해안가 도시인들의 터전 상실. 투발루, 키리바시, 피지, 토켈라우, 방글라데시 등 현재 진행 중), 야생동물 서식지 축소와 감염병 등장(야생서식지의 생태계 파괴로 이동 시에 발생한 낯선 바이러스는 끊임없는 펜데믹 발생의 원인), 부정의 문제(이미 과다한 온실가스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룬 선진국들이 저개발 국가에게 탄소 배출을 줄이라고 압박해서 더욱 커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를 발생 시킨다.
◇다음 세대에게 지구를 원상 복구해서 되돌려줘야 한다는 숙제를 던지는 2021년 6월에 개봉한 나탄 그로스만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를 소개한다.

그레타 툰베리 (Greta Thunberg, 2003년 1월 3일~)는 스웨덴의 환경운동가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영향으로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졌고 기후 변화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지만 공부를 할수록 절망감에 빠졌다. 11살 때 우울증을 겪으면서 아스퍼거 증후군과 강박 장애 및 선택적 함묵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사회적인 적응 능력(대인 관계 등)이나 행동 발달이 타인에 비해 다소 지연되는 특징을 보이며, 언어나 인지 능력은 비교적 정상적으로 보이는 질환으로, 행동이나 관심 분야, 활동 분야가 상대적으로 한정돼있는 것이 특징인 자폐성 스펙트럼의 일종이다.

2018년 8월의 어느 금요일, 학교 대신 거리로 나서며 어른들의 차가운 눈초리 속에서 기후를 위한 1인 학교 파업 시위를 시작한 그레타 툰베리. 금요일마다 기후 변화 법안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서 학교를 결석하고 홀로 시위를 하게 된 그레타 툰베리는 정작 어른들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자 세계 최연소 환경운동가가 된다. 2018년 12월 24차 유엔 기후 변화협약 총회에 초대돼 무감각한 정치인들과 어른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울분에 찬 소녀의 절규는 심각성을 고조시키고 적극적인 반응을 초래했다.
2019년 2월 15일 2천여 개 도시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학교 파업과 학생 시위를 주도한다. 자폐성 장애인 '아스파거 증후군' 때문이라는 비판에도 굴하지 않고 기성세대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빼앗지 말라고 경고한다.

나탄 그로스만 감독은 홀로 거리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그레타 툰베리를 알게 됐을 때 단편 영화 혹은 청소년 운동가들을 엮은 시리즈로 만들 생각으로 촬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곧 툰베리의 시위가 점차 스웨덴, 북유럽을 넘어 서유럽으로 퍼져가는 것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목격했다. 2019년 9월 유엔본부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지도자들을 질책하기까지 1년 간의 놀라운 여정을 담았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15세 소녀에게 일어난 이 놀라운 일들에 대해 그로스만 감독 역시 "불과 1년 만에 그레타의 영향력과 청소년 기후 운동이 성장해나간 것은 정말 말도 안 되고 역사적인 일"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그레타 툰베리는 2019년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선정됐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그레타의 분노 조절 문제를 먼저 개선하라고 올렸으나 그레타 툰베리는 "현재의 내 직업이 분노 조절 프로그램 참석자다"라고 일침을 가했을 정도로 당당하게 맞섰다.

그레타 툰베리는 인류는 대종말을 맞이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언론과 각계 사회 지도층이 함구하고 있으며, 학교 제도도 이를 해결하는데 무의미하다며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행동을 한다고 주장한다. 각 나라는 2018년 기준으로 6~12년 내로 탄소 배출을 중단해야 하며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을 금지, 탄소 배출 규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소녀의 외침에 가슴 깊이 새겨지는 다큐멘터리를 꼭 봐야 한다. 우리의 잘못으로 다음 세대가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알아야 한다.
◇세계에서 온실가스 배출국가 7위를 차지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미온적인 한국에 대해 툰베리는 지난 2020년 10월 한겨레가 진행한 국내 언론 첫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한국의 현재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18.5%로 줄이는 것이다. 파리 기후 협약에 가입된 각 나라는 탄소 배출 경감을 위해 탄소 경감 수치를 목표로 정하고 노력해야 한다.

자신들의 교육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미래에 우리가 살아갈 환경을 위해 앞장서 행동하는 그레타 툰베리와 그 세대를 보면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워해야 한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기후는 해방적인 파괴'라고 한다. 기후 위기는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기회가 있음을 알리는 해방의 신호라는 의미이다. 개인의 작은 실천들(불필요한 소비 지양, 일회용품 안 쓰기, 채식, 대중교통 이용, 중고물품 나누어 쓰기, 플라스틱 함유 물품 안 쓰기, 로컬 푸드 이용, 쓰레기 배출 줄이기, 과대포장상품 불매운동 등) 이 연결돼 사회변화와 시스템 변화로 이어지고 공감대 형성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정부 정책과 산업구조의 변환'을 가져오는 물꼬를 틀 것이다.

"우리가 잘 사용했으니까 다음 세대에 원상 복구해서 깨끗하고 정상적인 지구로 돌려줘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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