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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인문학 - '나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

영화 스윙 보트의 메시지

  • 웹출고시간2021.07.05 14:27:52
  • 최종수정2021.07.05 18:17:31

안소현

정치학 박사 / 지역문화커뮤니티 '함께' 대표

2022년 3월 9일에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 후보가 누가 될지, 각종 여론조사와 방송을 통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각종 언론매체는 차기 대통령 후보에 관한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방송사에서는 20대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각종 이슈와 사안이 있을 때마다 지지율의 변동이 있고 그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며칠 전 TV를 통한 대통령 후보 연설 결과는 후보 연설 전과 너무나 다른 지지율을 보여줬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의 세계는 쉽게 속단을 내릴 수가 없다. 정치용어 중에서 표결에서 양쪽의 표가 같을 때 결과를 결정하게 되는 표로 의회에서 가부동수일 때 결정을 좌우하는 의장의 결정권을 의미하는 캐스팅 보트(casting vote)라는 단어가 있다. 선거에서도 캐스팅 보트가 존재하여 한국에서는 지지 정당이 명확하지 않은 충청도와 수도권 등을 캐스팅 보트 지역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는 부동층(스윙보터)도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캐스팅 보트가 될 수 있다.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스윙 보트의 원인이 이념적인 중도 성향이든, 정치에 대한 실망이나 무관심 때문이든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이들의 선택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한다.
조슈아 마이클 스턴 감독의 2008년 영화 '스윙 보트(swing vote)'를 통해서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의 진심이 소중한 한 표의 권한을 행사해야 하는 국민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되짚어보려고 한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작은 도시 텍시코에 사는 버드 존슨(케빈 코스트너)은 별다른 직업 없이 낚시와 맥주를 즐기며 빈둥거리는 싱글대디다. 그에겐 정신연령이 높고 아빠보다 어른스러운 딸 몰리(매들린 캐럴)가 있다. 몰리는 투표에 관심도 없던 버드 존슨에게 미국 시민으로서 투표를 하길 바란다며 투표소에서 만나기로 하지만 버드 존슨은 딸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아빠에게 실망을 하고 그를 대신해 투표를 하려던 딸 몰리가 투표장에 몰래 들어가서 아빠 대신 투표를 하려고 했다. 투표용지를 기계에 넣고 투표를 하는 방식인데 청소부의 실수로 전원이 꺼져서 기계가 작동을 멈춘다. 당황한 몰리는 투표의 증거로 기계에 낀 투표용지 밑부분을 찢어서 가져간다. 뉴멕시코주의 선거법에 따라서 버드에게 10일 안에 재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공화당 소속의 현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는 버드 존슨만을 위한 대선 캠페인을 펼치게 된다는 블랙코미디이다. 영화는 좀 과장된 설정이지만 두 후보의 득표수가 같은 가운데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계획도 없는 중년 남자의 한 표(스윙 보트)가 미국의 대통령을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가 되는 절묘한 순간이다.
버드는 재투표를 해야 한다고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고 버드의 집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자신의 한 표가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을 고르는 마지막 표라는 것을 모르는 버드는 당황한다. 그 사실을 TV 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현재 미국의 문제점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버드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그의 생활과 가정이 방송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고 그의 말 한마디에 정치권이 반응하며 각 후보자는 버드 존슨의 의미 없는 말 한마디에도 새로운 공약을 제시하기 시작한다. 버드가 자신의 한 표로 인한 행운을 맘껏 즐기고 있는 동안 딸 몰리는 국민들로부터 온 편지를 일일이 읽어 보고 미국의 정책을 알아보기 시작한다. 방송에서 아무 말이나 떠들어 대는 아빠 버드에게 미국을 망치고 있다고 책망하는 딸. 집을 나간 딸을 걱정한 버드는 딸의 방에 수북이 쌓여있는 편지를 발견하게 되고 자신을 조롱하는 TV토론자의 방송을 보게 되면서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게 된다.
결국 버드와 몰리, 기자 케이트는 다음날 있을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 대비해서 버드에게 온 편지를 읽어보고 내용을 정리하게 된다.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두 명의 대통령에게 버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편지를 읽게 된다. 정말 미국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두 후보에게 깨달음을 주는 순간이다. 토론회가 끝나고 재투표를 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최소한의 권리이다. 역사적으로도 이 한 표의 선거권을 갖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사람들이 있다. 선거의 결과에 따라서 주어질 개인의 이익에 급급하기보다는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모두에게 이로운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것이 진정한 권리 행사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치가가 되기 위해서 많은 선거자금을 쓰거나 허황된 공약을 하는 후보보다 국민의 편지 한 통을 진심으로 읽어주고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정치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나의 한 표가 대한민국의 어린이, 청장년,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행복을 담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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