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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3.09 14:39:16
  • 최종수정2016.03.09 18:01:17

최동각

제천경찰서 유치관리팀 경사

어느덧 유치장에 근무한 지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도 유치장에서 처음 근무한 날 기억이 선하다. 형사팀에 근무하며 많은 사람들을 유치장에 보냈지만 막상 내가 유치장에 근무한다고 생각하니 뭔지 모를 두려움이 밀려왔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매캐한 냄새, 사방을 감싼 쇠창살, 달력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빈 박카스 종이박스를 쓰레기통으로 사용하는 곳. 이게 처음 마주한 유치장이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죄를 지었으니 그런 대우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사계절을 유치장에서 생활하며 나의 생각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유치장은 어떤 근거로 만들어질까. 많은 사람들은 유치장이라면 가장 먼저 차디찬 철창을 떠올릴 수 있다. 그 철창 안의 차가운 마룻바닥에서 잠을 자고, 하루 세끼 콩밥을 먹는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런 곳에 무슨 인권이 있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충북 관내에서만 모두 5개 경찰서에 유치장이 설치돼 있다. 여기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50여명이다. 연간 2천여명이 유치장을 거쳐 가고 있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만한 사람들이 재판을 받기 전에 최장 10일 동안 유치장에 머문다. 이외에도 벌금을 내지 못하는 사람, 법원에서 감치처분을 받은 사람이 주로 유치장에 입감된다.

이들은 법에 의해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므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는 점 외에 일반인과 다를 게 없다.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도 인권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유치장은 유리 상자 속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유치장 내 인권보호를 위해 모두에게 공개돼 있음을 의미한다.

유치장을 촬영하는 CCTV는 화장실을 제외하고 사각지대 없이 실시간으로 녹화되고 있다. 이를 상황실, 수사지원팀, 수사과장, 서장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인권침해나 유치인 자해행위를 예방하고자 함이다.

또한 각 유치장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경찰서 청문감사관에게 진정할 수 있도록 서면이 비치되어 있다.

옛 말에 유치장에 가면 콩밥을 먹는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찰관들과 같은 수준의 식사를 한다. 잠자리도 전기패널을 설치해 따뜻한 온돌방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따뜻하다.

경찰에서는 유치인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유치장의 험악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유치실에 벽화를 그리고 유치실 내의 개방된 화장실을 폐쇄형 화장실로 지속적으로 고쳐 나가고 있다.

최근 제천경찰서에서는 유치인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사용하지 않은 유치실에 아이보리 색상의 전면 블라인드 가림막을 설치했다.

유치인보호관들은 유치인 입장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범죄자가 아닌 한 사람의 시민으로 대함으로써 이들 스스로 죄를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치장의 주인은 국민의 한 사람인 유치인이다.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를 제1차적 임무로 하는 경찰에서는 유치인의 편의도모 뿐 아니라 유치인의 생명과 신체 보호에 제일의 주안점을 두고 있다.

결국 유치장은 인권보호의 바로미터이자, 인권보장의 최후의 보루라 할 만하다. 이렇듯 국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희망의 새 경찰을 향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이에 여기 근무하는 나 자신부터 자부심을 느끼고, 인권보호의 첨병이라는 의식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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