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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2.05 10:55:10
  • 최종수정2015.12.05 11:30:16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금천동에 위치한 피규어 전문점 '키키키'를 운영 중인 이승재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78. 청주 금천동 '키키키' 이승재 대표
[충북일보] “이 세계로 빠지게 된 건 제 의지가 아니었어요. 순전히 두 명의 형들 덕택이었죠. 형들이 만화와 게임을 워낙 좋아해 집안엔 언제나 만화책과 장난감으로 넘쳐났거든요. 그런 환경을 마다할 수 있는 남자아이가 어디있겠어요?”

“돌연변이 막내였어요. 형들도 안치던 사고를 도맡아서 저질렀으니까요. 그래서인지 부모님은 제게 운동을 강력히 추천했어요. 끓어오르는 혈기를 운동으로 풀라는 거였죠. 그래서 접한 운동이 킥복싱이었어요. 금방 빠져들었어요. 운동 삼아 시작했는데 나중엔 챔피언까지 됐으니까요. 그런데 참 부상이 심했어요. 선수생명을 넘어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을 만큼의 심각한 부상들이요. 어쩌면 그래서 피규어 가게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선수생활 동안 한순간도 피규어 모으는 걸 멈추지 않았거든요.”
“재미있는 가게 이름을 짓고 싶었어요. 이거다 싶어 ‘ㅋㅋㅋ’로 사업자등록을 하려니까 담당하시는 세무서 여자 직원분이 절 째려보는 거예요. 어찌나 민망하던지. (울먹) 그래서 ㅋㅋㅋ 옆에 작대기를 세 개 더 그어드렸죠. 정식 가게 이름은 ‘키키키’이에요. 가끔 잠이 안 올 때가 있어요. 작대기를 옆이 아닌 아래로 그었어야 하는데...하는 후회감이 몰려드는 거죠.”

“보통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들은 이성 친구가 없을 것이다 혹은 피규어와 대화를 할 것이다 또는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잘 거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죠. 이른바 ‘덕후’라고 불리우는... 대표적인 선입견이에요. 그런 분들은 정말 소수거든요. 자신의 공간을 취향에 맞게 채워주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보는 경향이 훨씬 많아요. 한두 개로 시작해 내 공간을 꾸며나가는 재미로 모으는 거죠. 물론, 아끼는 캐릭터를 안전띠까지 해서 조수석에 앉히는 분들도 있긴 있습니다. (웃음)”

“하루에 서너 번씩 쇼윈도를 닦아요. 아이들이 창문에 이마를 대고 피규어를 몇 시간 씩 보고 있으니까요. 언제나 같은 높이에 이마자국이 생기는 거죠. 얼굴을 떼고 보면 빛이 반사돼서 피규어가 잘 보이지도 않고요. 아마도 가게 간판에 ‘만지면 사야 된다’는 문구가 있어서 그런 식으로 시위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웃음) 가끔은 녀석들이 용기를 내 떼를 지어 가게 안으로 몰려오곤 하는데 그런 날이면 정말 등줄기에 땀이 흘러요. 피규어는 충격에 약해서 행여 파손되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드는 거죠. 그래도 아이들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조심, 조심’을 외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어요. (웃음)”
“원하는 피규어를 구입하는 일이란 게 정말 번거로운 일이에요. 많은 인내력이 필요하죠. 그래도 피규어를 좋아하는 주변 분들의 제품 구매를 많이 도와드렸어요. 내 피규어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어렵게 구했을 때 느껴지는 묘한 쾌감이 있었거든요. 택배를 받으면 마치 내가 선물 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대리만족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이곳에 오시는 손님들은 피규어에 대한 상당 수준의 지식을 갖고 계세요. 저와 몇 시간씩 피규어에 대한 정보와 사연을 얘기할 때가 많아요. 그러다 손님들의 목소리가 한없이 밝아지는 순간이 와요. 바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피규어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죠. 어조가 높아지면서 기다렸다는 듯 스마트폰을 꺼내 자신의 피규어 사진을 제게 보여줍니다. 그럴 때 중요한 게 그 얘길 듣는 사람의 자세예요. 말하는 사람의 소장품 가치나 그 물건을 구한 수고를 인정해줘야 하는 거죠. 마치 자식 자랑처럼 말이에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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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