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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틀# - 청주 복대동 '오르다클라이밍센터'

  • 웹출고시간2015.12.10 10:32:02
  • 최종수정2015.12.10 14:16:01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복대동에 위치한 실내 클라이밍센터 '오르다클라이밍센터'를 운영 중인 김용철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79. 청주 복대동 '오르다클라이밍센터' 김용철 대표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실내클라이밍센터 '오르다클라이밍센터'를 운영 중인 김용철 대표가 자신의 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중학교 때 친구들과 야영을 하겠다고 월악산에 놀러 갔던 게 첫 등산이었어요. 슬리퍼를 신고 장난삼아 산에 올랐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심심할 때마다 이 산 저 산 닥치는 대로 올랐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땐 혼자 지리산 종주를 했고요. 군대도 강원도로 다녀와 너무 좋았고요. 행군만 제외하면요. 배낭을 짊어지고 산길을 걷는 건 등산과 매한가지인데. 희한해요. 행군은 떠올리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거든요.”

“키도 작고 체구도 작지만 암벽을 탈 때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어요. 신장이 긴 사람들이 팔과 다리가 길어 유리할 것 같지만, 오히려 작은 사람들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어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만든 근육도 전혀 힘을 못써요. 암벽 탈 때 쓰는 근육은 따로 있거든요.”

“실내 클라이밍을 즐기는 20대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하지만 실제 암벽 등반을 즐기는 젊은이는 여전히 찾아보기가 힘들어요. 실제 바위를 눈앞에서 맞닥뜨리면 더 이상 레포츠 같은 느낌이 들지 않거든요. 실내에서는 날고 기던 조카 녀석도 처음 밖으로 데리고 나갔을 땐 지레 겁을 먹더라고요. 처음 자연과 대면할 때 받는 공포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경험이 중요해요. 자연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도 테크닉이 아닌 관록에서 생겨나는 거고요.”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실내클라이밍센터 '오르다클라이밍센터'를 운영 중인 김용철 대표가 자신의 센터에서 인터뷰를 갖고있다.

ⓒ 김지훈기자
“언제부턴가 산에 오를 때마다 바위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길도 없는 그곳에 무작정 오르고 싶단 생각이 생겨났어요. 그런 욕구가 점점 강해지면서 스물 네 살에 충북등산학교를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많은 선배들을 만나 제대로 산을 배우기 시작한 거죠.”

“술 담배도 입에 댄 적이 없어요. 자연 속 일부인 바위를 만지고, 또 바위와 하나가 되기 위해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거죠. 좀 더 순수한 상태에서 자연과 섞이고 싶은 욕심이랄까요.”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안 다치고 돌아오겠다는 말을 믿어주지 않았죠. 이젠 그런 일들이 20년 넘게 쌓여가니 조용히 응원해준답니다.”

“예전엔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뒷산에 올랐죠. 하지만 산이라는 게 언제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거든요. 게다가 산을 좋아하게 되면 보통 점점 거친 산, 높은 산에 도전하게 되거든요. 예기치 못한 비라도 만난 날엔 요즘 아웃도어 의류의 방수, 방한 기능이 새삼 고마워요. 물론 아웃도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중요한 건 더 많은 산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거죠.”

“암벽등반을 하면 바위에 달라 붙어 있어 풍광을 즐기지 못할 거 같지만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바짝 붙어있기에 산의 핏줄 하나하나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죠. 물줄기를 바라보며 근육처럼 붙어있는 산의 암벽들을 어루만지는 그 일체감이란 말로 형용하기가 힘들어요.”

“아이스 클라이밍을 가장 좋아해요. 손에 잡히는 그 시린 감촉이 정말 짜릿하거든요. 제가 추운 도시에 높은 건물을 가지고 있다면 건물 외벽에다가 빙벽을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죠.(웃음) 하천에서 끌어올린 물을 분사해 만드는 영동 빙벽장은 충북 산악인들의 자부심이에요. 세계 최대 규모인데다가 빙질도 아주 좋거든요. 이런 빙벽 사랑 때문일까요? 올해 국가대표 상비군에 들어가게 됐어요. 내년엔 아이스클라이밍월드컵에 나가 맘껏 얼음을 만지게 될 것 같아요.”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실내클라이밍센터 '오르다클라이밍센터'를 운영 중인 김용철 대표가 자신의 센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못한 그 꽃’이라는 시 구절은 암벽등반에 해당되지 않아요.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거든요. 그야말로 디딜 곳만 봐야 해서 올라갈 때 못 본 꽃을 볼래야 볼 수가 없어요.(웃음)”

“실내에 설치된 똑같은 벽이라도 클라이밍의 여러 코스가 있어요. 처음 오신 분들께 간단한 문제를 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풀지 못하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근력을 과신하는 측면도 있고요. 그런데 재밌는 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짜증이 날만도 한데 기를 쓰고 반복해서 매달리고 떨어지면서 문제를 풀어내고 말아요. 벽이란 게 그런 마력이 있나 봐요. 일단 잡으면 자신과의 싸움을 걸어오는 벽. 그리곤 성취감으로 중독되게 만드는 벽.”

“어떤 분야에서나 좋은 스승을 만난다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길과 방법 중 내게 맞는 최적의 길을 찾아야 하는 데 그게 혼자 찾기는 힘드니까요. 저는 행운이었죠. 국내 최고로 손꼽히는 김웅식 형님한테 배울 수 있었거든요. 고산 등정이 주종목이시만 제가 암벽을 배우는데 중요한 지도를 해주셨죠. 지금도 가끔씩 함께 산에 오르는 스승이고요. 암벽 쪽으로는 제가 더 잘하는 것도 있을 것 같고 (웃음)”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업체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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