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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3.11 10:30:00
  • 최종수정2016.03.12 10:51:42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시 산남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도도횟집'을 운영 중인 박민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11. 청주 산남동 '도도횟집' 박민규 대표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도도횟집'을 운영 중인 박민규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물고기, 자전거, 오토바이, 일식, 프라모델, 자동차 등 한 가지 분야에 푹 빠지면 이와 관련 동호회를 찾곤 했어요. 취미든 일이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다 보면 혼자서는 못해내는 일들도 쉽게 할 수 있더라고요. 중요한 건 동호회 활동이 온라인에 머물러선 안된다는 거예요. 검색만으로 알 수 있는 표면적인 것들과 직접 겪은 사람들의 얘기 사이엔 엄청난 차이가 있거든요. 게다가 그렇게 맺어진 인연은 다른 방면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많아요.”

“학창시절엔 인간관계가 미숙했어요. 형제가 없어서인지 친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중학교 때부터 시작했던 PC통신 때문이었을까요? 그걸로 내면의 외로움을 많이 풀어냈던 것 같아요. 당시 할아버지 명의로 많은 성인들과 채팅을 하면서 간접경험을 쌓았거든요. 얼굴도 모르는 상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외로움이 사라지더라고요. 타인에게 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또 다른 누군가의 연애를 상담해주면서 조금 일찍 어른들의 세계를 알았던 것 같아요. 당시 제게 고민을 털어놓던 사람들은 제가 중학생 꼬마였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도도횟집'을 운영 중인 박민규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지금 제 방에 적혀있는 말은 ‘주도면밀’ 이에요. 특히 소비에 있어서 철두철미하죠. 물건마다 최대치 가격이 정해져 있거든요. 옷은 얼마, 신발은 얼마처럼. 중고차는 네 차례 구매했는데 언제나 가격과 조건을 먼저 정해요. 그리곤 한 달 넘게 시장을 검색하죠. 그럼 결국 내가 원했던 매물이 턱하고 나타나요. 많은 사람들이 비법을 물어봐요. 조바심 내지 않고 기다리면 된다고 조언을 해주죠. 그런데 아무도 그 방법을 따라하지 않아요. 답을 알아도 귀찮은 거죠. 조급함을 못이기는 거고.”

“대학교 때 전 재산을 털어 산 오토바이를 사고로 폐차했어요. 이를 계기로 오토바이를 끊게 됐죠. 위험해서가 아니라 금전적 손실을 우려했으니까요. 오토바이는 언젠가 넘어질 수 밖에 없는 물건이고, 한 번 넘어지면 경제적 타격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깨달은 거죠. 이후부터 경차를 타고 있어요. 제게 있어서 자동차란 그런 거예요. 사무실의 소모품 같은 것.”

“지인이 좋은 재테크 방법이 있다며 은행 예금을 다른 투자회사로 옮겨보라고 권유했어요. 그 쪽으론 문외한이라 예금과 비슷하겠거니 하고 자금의 일부를 옮겼죠. 홀랑 날렸어요.(웃음) 내 돈이 아니었나보다 하며 넘겼지만 돈을 모으는 이유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막연히 돈을 모은다는 게 좀 미련스러워 보이기도 했고요. 큰맘먹고 빨각색 스포츠카를 샀어요. 만족감이 딱 두 달 가더군요. 바로 팔아버렸죠. 이런 시행착오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땀 흘리지 않고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참 오만했던 거죠.”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이자카야 '도도횟집'을 운영 중인 박민규 대표가 자신의 주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열 명의 사람을 만나면 세 명은 괜히 저를 좋아하고, 세 명은 괜히 저를 싫어하고, 네 명은 보통이라고 생각해요.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얻은 교훈이죠. 내가 싫다는 사람을 굳이 붙잡을 필요는 없어요. 나머지 7명에게 최선을 다하는 게 훨씬 이득이니까요.”

“처음 사시미를 잡았을 때 이건 왠지 내 직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보다도 제가 회를 뜨는 순간이 가장 좋아요. 한때는 동네를 옮겨다니며 칼가는 걸 부업으로 했던 적도 있어요. 그만큼 칼이 참 좋아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금·토요일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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