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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2.31 10:30:28
  • 최종수정2015.12.29 11:40:37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은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칼국수·보쌈전문점 '세뚜리동죽칼국수'를 운영 중인 전재형 대표의 얘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88. 청주 사창동 '세뚜리동죽칼국수' 전재형 대표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 '세뚜리동죽칼국수'를 운영 중인 전재형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어머닌 홀로 6남매를 키우셨어요.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서요. 반평생 식당일만 하셨죠. 익숙해진다는 게 참 무서워요. 희생조차도 당연하게 여겨지거든요. 어머니가 63세 되시던 해. 식당일을 마치시고 제게 조심스레 입을 여셨어요. '도저히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죽을 거 같았어요. 그동안 외면했던 어머니의 고생이 그 말 한마디에 담겨있는 듯했으니까요. 다짐했어요. 어머니의 남은 인생을 보상해 드려야겠다고. 그때였어요. 구체적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첫 사업은 정육점이었어요. '돈이 된다'고들 하길래요. 가게 오픈 전부터 매일같이 공사 현장에 나갔죠. 가게 앞을 지나는 동네 이웃에게 인사하기 위해서요. 잘난 것, 가진 것 하나 없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신기했어요. 낯선 인사를 못 이긴 척 받아든 이웃들이 나중엔 제게 관심으로 다가오셨거든요. 그 결과 가게 개업 전부터 전 이미 건실한 정육점 총각으로 주민들에게 각인 될 수 있었죠."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 '세뚜리동죽칼국수'를 운영 중인 전재형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지훈기자
"정육점 한쪽에 돼지 저금통을 마련했어요. 손님들의 포인트를 대신하자는 취지였죠. 반응이 좋았어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저금통에 동전이 쌓여가는 걸 다들 흐뭇해 하셨거든요. 저도 자연스레 단골들 이름을 외울 수 있었어요. 체계적으로 고객관리를 할 수 있게 됐고요. 그러던 중 그해 연말 한 단골이 제안하셨어요. 저 많은 저금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대신 동의를 구하고 좋은 일에 써보면 어떻겠느냐고요. 결국 '사랑의 열매'를 통해 1천 개가 넘는 저금통을 기부할 수 있었어요. 손님과 우리 가게가 만든 작지만 아름다운 기적이었죠."

“어느 날 손님이 대뜸 ‘여자 밥 안 굶길 것 같다’며 조카를 소개시켜 줬어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친구였어요. 두 번째 만났을 때 이 친구가 날 많이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우린 항상 서울이 아닌 청주에서 만났어요. 그런 자신감으로 결혼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고요. 결혼약속은 아이들 넷만 낳고 잘 살아보기로 서로 합의했죠. 최근 아내가 아들을 출산했어요. 그런데 자꾸 한 명만 잘 키우는 게 좋을 것 같다며 결혼약속을 어기려 들고 있어요. 전 좀 더 생각해보자고 대답을 대신했죠. (웃음)”

"언제부턴가 정육점이 내림세를 탔어요. 다른 뭔가가 필요했죠. 그런 긴박함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영업 도중 도마를 뒤집었어요. 무의식적으로 칼국수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그러곤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칼국수를 대접했죠. 절반 이상만 괜찮다고 하면 칼국수 장사를 시작해볼 요량으로요. 그런데 대부분 정말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용기가 생겼죠. 게다가 정육점을 하며 얻은 천여 명의 단골들이 있었기에 참 든든했어요."

청주 사창동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 '세뚜리동죽칼국수'를 운영 중인 전재형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 김지훈기자
“칼국수는 보통 여름에 즐겨 먹진 않잖아요? 그런데 가게 개업 후 첫 여름엔 손님이 바글바글 했어요. ‘아~ 됐구나, 겨울엔 난리 나겠구나’ 속으로 콧노래를 불렀죠. 그런데 겨울이 오히려 손님이 줄더라고요. 동죽칼국수보다 오징어 보쌈이 유명해졌기 때문인가 봐요. 계절을 안타서 좋긴 하지만, 주력 메뉴인 칼국수가 2등을 하는 걸 보면 괜히 서운해져요.”

"서울에서 회계 일을 한 아내는 셈이 참 밝아요. 덕분에 가게 식구들 복리후생도 알차게 채워졌죠. 4대 보험은 기본에 퇴직금도 제공해줘요. 점심과 저녁 사이 브레이크 타임을 운영하고 있고요. 아르바이트생이라도 꼭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답니다. 작은 가게라서 직원 복지에 신경 쓰기 힘들다는 말.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직원 복지는 반드시 가게 수익으로 연결되거든요. 재차 그 수익이 직원들에게 분배되는 게 중요하고요. 사업장 대표란 사업장 구성원들의 생계와 행복을 책임지는 자리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

“모두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저에게는 우선순위란 게 있어요. 맛있는 게 있으면 1등은 어머니. 2등은 아내와 저. 3등은 아들이죠. 왜냐면 아들은 앞으로도 맛있는 걸 먹을 날이 더 많으니까요.”

/김지훈·김희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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