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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마이리틀샵 - 물건에 경험을 덧입혀 파는 사람들

  • 웹출고시간2016.02.18 18:04:48
  • 최종수정2016.02.24 09:29:08
[충북일보] 본보는 지난해 7월부터 연재물 '마이리틀샵'으로 30여 업종에 종사하는 100여 명의 소상공인들을 만나왔다. 대형 프렌차이즈 업주를 제외한 지역 내 순수 독립점포를 직접 발로 찾았다. 유명 인사나 커다란 단체에 가려 조명받지 못한 풀뿌리 경제주체 소상공인을 응원하고자 시작한 기획이었다. 이 연재물은 업체나 상품 홍보를 철저하게 배제했다. 대신 사람에 집중했다.

◇ 희망과 꿈을 말하는 사람들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 위치한 순대·곱창 전문점 '증평은성집'을 운영 중인 최대균 대표 가족 일행은 국밥집에서 엿볼 수 있는 서민들의 희노애락을 얘기해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사진 좌측부터 신진아씨, 최대균씨, 최정재씨)

ⓒ 김지훈기자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면서도 익숙했다.

취업의 고배를 마시고 창업으로 돌아선 청년이 아니라 꿈꾸던 미래를 현실로 그려낸 젊은이였다. 경력 단절로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이 아닌 제2의 삶은 찾은 어머니였다.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의 공간에서 굳건히 희생하는 아버지였다.

업체의 장점이나 제품 설명을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과 희망을 꺼내 보일 뿐이었다.

행복한 순간도 돈을 많이 벌 때가 아니었다. '처음 가게의 조명이 켜졌을 때', '달라진 머리 모양을 손님이 알아봐 줬을 때', '임산부 손님이 배 속 아이를 초등학생 딸로 길러낸 후 찾아왔을 때' 등 정서적 가치를 품에 안고 있었다.

◇ 풀뿌리 경제가 만드는 동네의 자부심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에 위치한 칼국수 전문점 '세뚜리동죽칼국수(대표 전재형)'편은 인근 주민들의 압도적인 추천으로 섭외가 이뤄지며 화제가 됐다.

ⓒ 김지훈기자
이들의 꿈과 행복이 모여 생기 있는 거릴 만들었다.

청주체육관 옆에서 '커피'와 '카레'의 자유를 외치는 청년들의 기운이 흥덕구가 흥하길 바랐지만, 서원구가 돼버려 슬픈 '흥흥제과' 길로 이어졌다.

성안길과 맞닿아 있어도 20년 동안 변화가 없던 대성동 언덕길엔 작은 커피숍과 수제청 전문점, 와인바 등을 비롯해 많은 공방이 모여들고 있다.

옛 풍물시장이 사라진 서문시장 근처는 향수공방과 레스토랑, 일식집들이 들어서며 새로운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과거 홍등가였던 사창동 골목엔 소담스런 분식집과 국숫집들로 채워지자 주민들은 반색했다.

뜻을 함께하는 업체끼리 연대해 프리마켓이나 재능기부로 지역사회에 온정을 불어넣기도 했다.

◇ 그들만의 경험으로 세상과 소통

청주시 상당구 서운동 바이크 커스텀샵 'SHAKE PISTON(대표:조지용)'편은 국내 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호응을 얻었다. 해당 업체는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바이크 커스텀으로 자리 잡았다.

ⓒ 김지훈기자
이들 업체는 대개 도심 중심에서 벗어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낮은 임차료 때문이다.

유동인구를 포기하는 대신 방문 빈도를 높이는데 주안점을 둔다. 한 번 온 손님을 놓치지 않고 반드시 단골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런 전략은 다루는 아이템과 서비스의 색깔이 분명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자신만의 경험을 덧입혀 팔기 때문이다.

그 경험이 때론 대를 잇기도 했다. 아버지의 닭볶음탕과 순대볶음 요리 비법이 아들 대에 이르러선 치즈를 만나 SNS를 통해 각광받았다.

해외로도 뻗어 나갔다. 전 세계 수많은 바이크 매니아들이 교회건물을 고쳐 만든 서운동 오토바이 튜닝샵을 방문코자 청주로 몰려든다.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 상권 활성화
이들은 한결같이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이 동네 상권을 살리는 게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더는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 아니라는 얘기다.

동네의 생활사와 스토리가 슬럼화된 곳을 탈바꿈 시킨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어쩌면 미술 교사 정년을 마치고 봉명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의 말에 지역 상권 활성화의 해답이 담겨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말은 다음과 같다.

"도로나 다리 같은 게 우리 동네를 빛나게 하는 건 아니잖아요. 거창한 거 필요 없어요. 소소하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니까요. 우리 동네가 예쁘고 살기 좋으면 외국인들도 자연스럽게 찾아줄 거예요. 이를 위해 주민들이 동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에 직접 참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요."

/김지훈·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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