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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봉명동 '옥산철물장식'

#청주철물점 #since1968 #3대

  • 웹출고시간2020.01.07 13:35:27
  • 최종수정2020.01.07 13:35:27
[충북일보 김희란기자] '딸깍' 혹은 '철컹', 또는 '끼이익'. 문을 여는 순간이 그려지는 소리다.

흔히 사람들은 공간의 첫인상을 문을 연 순간으로 규정짓는다. 어쩌면 공간의 시작은 문을 열기 전부터다. 공간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손을 내미는 순간부터 시작이다. 문의 손잡이는 동그랗거나 기다란, 각양각색이지만 어떤 형태라도 낯설지 않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들조차 용도를 간파할 수 있는 명확한 쓰임 때문이다.
문고리부터 천천히 살펴보면 인테리어에 얼마나 신경쓰는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 현관, 방, 화장실 등 출입문이 있는 곳은 물론 싱크대나 옷장 등 열고 닫음이 필요한 곳은 언제나 손잡이가 존재한다. 디자인의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아무리 잘 만든 문도 손잡이가 없으면 사용하기 어렵다.

옥산철물장식을 가득 채운 수백가지 종류의 손잡이들은 다양한 색상과 형태로 선택의 범위를 한껏 넓힌다.

1968년 문을 연 옥산철물장식은 할아버지 대에서 시작해 어머니로 이어져 권혜진 실장까지 발 벗고 나선 가족 사업이다. 철물점에 안전용품 등 공사장 자재류를 취급했던 할아버지 때와 달리 현재 옥산철물장식은 문고리와 인테리어 마감 용품 등을 주로 판매한다. 8살 터울의 동생이 함께 놀 수 있게 되기 전까지 어린 혜진씨에게 가게는 또 하나의 집이자 놀이터였다.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몰라도 늘 부모님과 함께 있는 공간이었다. 집보다 오랜 시간을 보내는 장소였다. 한편에 마련된 방에서 피아노를 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법을 터득했다. 옥산철물장식에서 자란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반주를 도맡아 하는 피아노 영재가 됐다.

악보를 읽는 즐거움, 손끝에서 완성되는 연주의 기쁨이 피아노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했다. 무용도 좋아해 뮤지컬을 꿈꾸기도 했지만 결국 사람의 목소리나 다른 악기들과 자연스레 녹아드는 연주 하는 순간이 좋았다.

몇 해 전부터 부쩍 바빠진 부모님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옥산철물장식에 혜진씨가 필요해졌다. 연주회와 합창단 반주 등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다른 직종에 비해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이곳에 쏟기로 했다.
ⓒ 옥산철물장식 인스타그램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꼼꼼한 성격이 빛을 발했다. 이전부터 수기로만 관리하던 거래처 목록을 체계화하고 납품 명세와 단가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수입과 지출 목록을 처리하다보니 자연스레 매출 등 복잡한 내용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됐다. 찾기 어려웠던 제품들도 일관성 있게 나열했다.

전문 업체를 통해 이뤄지는 거래가 주를 이루던 과거와 달리 셀프 인테리어와 소규모 인테리어 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개인 고객들도 급증했다. 고객층이 세분화될수록 혜진씨의 일처리가 도움이 됐다.

그저 문을 여는 용도로 생각했던 손잡이는 엄연히 하나의 인테리어다. 작은 부속 하나부터 자신의 스타일을 반영한다. 기존에 설치된 손잡이를 제거하고 인테리어에 맞는 제품으로 다시 설치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 됐다.
오랫동안 사용한 것이 마음에 든다며 수십년 전의 디자인을 찾아 오는 손님도 있다. 고객마다 다른 요구사항을 귀담아 듣는 것이 어머니의 영업 방식이다. 찾기 어려운 제품도 전국 각지의 공장에 수소문해가며 찾아주려는 노력은 오랜 단골들이 옥산철물장식에 신뢰를 거두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모습을 고스란히 배울 수 밖에 없는 혜진씨다. 거기에 젊은 감각을 더해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는 중이다. 다양한 경로로 옥산철물장식을 만날 수 있도록 블로그를 운영하고 온라인 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감각적인 촬영 솜씨와 제품 선택은 기본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해 관련 서적과 새로운 장소를 탐닉하며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 50년 세월을 넘어 이름을 지켜온 옥산철물장식은 아직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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