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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클린마운틴 - 고양누리길 1코스(북한산누리길)

  • 웹출고시간2024.07.18 17:11:47
  • 최종수정2024.07.18 17:11:47
고양누리길은 힘든 등산로가 아니다. 굽이굽이 에둘러가는 수평의 산책로다. 산 중턱과 산자락을 이리저리 드나든다. 동네 앞산 뒷산을 산책하듯 걸으면 된다. 길도 흙길과 돌길, 데크길이 교대를 한다. 가끔씩 비탈진 산길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전망대에선 도심의 빌딩 숲도 조망한다. 북한산 연봉들을 한눈에 담을 때도 있다. 숲길서 만난 칠월 햇살이 습하고 뜨겁다. 북한산의 바람 냄새가 산길로 이어진다.

[충북일보]고양누리길은 도심에서 아주 멀지 않다. 걸으면서 문화유적과 자연을 볼 수 있다. 농촌 들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느릿느릿 걷다 보면 한가함이 다가온다. 세상풍파 시름과 고통도 사라져버린다. 길은 모두 10개 코스로 구성돼 다양하다. 1코스는 산책로와 등산로를 연결한다. 주변 관광지와도 연계돼 걷기 편리하다. 북한산전망대, 사기막골, 밤골을 지난다. 효자비 거쳐 전망대, 지원센터에 닿는다. 북한산성입구 버스정류까지 총 6.97km다. 오르내림이 있지만 난이도가 높지 않다. 유유자적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서흥군과 위성군 묘역

고양누리길은 북한산둘레길에 깃든다. 충의길과 효자길, 내시묘역길을 잇는다.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고즈넉한 시골길을 거니는 듯 조용하다. 백운대와 인수봉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의 숨은 장엄미를 한 눈에 느낀다. 걸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눈 호강도 한다. 고양시의 숨은 매력들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천 둘레교

고양누리길은 도심과 산길을 이어준다. 혼자 걸어도 문제가 없을 만큼 안전하다. 이정표, 안내판, 상세지도가 설치돼 있다. 북한산둘레길 11구간이 효자길이다. 12구간 충의길을 들머리로 해 걷는다. 10구간은 내시묘역길로 유명한 길이다. 쉬엄쉬엄 걸어가도 두세 시간이면 된다. 녹음 한창인 순한 길이 정신을 맑게 한다.

흐린 날 솔고개서 내려 답사를 시작한다. 고양시와 양주시 경계 표시가 눈에 띈다. 솔고개가 고양시와 양주시를 딱 가른다. 길은 도로를 따라서 지루하게 계속된다. 솔고개를 들머리로 해 쉬엄쉬엄 걷는다. 마을길로 접어들면 밋밋함이 사라진다. 호젓한 시골길을 거니는 듯 고즈넉하다. 맑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충의길 입구

충의길을 알리는 목조 게이트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숲속 길 구간이다. 오솔길과 계단, 데크가 번갈아 나타난다. 가끔씩 고양누리길 표식기가 펄럭인다. 충의길은 군사 교통의 절대적 요충지다. 군부대와 예비군훈련장들이 즐비하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느껴볼 수가 있다.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아주 흥미롭다.

고양누리길 1코스는 북한산누리길이다. 이름처럼 북한산의 자락을 걷는 길이다. 애초 고양누리길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북한산둘레길 중 고양시 소속 구간이다. 일부 잘라 숟가락 얹듯 이름 지은 길이다. 하나의 길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이런 일은 다른 곳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북한산을 바라보며 둘레길로 들어선다. 국립공원 구간답게 정비가 꽤 잘돼 있다. 한적한 오솔길을 30분 정도 걸어간다. 포토존 갖춘 북한산전망대가 나타난다. 북한산누리길의 첫 번째 전망 포인트다. 울창한 나무에 가렸던 시야가 확 열린다. 북한산 암봉들이 웅장한 자태 드러낸다. 인수봉, 백운대, 숨은벽, 염초봉이 보인다. 북한산의 북서면을 볼 수 있는 명당이다.

시종일관 산중의 숲길만 걷는 게 아니다. 북한산 바깥 도심지역을 지나가기도 한다. 때에 따라 주택가를 가로지르기도 한다. 어느 구간에선 지루한 찻길일 때도 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오르는 비탈길도 있다. 콧노래 절로 나오는 평지 녹음길도 있다. 길은 어떤 형태로든 같은 모습이 아니다. 비 갠 하늘의 구름처럼 끊임없이 바뀐다.

사기막골 야영장

사기막골 계곡에 신령한 기운이 서린다. 산자락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물길이다. 내리막길 끝에 계곡 건너는 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 물소리가 아주 맑고 시원하다.·북한산둘레길 11구간 효자길 구간이다. 특히 사기막골 계곡의 경관이 압권이다. 수량이 풍부해 생태의 보고 역할을 한다. 보전을 위해 일반인 출입을 차단 중이다.

사기막교에서 백운대와 인수봉을 본다. 흰 구름 흰 바위가 신령스럽게 느껴진다. 계곡 풍경과 어우러져 또 다른 맛을 준다. 사기막골 안쪽엔 예부터 군부대가 있다. 그 한 옆으로 사기막야영장이 들어섰다. 군부대 울타리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를 감싸듯 비튼다. 하늘로 뻗어 올라간 모양이 참 특이하다.

국사당

다리 건너 밤골공원지킴터에 도착한다. 국사당이라는 커다란 굿당집을 만난다. 지금도 커다란 굿판이 수시로 벌어진다. 국사당 주차장서 왼쪽 산길로 접어든다. 산성탐방지원센터 이정표를 따라 간다. 효자 박태성과 호랑이 전설을 알게 된다. 효자동 이름 유래도 분명하게 알게 된다. 대로변에 나오니 큰 식당도 두어 곳 있다.

효자길 입구

효자 박태성은 고양시 효자동에 살았다.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다고 전한다.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3년 시묘를 했다. 그 후에도 매일 새벽 일찍 묘를 참배했다. 사나운 호랑이도 그의 효심에 감복했다. 등에 태우고 모셨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박태성 사후 호랑이도 함께 죽어 묻혔다. 박태성의 효자비가 전설을 잘 알려준다.

도랑 옆의 좁은 둑길을 불편하게 지난다. 한 사람씩 겨우 지날 수 있는 구간이다. 산기슭 고개를 넘어 왼쪽 등산로로 간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석물 하나가 눈에 띈다. 고개 너머 조금 가면 '포토 포인트'가 있다. 데크길 중간을 뚫고 소나무가 나타난다. 'Y자' 모양 하고 가지를 양쪽으로 벌린다. 길 은 산길과 마을, 도로를 들락날락한다.

이정표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한다. 여기서부터는 일부 사유지를 통과한다. 지나기 민망한 길을 여러 번 지나야 한다. 좁은 개울 옆의 둑방길을 지나기도 한다. 폭이 50cm도 안 되는 펜스 옆길도 있다. 다양한 이름의 농원 간판들도 나타난다. 낮은 담장 너머로 예쁜 화단도 보게 된다. 마을 골목길, 산과 들녘을 지나는 길이다.

내시묘역길 입구

한참동안 큰 도로를 따라서 걸어야 한다. 다행히 가로수로 벚나무가 줄지어 있다. 큰 길로 나와 가다보니 관성사(關聖祠)다. 관성사는 삼국지의 명장 관우를 모신다. 무운과 복록장수 수호신으로 추앙한다. 조금 더 가니 내시묘역길 입구가 보인다. 다시 왼쪽으로 꺾인 화살표를 따라간다. 어렵게 찾아낸 진짜 내시묘역길 입구다.

내시묘역길 능소화

마을길과 오솔길을 번갈아가며 걷는다. 오솔길로 올라서면 북한산둘레길이다. 마을길 굽이돌아 내시묘역길의 출구다. 기막히게 푸르른 단풍나무길을 지난다. 서흥군과 위성군 묘역이 눈에 들어온다. 길 앞으로 제법 큰 데크 다리가 나타난다. 계곡의 큰 물소리가 종착지를 알려준다. 북한산성에서 흘러온 북한천 계곡이다.

북한산누리길 북한천 전망대가 보인다. 남서쪽에서 본 북한산의 얼굴이 환하다. 원효봉과 백운대의 모습이 달리 보인다. 만경대와 노적봉도 한눈에 확 들어온다. 바라보는 방향 따라 서로 다른 얼굴이다. 북한산성국립공원의 입구가 종점이다. 작은 폭포들이 청량한 화음을 연출한다. 폭포들이 합창을 하는 북한천계곡이다.

둘레길 스탬프함

긴 시간 걸으며 느림의 미학을 음미한다. 사방에 널린 아름다운 길에서 느껴본다. 오직 걷는 자만이 아름다움을 소유한다. 전망대서 북한산 실루엣이 환상적이다. 원효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이 정겹다. 물가의 버드나무 키가 데크길보다 크다. 키 큰 나무가 숲길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비 오는 날 잠시 잠깐 하늘이 공활해진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이 풍경을 완성한다. 길이 때론 호젓한 옛길처럼 고즈넉하다. 바람 스친 소나무마다 우수를 띠고 떤다. 가슴 깊은 곳에 머물며 아픔을 참아낸다. 산안개가 포근한 이불처럼 내려앉는다. 구름이 고양이처럼 발랄하게 흘러간다. 서로 다른 풍경이 앞 다퉈 자리를 바꾼다. 언제나 다시 걷고 싶은 고양누리길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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